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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28315338
· 쪽수 : 64쪽
· 출판일 : 2015-01-30
책 소개
목차
아주 특별한 임무 4
누가 감히 내 동생을 건드렸어? 16
붉은 막대그래프 26
진실을 밝혀야 해 32
형제는 용감했다 42
진정한 보디가드 54
리뷰
책속에서
헉! 골칫덩이 동생을 내가 계속 챙겨야 하다니! 가슴이 답답해요. 나는 입을 쑥 내민 채 물었어요.
“엄마 아빠는 언제 집에 오는데요?”
“너희 태권도 학원 갔다 오면 와 있을 거야. 동생 잘 챙길 수 있지?”
나는 대답하지 않았어요. 골치도 아프고 얼떨떨해서요. 해야 할 일이 한꺼번에 너무 많이 생겼잖아요.
이런 나를 보더니 아빠가 힘주어 말했어요.
“그래서 우리 장남한테 아주 특별한 임무를 주기로 했다. 엄마 아빠는 지금부터 장남 차강찬을 차남 차강재의 보디가드로 임명한다! 보디가드 차강찬은 몸과 마음을 다해 동생 차강재를 지키고 보살펴야 해!”
“네? 보디가드요?”
내가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강재가 호들갑을 떨었어요.
“우아, 그럼 인제부터 내가 형아보다 높네? 보디가드는 높은 사람을 지켜 주는 거잖아요.”
“야, 네가 왜 나보다 높아!”
내가 빽 소리를 지르자, 엄마가 한쪽 눈을 찡긋하곤 강재를 나무랐어요.
“동생이 어떻게 형보다 높아? 강재가 어리고 약하니까 형더러 지켜 주라는 거지.”
하지만 강재는 계속 쫑알댔어요.
“치, 보디가드는 키도 크고 멋지던데, 형은 아니잖아! 선글라스도 없고…….”
“이게, 진짜! ”
내가 버럭 화를 내자 강재가 움찔했어요. 아빠도 엄한 얼굴로 강재를 타일렀지요.
“어허, 형이 얼마나 멋진데 그래? 키는 좀 작아도 야무져서 보디가드 잘할 수 있어. 보디가드라고 다 선글라스 끼는 것도 아니고.”
그제야 강재가 입을 다물었어요. 하지만 나는 보디가드고 뭐고 다 귀찮아졌어요. 강재 때문에 벌써 기분을 망쳤잖아요.
강재가 반갑게 소리치며 달려왔어요. 하지만 나는 조금 창피했어요. 원래 학교에서 동생이 알은척하면 좀 그렇거든요. 그래서 먼저 현관으로 가서 신발을 갈아 신고 운동장으로 나갔지요. 강재가 뒤쫓아 오며 더 큰 소리로 외쳤어요.
“형! 내 보디가드! 같이 가! ”
그러자 내 옆을 지나가던 고학년 누나가 말했어요.
“쟤들 좀 봐. 베컴 머리 형제네? 귀엽다.”
저번에 아빠가 우리를 미용실에 데려가서 베컴 스타일로 똑같이 바꿔 줬거든요. 요즘 유행하는 머리라면서 말예요.
다른 누나들도 킥킥거렸어요.
“쿡쿡, 보디가드래. 재밌다.”
“쪼끄매도 딴딴하게 생겨서 보디가드는 잘하겠네.”
누나들이 가고 난 후, 나는 강재한테 성을 냈어요.
“야! 학교에서 알은척하지 말랬지? 보디가드 소리도 하지 말고!”
“뭐, 형 맞잖아. 보디가드도 맞고!”
“그래도 하지 말라고! 놀리잖아!”
“알았어, 인제 안 그럴게, 형.”
사실 요새 강재는 나를 잘 따르고, 말도 제법 잘 들어요. 게다가 이모도 자주 와서 돌봐 주기 때문에 특별히 힘든 건 없지요.
그렇지만 오늘은 동생도, 보디가드 노릇도 다 귀찮았어요. 쪽지 시험을 망쳐서요. 70점만 넘으면 엄마가 게임기를 사 준다고 했는데 국어랑 수학 모두 65점이었거든요. 강재와 터덜터덜 집으로 가면서도 내 머릿속에는 온통 게임기 생각뿐이었어요.
아파트 단지 놀이터 옆을 지나는데 강재가 말했어요.
“형, 나 놀이터에서 놀고 싶어.”
“그럼 조금만 놀다 와.”
강재를 놀이터로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어요. 갑자기 뒤에서 귀에 익은 울음소리가 들려왔어요. 놀라 돌아보니 강재가 놀이터에 주저앉아 울고 있었어요. 나는 강재한테 쏜살같이 달려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