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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25589008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21-05-25
책 소개
목차
1. 정보 입수
2. 유혹
3. 침투
4. 도청
5. 발견
6. 기습
7. 눈사태
8. 깨달음
9. 결전
10. 회피 작전
11. 협상
12. 핵폭탄 해체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자, 이제 구경을 다 했으니 거실로 돌아가거라.”
그러자 제시카가 화를 내기 시작했다.
“아, 진짜 어이가 없어서. 나도 이 스위트룸에 묵는 손님이거든요. 아빠는 대체 우리가 뭘 어쩔까 봐 이러는지 모르겠어. 신발이라도 훔쳐 갈까 봐 그러나?”
덩치 큰 데인이 문을 막고 있는 바람에 난 안쪽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방 한 귀퉁이만 아슬아슬하게 보일 뿐이었다. 벗어 던진 옷가지가 널린 초대형 침대와 그 뒤에 삐죽 솟은 여행 가방 크기의 은색 케이스가 스치듯 보였다.
일반적인 여행용 짐이 아니라는 직감이 들었지만, 데인이 들여보내 주지 않으니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볼 방법이 없었다. 대신 난 문 옆 기둥에 얼른 도청기를 붙였다. 침실 크기가 도청 범위인 6미터를 훨씬 넘기 때문에, 부디 레오 청이 중요한 일을 논의할 때 문 근처에서 이야기하기만 바랄 뿐이었다. 이제 셋 해결했고, 둘 남았다.
“내가 지금껏 천 번은 말했을 거다. 항상 총알을 남겨 두라고 했잖아! 네 놈은 도무지 배우는 게 없구나.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어!”
오랫동안 비난과 질책을 받아 온 알렉산더 아저씨가 드디어 폭발하고 말았다.
“그렇게 나오실 줄 알았어요! 전 호수에서 모두 안전하게 구조되도록 도왔어요. 그런데 저한테 한마디 칭찬이라도 하셨어요? 안 하셨죠! 그런데 이런 사소한 실수를 하나라도 저지르면 어찌 그리 매몰차게 비난을 퍼부으시냐고요!”
“이게 무슨 사소한 실수냐!”
“저한테 단 한 번이라도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면 누가 아버지를 죽이기라도 하나요?”
“내가 뭣 때문에 죽을지 아냐? 핵폭탄에 죽을 거야. 레오 청을 잡아서 위치를 알아내지 못하면 펑 하고 터져 버릴 그 빌어먹을 핵폭탄 말이다.”
실제 거리는 그다지 멀지 않은데 깎아지른 산비탈을 향해, 그것도 스키를 신고 뛰어내리려니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다. 오늘 아침 눈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굴러 내려갔던 곳보다 이쪽 경사가 더 심했다.
난 두려움에 휩싸인 채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그때 에리카가 내 어깨에 손을 턱 올리더니 속삭였다.
“넌 할 수 있어. 난 뭐든 다 잘하는데 넌 이런 나보다 스키를 더 잘 타잖아.”
세상에서 가장 멋진 칭찬은 아니지만 그래도 처음보다는 훨씬 용기가 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