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성냥공장전 (경상북도 의성성냥공장 아카이브)
이정화 | 코뮤니타스
18,000원 | 20240531 | 9791190440783
성냥 생산 공정이 살아있는 국내 유일 성냥공장, “의성성냥공장傳” 아카이브 북 출간
- 의성성냥공장의 현재와 미래로 이어지는 삶의 풍경을 담은 아카이브 북
의성군(군수 김주수)과 코뮤니타스는 의성성냥공장(구.성광성냥공업사)의 기억과 풍경을 담은 아카이브 북 “의성성냥공장傳”을 출간했다. 의성성냥공장傳은 2012년부터 2024년까지 의성성냥공장의 공간, 기계, 인물(기술장인)을 중심으로 취재한 사진과 글, 의성성냥공장을 조사한 결과를 재정리한 연대기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기계·공간傳’은 성냥 제작 공정에 따른 공간별 기계의 스토리와 사진을 수록했다.‘2부. 기술장인傳’은 공장이 문 닫기 전, 마지막까지 근무한 기술장인을 중심으로 심층인터뷰하여 그들의 생애와 성냥공장에 대한 기억을 수록했다.‘3부. 공장박람傳’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 공간과 기계에 주목하여 작가적 관점에서 촬영한 사진을 수록했다.‘4부. 연대기’는 공장을 취재하며 확보한 자료를 재정리하여 연표, 성냥 제작 공정, 사내 문서양식과 서류, 작업 당시 사용한 도구 등 공장 전반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들을 수록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의성군과 코뮤니타스는 단일 공간을 넘어 문화를 통한 도시전략으로서 의성성냥공장이라는 관점이라는 종합적 연구 과정 속에서, 의성성냥공장과 관련한 산재된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통합하고, 경제문화사적 관점에서 접근하여 분석하였으며,장기적 관점에서 보존될 자료의 수집과 콘텐츠 활용을 고려한 디지털 아카이브를 진행하고,생태적 전체성ecological wholeness 속에서 ‘공간-사람-활동’이 연결될 수 있도록 전시물을 구축하고 의성냥공장이 지속 가능할 수 있는 활용 방안을 마련했다.
아카이브 과정은 의성성냥공장의 공간, 기계, 자료들을 조사하고, 남겨진 것들이 지닌 가치와 의성성냥공장의 시간성과 공간성, 진행 과정을 기록했으며 의성성냥공장의 관계자, 기술장인들을 심층 인터뷰하여 그들의 생애를 통해 의성성냥공장의 스토리 콘텐츠를 발굴했다. 조사, 취재를 통해 수집한 다양한 콘텐츠를 정리하여 아카이브 북을 출간했으며, 아카이브 북을 기반으로 전시와 연계할 수 있도록 스토리 보드를 제작했다. 나아가 의성성냥공장의 문화적 재생이 가능하도록 전시물 구축 방안을 수립하여 의성성냥공장의 활용 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성냥 도입의 역사는 1880년으로 올라간다. 일본에서 승려 이동인이 안전성냥을 국내로 가져왔으며, 1917년 일본인이 국내 최초의 성냥공장인 조선인촌회사를 설립했다. 1940년만 하더라도 전국에 성냥공장은 5개뿐이었다.
의성성냥공장은 1954년 초기 설립자(양태훈, 김하성, 이문선) 3명이 모여 ‘의성을 빛낸다’는 뜻의 ‘성광(城光)’을 따서 성광성냥공업사를 발족했다. 그 후 1979년 양태훈과 손진국 등 총 6명이 동업계약을 맺고 공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의성성냥공장은 1968년 성냥 ‘향로’, ‘팔도강산’의 상표를 등록했으며, 당시 상근 직원이 162명에 이를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초기 성냥 생산은 주로 수작업으로 진행했으나, 이후 1993년까지 성냥 생산 공정에 필요한 각종 기계를 도입하며 성냥을 생산해왔다.
1980년대 1회용 라이터의 대중화와 1990년대 중국산 성냥의 도입으로 전국 성냥공장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1988년 의성성냥공장의 직원 수는 104명으로 평균 월급은 19만 8천원이었다(당시 쌀 80kg의 가격은 8만 2천원임). 의성성냥공장은 1991년 가파른 임금 상승으로 직원이 56명으로 줄고, 재료비 상승과 기계 노후화 등으로 점차 이익이 감소했다. 성냥산업이 쇠퇴하며 1993년부터 다수의 주주들이 지분을 경영주에게 매각했다. 국내 성냥공장들도 2000~2013년까지 기계를 매각하고 수입 성냥으로 대체하거나 휴·폐업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2000년대 국내 성냥공장은 성광성냥공업사(의성, 향로), 영화인촌산업사(영주, 돈표), 공작화학공업사(광주, 공작표), 경남산업공사(김해, 기린)단 4곳이었다. 의성성냥공장은 2012년 예비사회적기업(의성문화성냥) 지정, 2013년 경북 산업유산, 향토뿌리기업에 지정되는 등 내실을 다지며 다양한 시도를 했으나 2013년 휴업을 거쳐 2020년 결국 폐업 신고했다. 의성성냥공장은 2020년 문체부 지정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에 선정되었으며, 2025년까지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의성성냥공장은 성냥을 활용한 체험과 다양한 전시를 운영하여 주민과 방문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