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언 머피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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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출신의 배우. 그의 이름은 미국식으로 '실리언'이 아니라 아일랜드식 발음을 따라 '킬리언'으로 발음한다.
킬리언 머피는 원래 변호사 지망의 법학도였으나 연극 <디스코 피그>(Disco Pigs, 1996)에서의 연기로 호평을 받으며 연기자의 길을 가게 되었다. 연극에서 TV와 영화로 활동영역을 넓혀가던 그는 대니 보일 감독의 <28일 후>에서 원초적인 공포와 삶에 대한 본능이 충만한 주인공 '짐'을 연기하며 주목받게 된다. 이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등과 같은 작품성으로 인정받는 영화와 <다크 나이트>처럼 상업성 높은 영화들에 균형있게 출연하여 성격이 전혀 다른 영화들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기를 소화해내고 있다.
그는 자신에게 들어오는 시나리오는 "아무리 허접한 것이라도" 죄다 읽어보고, 영화에 '포인트'가 없으면 절대 배역을 수락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에 출연한 건 켄 로치라는 거물 감독의 이름값이나 조국 아일랜드의 역사를 다뤘기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 혼돈 속에 그려지는 아름다운 인간애에 감동을 받았고, 그가 연기할 데이미안이라는 인물이 평범한 배우의 비범한 연기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 매료되었기 때문이었다. 극중 인물에 자신을 철저히 녹이는 킬리언 머피가 연기한 캐릭터로부터 본인 '킬리언 머피'의 모습을 찾아내기란 어렵다. 스물 여덟에 결혼하여 안정된 가정을 꾸리고 "영화를 찍고 나머지 시간은 지하철에서 사람을 관찰하고 기타를 치며 가족과 보내면 대만족"이라고 말하는 소박하고 평범한 남자인 동시에 연기에 관해서는 한계를 두지 않는 배우이다.
신비한 느낌이 들 정도의 눈빛이 살아있는 푸른 눈은 평범한 외모에 비범함을 입히는 킬리언 머피만의 무기라 할 수 있다. 영화지 [인디펜던트]는 머피의 눈을 일컬어, '쉽게 변할 듯 불가사의한 깊고 푸른 눈'이라고 묘사했다. <배트맨 비긴즈>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그의 눈은 세상에서 가장 독특하다. 그 눈을 잡아내려고, 스캐어크로의 클로즈업을 찍을 때도 어떻게든 안경을 벗길 구실을 만드느라 애썼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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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로치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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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영국의 프리시네마 운동의 기수. 영국뿐만 아니라 현대 유럽을 대표하는 좌파 감독. 역사적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가 지나치게 큰 화두를 놓고 씨름하는 최근의 영화는 밀도가 떨어지기는 하지만 노동자들의 일상을 묘사한 로치의 대표작들은 아주 뛰어나다.
그는 선동을 원하지는 않지만 노동자들이 실제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들이 일상에서 부딪치는 문제는 무엇인지를 한목소리로 담아왔다. 사회주의적 가치의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그의 영화는 세계의 변화를 외치는 십자군 역할을 자임했다. 로치의 영화인생은 삼십년 넘게 노동자 계급의 목소리를 찾아주기 위해, 노동자 계급의 실제 삶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기 위해 대중매체쪽에서 점점 입지가 좁아지는 좌파의 자리를 훌륭하게 지켜왔다.
그는 영국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의 발전을 이끌어왔지만 70년대 중반까지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늘 검열과 맞서 싸웠고 다음 작품의 제작비를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본격적인 영화 연출은 67년의 <불쌍한 암소>. 이 시점부터 그는 영국노동계급을 위한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다큐멘터리 기법에 직업배우가 아닌 인물들을 케스팅해서 영국하층계급에 일상을 그려온 70년대의 그의 일관된 작업은 보수파의 주역이었던 대처수상 집권기간인 80년대에 들어와 강화된 검열로 노조 운동을 다룬 4부작 다큐멘터리 <리더쉽의 문제들>과 광부들의 애환을 다룬 <당신은 누구편입니까> 등등 많은 작품들이 시련을 겪어야만 했다.
90년도에 <히든 아젠다>로 컴백해서 칸 심사위원상을 수상한데 이어 두 중년 실업자의 해프닝을 그린 <레이닝 스톤> 그리고 사회 사업가들에게 아이들을 빼앗긴 한 어머니의 이야기 <레이드 버드, 레이드 버드> 등 90년대에 활발한 활동을 해 오고 있다. 그는 사회에 대한 일관된 관심을 보이며 자신의 좌파적인 역사관, 이념을 영화를 통해 실천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95년 칸에서 국제 비평가상을 획득한 <랜드 앤 프리덤>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이후 스페인 내전을 다룬 작품인 동시에 켄 로치 감독 자신이 영국 외로 시선을 돌린 최초의 작품이기도 하다. 2006년에는 그의 연출 인생의 정점을 보여주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2006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 유럽을 넘어 세계적인 감독으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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