현대중국경제사(큰글자책) (5개년 경제계획을 중심으로)
김동하 | 차이나하우스
47,000원 | 20221108 | 9791185882819
1949년 10월, 신중국 건국 이후 중국은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그리고 장쩌민 시대를 지나, 21세기 새로운 세기와 더불어 등장한 제4세대 지도자 후진타오의 안정된 리더십 속에서 2013년 3월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해 ‘중국의 꿈: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실현을 내세운 시진핑 중심의 제5세대 지도부가 탄생했다. 중국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1978년 덩샤오핑을 중심으로 한 중국 공산당 수뇌부는 제11기 3중전회의에서 중국 근현대사에서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던 과감한 개혁개방정책을 단행하였다. 여기에는 안으로는 자본주의 노선으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는 한편, 밖으로는 적극적인 외자유치를 통해 과거 정치·경제적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중화제국으로 부활을 꿈꾸는 중화민족의 염원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러한 염원은 반세기도 채 안되어 성취되어 중국은 전 세계가 놀랄만한 속도와 팽창력으로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며 국제사회에서 G2국가로서의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중국의 5개년 계획은 원래 사회주의 경제를 건설하기 위해 시작되었고, 신중국 탄생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 소비에트연방(소련)에 기인한다. 소련의 국민경제발전 5개년 계획은 소련의 경제 발전을 달성하기 위한 국가주도의 계획으로, 제1차(1928~1932년)부터 1991년 소련이 해체될 때까지 총 12차례에 걸쳐 계획이 수립·집행 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경제체제의 연장선에서 1953년부터 5개년으로 기간을 확정하여, 중앙정부에 집중되었던 자원(인력·물자·자금)을 어떤 산업에 혹은 어떤 분야에 투자할지를 결정하고 이를 집행해왔다. 대약진운동으로 인해 경제기반이 파괴되고 생산 활동이 중지되었던 1963년부터 1965년까지를 제외하고, 이러한 5개년 경제계획은 지금까지 이어져 13차 5개년 경제규획(2016~2020년)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을 천명하고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큰 방향을 바꾸고, 중국 정부는 한번도 빠짐없이 5개년 계획을 세웠다. 11차 5개년 계획(2006~2010년)부터는 정부가 경제를 좌지우지한다는 인상을 덜 주기 위해 5개년 '계획'이란 말 대신 ‘지침(guideline)’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5개년 ‘규획’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단어를 바꾸더라도 중국 경제에서 정부의 막대한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중국 경제의 가장 큰 손인 중국 정부가 설계하는 미래가 바로 여기 담겨 있는 셈이다. 2010년 중국공산당 제17차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는 중국 경제의 방향성과 주요 과제를 담은 ‘12·5 규획(2011~2015)’를 발표한다. ‘12·5 규획’의 핵심 기조는 ‘포용적 성장’으로서 경제 글로벌화와 발전의 성과가 모든 국가, 지역, 국민에게 미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통해 조화로운 경제·사회 발전을 구현한다는 개념을 담고 있고, 현재는 ‘13·5 규획’(2016~2020)을 진행 중인 것이다.
이 책은 신중국 건국 후인 1949년부터 2015년까지의 현대중국경제사를 서술하면서, 그 틀을 1차 5개년 계획(1953~1957년)부터 12차 5개년 규획(2011~2015년)까지 12회에 걸친 주요 경제개발 계획의 목표, 내용, 중요 이슈에 대한 성과 분석에 두고 있다. 이 책은 중국은 물론 다른 국가에서 발행한 중국경제사 관련 도서와 차별화된 요소가 있으며, 국내에서는 최초로 발굴한 내용과 독특한 시각을 담고 있다. 이를 정리하면 크게 4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5개년 경제계획 회차별로 중요 이슈를 선정하여 분석했다. 중국 ‘1·5계획’에 미친 소비에트 연방의 영향, 심화된 개혁개방 조치에 미친 ‘6·5계획’ 및 ‘7·5계획’ 영향,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도입한 후 변화된 ‘8·5계획’, 복지·민생·중산층(샤오캉) 개념이 등장한 ‘9·5계획’ 등을 들 수 있다.
둘째, 구하기 어려운 문화대혁명 기간 사료를 입수하여 이 기간에 진행되었던 5개년 계획을 상세히 분석하였다. 문화대혁명 기간(1966~1976)을 관통하는 ‘3·5계획’ 및 ‘4·5계획’에 관한 자료는 접근 자체가 쉽지 않았다. 따라서 균형 잡힌 서술을 위해서 방대한 역사, 정책 및 정치 관련 문헌(国史, 공산당사, 지방정부 및 지방인민대표대회 공보 등)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접근했다.
셋째, 가장 최근에 종료된 5개년 계획인 ‘12·5규획’(2011~2015)을 통해 경제성장 모델을 전환한 중국경제의 특성을 분석하였다. 중국은 2001년 WTO 가입 이후 5개년 계획은 미시적이면서도 거시적으로 전환되었다. 또한, 분야별(산업·기업·교육·과학 등), 지역별 5개년 계획이 마련되기 시작하면서 더 복잡해졌는데, 이러한 특징들을 본서에 담고있다.
넷째, 저자의 개인적 경험이 분석 틀도 작용하고 있다. 저자의 유학 시기는 중국이 막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시작한 시점(1994)으로, 이중가격제의 소멸과 대학무상교육의 폐지 등이 실제 중국 인민에게 어떻게 체감하고 있는지 서술하고 있다. 또한, 국내 최초로 중국에 설립된 민간연구소(POSRI) 베이징 사무소 대표(2005~2007) 경험을 통해 WTO 가입 후 중국기업들이 겪었던 변화와 혼돈을 5개년 계획과 함께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은 단계별로 「경제사학」, 「중소연구」, 「한중사회과학연구」, 「중국지역연구」, 「Journal of China Studies」등 한국연구재단 등재학술지에 발표되었고, 국내외 중국전문가로부터 리뷰를 받는 과정을 거쳐 정교하게 다듬어졌다. 저는 “지금도 진행 중인 중국의 5개년 계획(규획)은 중국경제는 물론, 정치·사회·문화·교육 등 거의 모든 분야를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이자 미래를 보여주는 망원경”임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