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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20336
· 쪽수 : 240쪽
책 소개
목차
1 ~ 8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저 괜찮아요.”
“어떻게 괜찮을 수가 있지? 내가 널 버렸잖아.”
그가 그날 밤 그녀를 버렸다고 말한다. 그 말도 듣고 싶지 않았다. 루완은 그녀를 버리지 않았다. 또한 예원 역시 그를 버린 적이 없었다. 잊으려고 했지만 온몸의 세포가 발광을 하여 잊을 수도 없었는데, 그런 사랑을 어떻게 버릴 수가 있겠는가.
“날 용서해 주겠어?”
“그런 말 말아요. 당신은 저 버린 적 없어요.”
“미안해.”
“아니, 아니. 저 정말 괜찮아요.”
“어떻게 괜찮을 수가 있지?”
“다 루완 씨 덕분이죠.”
“내가 뭘 했다고. 널 버린 것밖에.”
“루완 씨, 당신이 나 버린 거 아니라니까 그래요. 당신이 다 해줬어요.”
그가 예원의 눈앞에서 그놈의 얼굴을 짓이겨 놓았을 때, 그녀는 속이 뻥 뚫린 기분이었다. 그것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예원은 손을 내려 그의 허리를 안았다.
“정말 루완 씨, 당신이 다 해줬어요.”
그녀는 따스한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런데 왜 이렇게 몸이 차가운 거야?”
당신을 잊어야만 한다고 생각해서.
“얼음장 같았다고.”
“곧 따뜻해질 거예요.”
예원은 그의 가슴에 입술을 누르며 그렇게 대꾸했다.
“정말 얼음장 같았다고. 꼭 죽어 버린 것처럼.”
루완의 음성이 약간은 떨려 나왔다.
“걱정 말아요. 정말 곧 따뜻해질 거예요. 이렇게 당신이 안아 주고 있잖아요. 이렇게 꼭 안고 당신 체온을 나에게 다 나눠 주고 있잖아요.”
놈을 보았을 때, 왜 그를 잊어야 한다고 반사적으로 생각했던 것일까? 이렇게 부술 듯 안고 영원히 놔주지 않을 것처럼 곁에 있는 이 사람을 왜 믿지 못했던 것일까? 그렇게 약속해 놓고.
“체온이든 뭐든 필요하면 다 가져가.”
“네, 제가 다 가질게요.”
“예원아? 정말 내가 이렇게 널 평생 안고만 있음 더 이상 차가워지지 않는 거야?”
“네, 정말.”
“그렇다면 더 빨리 뜨거워지는 방법을 내가 알고 있는데.”
예원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의 목을 쓸어안고는 끌어당겼다.
“처분만 바랄게요.”
그리고는 그의 입술 위에 살며시 자신의 마음을 올려놓았다. 루완의 마음이 아주 깊이 파고들어 오도록 입술을 벌린 채로.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