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의 문학 수업

어제는 내 손으로 만든 목발을 갖다 주었어. 쥐스토는 이제 하루에 오 분씩 서 있을 수 있거든. 침대 가장자리에서 목바을 집고 일어서서 조금씩 앞으로 걷는 거야. 그걸 보자 정말 기뻤어. 지진이일어난 후 처음으로 난 울기 시작했어. 재난이 닥친 이래 쥐스토, 할머니, 외삼촌과 외숙모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는 걸 봐 왔지만 난 아무렇지도 않았어. 울 생각조차 나지 않았거든. 그런데 쥐스토가 첫 걸음을 내딛는 걸 보자 눈물이 쏟아지는 거야. 그제야 쥐스토를 구해 낸 게 바로 나라는 사실이 갑자기 깨우쳐지면서 울음이 터졌어. (중략) 한 번이라도 누군가의 생명을 구해 준 일은 결코 잊을 수 없는 거 같아. 그리고 이상한 건 또다시 그 일을 굉장히 하고 싶다는 거야.

-본문 pp.61~62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