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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25550299
· 쪽수 : 419쪽
· 출판일 : 2013-05-03
책 소개
목차
1부 | 눈물의 자객, 아카기
2부 | 운명의 사랑, 사랑의 운명
3부 | 우달의 슬픔
4부 | 사랑의 고통 안고 넓은 세상으로
5부 | 병자호란과 36인의 외인아병대
6부 | 무과, 기적을 꿈꾸다
7부 | 북벌 군주 효종의 등장
8부 | 홍이포를 개발하라
9부 | 모반의 날
10부 | 하멜, 조선에 표착하다
11부 | 아, 장엄한 죽음이여
12부 | 조선을 탈출하라
오랜 후의 이야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히아베르츠, 다시 생각해봐. 내일도 아침 해는 떠오르고 바람이 불고 날은 우라지게 춥겠지만 우리는 없을 거야. 하늘도 땅도 사람도 다 그대로인데 우리만 없는 거야. 죽는다는 건 그런 거라구.”
“젠장, 다신 호프만을 보지도 못하겠군.”
“그래. 네덜란드로 돌아가지도 못할 거야.”
그들은 수레 밑에 잠시 말없이 앉아 있었다. 요란하던 총소리가 점점 멀어져갔다. 히아베르츠가 말했다.
“조선은 수백 년 역사를 가진 나라라고 했어. 그런 나라가 망하려는 순간이야. 누군가는 저놈들의 간담을 한번 서늘하게 해줘야 하지 않을까.”
“그런다고 뭐가 달라져?”
“그렇긴 해. 하지만 저놈들을 봐. 마치 제 나라 땅인 것처럼 날뛰며 총질을 하고 있잖아.”
“하긴 그래. 저놈들…… 정말 꼴 보기 싫은 놈들이야.”
“놈들을 그냥 두고 돌아간다면 두고두고 부끄러울 것 같아.”
“그건 나도 그래.”
<하권 188~189쪽 중에서>
오래전 그는 네덜란드동인도회사 선원으로 저 바다를 누볐다. 그리고 지금, 조선의 장군이 되어 이 자리에 서 있다. 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그는 아득한 눈길로 하늘을 보고 바다를 보았다.
“당신은 대체 누구입니까? 어찌하여 저들의 옷을 입고 이곳에 나타난 것입니까?”
금발의 젊은이가 물었다. 그는 대답하지 못했다. 비로소 그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분명히 깨달았다.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일이 자신에게 일어났고, 그것은 이제 신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순간, 폭발하듯 울음이 터졌다. 주체할 수 없는 울음이 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쏟아져 나왔다. 그는 성난 아이처럼 소리치며 울었고, 지쳐서 주저앉아 울었다. 그는 허공을 향해 소리쳤다.
“뷔 벤 이크? 뷔 벤 이크!(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울음은 끝도 없이 솟아났다.
<하권 362쪽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