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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명랑 소녀

독립 명랑 소녀

김혜정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2011-02-28
  |  
9,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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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명랑 소녀

책 정보

· 제목 : 독립 명랑 소녀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32021874
· 쪽수 : 249쪽

책 소개

문지 푸른 문학 시리즈. 2010년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우수 청소년 저작상 수상작. <복어가 배를 부풀리는 까닭은>, <바람의 집>, <수상한 이웃>의 작가 김혜정이 쓴 청소년 소설이다. 산동네에 사는 가난한 소녀가 서커스단에서 탈출한 원숭이와 만나 싸우고 교감하며, 서로 힘을 보태 험한 세파를 헤쳐 나간다는 독특한 스토리를 그리고 있다.

목차

제1부
원숭이가 나타났다
새가 되어 가리
할머니와 아들
길 위에서 서성거리다
원숭이 사냥

제2부
봄날의 서커스
돌연변이
사로잡히다
거꾸로 흐르는 시간

제3부
용의자 1
용의자 2
길 없는 길
달빛 여인숙

제4부
원숭이가 사라졌다
겨울 판화(版畵)
누명을 벗다
무화과나무 집
굿바이! 서커스

작가의 말

저자소개

김혜정 (지은이)    정보 더보기
여수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을 졸업했다. 1996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비디오가게 남자」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레아』 『모나크 나비』 『18세를 반납합니다』 『영혼박물관』 『수상한 이웃』 『바람의 집』 『복어가 배를 부풀리는 까닭은』, 장편소설 『라온의 아이들』 『독립명랑소녀』 『달의 문(門)』이 있다. 서라벌문학상신인상, 출판산업진흥원 우수청소년저작상, 송순문학상을 수상했다. 오랜 시간 이야기의 그늘에서 살아왔고, 왜인지 그 그늘 밖의 삶은 그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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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컴컴한 굴 속 같은 방에 있으면 겨울잠을 자는 곰이나 다름없다. 학교를 그만두고부터는 더욱 할 일이 없다. 이렇게 사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편하다. 밥은 대충 해서 먹으면 되고, 하루 종일 뒹굴다 보면 해가 진다. 다만, 지루할 뿐이다. 지루해도 너무 지루하다. 너무 지루해서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다. 자신의 존재감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은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누가 왜 사느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 수업시간에는 한눈 안 팔고, 계획표대로 공부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아득하다. 통지표에 기록된 ‘품행방정’은 ‘품행제로’로 수정되어야겠지만 더 이상 통지표를 받을 일도 없다. 내 몸이 바스러져도 니들 뒷바라지는 해줄 테니까. 엄마는 내가 공부를 잘하는 것만이 우리 가족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길이라 믿었다. 무모한 집착이라 해도 차마 저버릴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돌이킬 수 없게 엉망이 되고 말았다.


“그 시 구절 있잖아,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내가 꼭 그렇다니까.”
“아니, 너는 그렇지 않아. 혹시 독립영양인간이라고 들어봤어?”
“독립운동도 아니고 독립영양은 또 뭐야?”
“신인류의 하나인데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사는 사람들이래. 우주의 에너지를 흡수해서 영양분으로 변화시켜 살아가는.”
“사람이 광합성을 해서 살아가? 그거 괴물 아니니? 물도 안 마시고 산다는 게 말이 되냐고?”
“폐로 외부의 수분을 직접 흡수한다나 봐.”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어서 살아가다니, 웃기는 종족이었다. 여섯 달 동안 단식하면서 수행했다는 네팔 소년 이야기며 유리 상자 안에서 사십 일간 단식했다는 마술사, 사 년 동안 먹지 않았는데도 장밋빛 뺨을 가진 러시아 노인 이야기는 황당무계해서 오히려 우스갯소리로 들렸다. 게다가 순수와 연민, 사랑에서 나오는 내면의 빛이 그걸 가능하게 해준다니 궤변에 가까웠다.
하지만 독립명랑, 명랑할 만한 근거나 요소가 없다고 해도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명랑하게 산다는 산아의 발상만은 놀라웠다.


연일 계속되는 찜통더위 속에서 온몸이 열로 끓었다. 땀으로 범벅이 된 살이 금방이라도 흐물흐물 녹아내릴 것처럼.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았다. 내 몸이 우주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영양분으로 변화시키는 독립영양인간이 되어가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러는 동안에도 내 마음속의 귀신은 나를 야금야금 먹어치웠다. 미로 같은 벽 무늬만 바라보면서 방 안에 갇혀 지내는 동안 내가 살아 있었는지조차 의심스러웠다.
딸! 그러고 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 어서. 엄마 말 들어.
밖으로 나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작열하는 태양이 내 몸속의 습기들을 말려주었다. 몸이 조금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며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몸에서 에너지가 다 빠져나가고 머릿속이 유리알처럼 투명해지기를 바랐다. 머릿속의 노폐물을 걷어내고 피를 송두리째 갈아버리고 싶었다. 어떤 식으로든 새롭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바다가 떠올랐을 때, 머릿속이 맑아졌다. 경인선 전철 끄트머리, 월미도는 신기루나 다름없었다. 매일 그곳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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