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개의 암호 칼더게임

칼더의 엄마는 모빌이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힘을 갖고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모빌이 항상 이렇게 노래한다고 여겼다.
“우릴 봐요, 아무 다툼 없이, 우린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네. 그래도 우린 언제나 함께 있다네.”
칼더의 엄마는 재킷을 집어 들며 생각했다.
‘모빌이야말로 참 이상적인 가족의 형태야. 모두 제각기 움직이고 변화하지만, 언제나 서로 단단히 연결되어 있으니까.’

수화물 찾는 곳에 도착한 칼더는 아버지가 짐을 찾으러 간 사이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채 사람들을 구경했다. 도대체 외국인의 정의는 뭘까? 내가 태어난 곳만이 내가 소속된 유일한 공간이란 말인가? 참으로 우스꽝스러운 생각 같았다. 칼더 주위에는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에서 외국인 취급을 받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다. 예컨대 칼더의 엄마는 캐나다에서 태어났고, 필레이 씨는 인도 출신이었다. 칼더는 시카고의 하이드파크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과 자신이 다르다고 느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나는 이 마을 사람들이 칼더의 조각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조사하고 있단다.”
검은 재킷의 남자가 말했다. 남자는 여전히 신문을 들고 있어서, 칼더가 볼 수 있는 것은 남자의 한쪽 귀와 정수리뿐이었다.
“왜요?”
호기심에 못 이긴 칼더가 물었다. 여전히 펼쳐진 신문지 위로 남자의 어깨가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갔다.
“난 미술을 연구하는 사람이야. 그리고 미술이 사람들에게 끼치는 영향에 관해서도 연구해 오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