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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27416814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16-02-15
책 소개
목차
[필재 이야기]
비전을 찾아라
이지함은 누구인가
우암을 찾아가다
우암을 떠나보내다
토정의 행적을 쫓다
기찰포교에게 쫓기다
마포 나루에 오르다
비전을 찾다
[토정 이야기]
길을 떠나다
화담을 만나다
고향으로 가다
흙집을 지어 살다
신관 사또로 부임하다
무쇠솥을 갓 대신 쓰다
걸인들을 구제하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비전은 진정 있는 거요?”
“예에?”
대답하는 최규서보다 배창진이 더 놀란다.
“있는지는 명확치 않으나, 그 예언대로 이 땅에 피바람이 몰아칠 운명은 어찌할 수 없을 것 같소.”
진짜 오늘의 상황을 예언한 비전이 있는 걸까? 배창진은 처음 자신을 보령 한산 이씨 종가로 내려가라던 우암 송시열이 한 말이 떠올랐다.
“토정 선생의 종가니라. 넌 토정이 누구인지 잘 모를 테지만, 흔적은 있을 게다. 그 흔적이 금상의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을 유일한 끈이 될 수도 있을 터.”
우암은 그 말을 한 이후, 짧은 기침 소리도 내지 않았다. 배창진이 하직 인사를 올릴 때도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아니, 그 눈은 무겁게 감겨 있었다.
- ‘비전을 찾아라’ 중에서
“어디로 가는 걸음인가?”
“그게 왜 그리 궁금하시오?”
한참을 멀뚱멀뚱 바라보기만 하던 우치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지함의 퉁명스러운 대답이다.
“기왕이면 심심찮게 말동무나 할까 했지. 싫은가?”
“싫고 좋고 간에 따라붙을 거잖소?”
“남의 속을 어떻게 그렇게 꼭 짚어 아는 척하는 거야? 아닐 수도 있지.”
“흥! 엊그제 호패 얻어 찬 아이에게 어른이 이리 치근거리는 걸 보면, 싫다고 해도 동행할 작정을 이미 한 거 아니오?”
“우리 화해하는 게 어떤가? 난 전우치라고 하네.”
상대가 느닷없이 통성명을 청하자 지함은 머쓱해진 기분이다.
- ‘길을 떠나다’ 중에서
“니 맘속에 장도(粧刀)를 가지고 있느냐?”
화담은 지함의 물음에 가타부타 대답은 않고 또다시 불쑥 엉뚱한 소릴 꺼냈다.
장도? 주머니나 소매 속에 넣고 다니는, 칼집이 있는 작은 칼을 이르는 말 같긴 하지만, 지함이 딱히 그렇다고 단정 짓지 못하는 건 화담이 불쑥 꺼낸 말의 진의가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함은 잠시 머뭇거렸다.
더 기다리지 않고 화담이 말을 이었다.
“물욕이 생기면 그 물욕을 자를 수 있는 장도. 권력욕이 생기면 그 권력욕을 자를 수 있는 장도. 음욕이 생기면 그 육욕을 자를 수 있는 장도.”
- ‘고향으로 가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