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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생명과학 > 생명과학
· ISBN : 9788934939313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4-06-14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1부 법과학으로 보는 범죄의 흔적
‘과학수사’와 ‘법과학’, 뭐가 맞을까?
법과학의 진화
거짓말과 심리생리검사
직접증거와 간접증거—‘농약 사이다’ 사건
마약과의 전쟁—분석화학과 DNA 분석의 협업
FBI의 흑역사—지문 분석
그놈 목소리—음성 분석
검은돈을 만진 자—지문 분석과 DNA 분석의 협업
불길 속에 감추어진 진실—아동학대 사건
2부 보이지 않는 목격자 DNA
모든 사람의 DNA는 다르다
DNA 구조와 세포
PCR과 DNA 분석
DNA 증거가 틀릴 확률
혈액형이 같다고 범인인가
동식물이나 미생물도 DNA가 있다
3부 범죄 현장 속 DNA 분석
끝까지 간다!—DNA 데이터베이스
훈 할머니의 가족 찾기—미토콘드리아 DNA 분석
법과학자들의 골칫거리—Y염색체 분석
발가락이 닮았다—친자 확인
완전히 새로운 접근—DNA 몽타주
풀리지 않은 신비—후성유전학
일종의 연좌제가 아닌가?—친족 검색
난 억울합니다—DNA 결백
4부 법정에서의 과학적 증거
과학과 판례—이현령비현령
심증과 확증 사이 1—판사가 보는 법과학
심증과 확증 사이 2—우도비
나가는 글 우리나라 법과학의 현재와 미래
부록 법과학과 함께한 30년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과학수사’보다는 ‘법과학’이라는 용어를 선호한다. 과학수사는 왠지 수사에 적용하는 과학이라는 이미지가 떠올라 범위가 국한된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포렌식 사이언스가 수사에서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법정에서 쓰이는 과학’이라는 점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첨단 과학기술로 범죄 사실을 밝힌다고 해도 판사가 그 증거를 인정해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포렌식 사이언스에서 중요한 것은 증거로 쓰일 수 있는 자격(법률 용어로 ‘증거능력’)과 범죄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힘(법률 용어로 ‘증명력’)을 갖추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법과학은 수사에 쓰이는 과학적 ‘기술’이라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수사를 통해서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는 기소와 그 이후의 재판에도 쓰이는 과학’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분석화학과 DNA 분석의 협업은 마약범죄 사건을 해결하는 환상적인 조합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조합이 갖추어지지 않아 증거로서의 자격인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사례를 한번 살펴보자. 2016년에 일어난 사건이다. 마약을 복용한 피의자의 소변과 모발에서 모두 필로폰이 검출되었다. 그런데 피의자는 소변과 모발이 자기가 보는 앞에서 밀봉된 것이 아니므로 증거가 조작되었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1심과 항소심 재판에서는 그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하급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증거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증거물의 수집 단계부터 분석 결과를 얻기까지 연결고리가 끊어지지 않은 상태로 일관되게 유지되어야 한다. 이를 ‘증거관리의 연속성chain of custody’이라고 하는데, 법정에서 증거능력을 평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피의자가 보는 앞에서 밀봉하지 않아 증거의 연결고리가 끊어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소변과 모발이 피의자의 것임을 확인할 수 있는 DNA 분석 결과가 있었으면 이런 아쉬운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범죄자 DNA 데이터베이스다. 숫자로 표기된 특정한 사람들의 DNA 프로필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관리하다가 미제로 남았거나 미궁에 빠진 사건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비교해서 일치하는 사람이 있는지 찾아보는 국가 제도다. 모든 범죄자를 대상으로 하지는 않으며,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범죄자들의 DNA 프로필을 보관하고 있다. 2010년 DNA 데이터베이스를 처음 운영한 이래, DNA 데이터베이스는 사건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이것의 진정한 위력은 영원히 묻혔을지도 모르는 여러 건의 미제사건을 해결했다는 점에 있다. 32년 만에 범인이 밝혀진 화성연쇄살인사건이 대표적이다. 진범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DNA를 채취한다고 했을 때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