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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23191
· 쪽수 : 560쪽
책 소개
목차
제35장. 격동(激動)
제36장. 반전(反轉)
제37장. 단심(丹心)
제38장. 변고(變故)
제39장. 상실(喪失)
제40장. 토설(吐說)
제41장. 전환(轉換) (上)
제42장. 전환(轉換) (下)
제43장. 환란(患亂)
제44장. 행궁(行宮)
제45장. 봄, 그리고 여름 (上)
제46장. 봄, 그리고 여름 (下)
제47장. 완연한 여름
후일담
작가후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가봐야…… 하는 거군요?”
“그렇게 서운하오?”
천윤은 섭섭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는 유빈의 눈가를 조심스럽게 쓸어내렸다.
그녀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은 아마 자신이 더했다. 함께 있는 시간을 잠으로 흘려보내고 싶지 않을 만큼, 속절없이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을 만큼 그렇게 안타깝고 소중했다.
“그러면 당신 마음이 더 아프겠죠?”
눈가를 어루만지는 그의 손을 잡아 뺨에 가져다 댄 유빈은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의 감촉을, 자신에 대한 마음을 온전히 녹여 낸 다정한 손길을 뇌리에 새겨 놓고 싶었다.
“아마도…….”
착 가라앉은 천윤의 목소리가 유빈의 정신을 일깨웠다. 그의 곁에 당당히 있으며 함께하는 기쁨을 오래오래 만끽하려면, 이 순간 느껴지는 안타까운 마음들은 흘려보내야만 했다.
“그래도 이젠 괜찮아요. 기다림의 끝이 보이니까…… 참을 수 있어요.”
유빈은 뭔가를 참아 내듯 입술을 힘껏 오므렸다가 펴고는 눈을 떴다.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부드러운 눈빛이 시야에 들어왔다.
“일전에도 말한바 있지만, 그대가 무조건 참고 있길 바라는 게 아니오.”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었지만, 유빈의 음성에 담긴 감정을 그는 금방 알아챘다.
“투정을 부려도 상황이 바뀌진 않잖아요.”
“상황은 바뀌지 않지만, 그대 마음은 후련해지지 않겠소? 그러면 이렇게 불현듯 올 수도 있고.”
달래듯 시작된 천윤의 말은 뒤로 갈수록 장난스럽게 변했다.
“자꾸 이렇게 오가는 거, 위험해질 수도 있는 거잖아요.”
“위험을 대비해 나름의 조치를 하고 있소.”
“조치요?”
유빈의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장난기 담긴 그의 말을 듣고 있자니 별안간 궁금해졌다.
“그런 게 있소. 상선이 질색을 하는 조치가.”
“훗, 그게 뭔지 갑자기 궁금해지는데요?”
어깨를 으쓱이며 의뭉스럽게 말하는 천윤을 보고 있자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생각지 못한 의외의 면을 발견한 듯해 즐거워졌다.
“그렇게라도 웃으시오. 그대는 위험을 감수할 만한 여인이니까 말이오.”
“그 말은 듣기 좋은데요?”
유빈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자, 이제 눈을 감고…….”
유빈이 보여 준 작은 미소에 마음이 훈훈해졌다. 천윤은 그녀의 눈을 감기려는 듯 유빈의 눈가를 손으로 덮고는 아래로 쓸어내렸다.
“입도 닫고…….”
입술에 내려앉은 그의 감촉이 따스했다. 유빈은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눈을 감았다.
“……사랑해요…….”
막 잠이 들려는지 마음을 내보이는 유빈의 목소리엔 졸음이 가득했고,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천윤의 눈빛에는 애정이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