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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34978374
· 쪽수 : 180쪽
책 소개
목차
원당리 가는 길•14
강강술래, 강강술래•27
신사 참배를 할 수 없다•33
그래, 일본으로 가자•41
끌려가는 배 안에서•50
짓밟힌 꽃잎•62
끌려온 여자들•72
꽃님이는 어디로?•82
밤마다 중국 군인이 쫓아오고•90
참 이상한 일•99
고향으로 돌아왔지만•112
세월은 냇물처럼 흘러가고•120
못다 핀 꽃•132
60여 년 만의 만남•148
낡은 공책의 비밀•156
할머니의 수요일은 끝나지 않았다•166
책속에서
지난 2011년 12월 14일 ‘수요집회’ 1000회를 맞이해서 일본대사관 맞은편에 조각가 김운성, 김서경 부부가 ‘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다. 한복을 입고 단발머리에 무언가 슬픈 얼굴로 앞을 바라보고 있는 조선의 소녀.
그 소녀상은 위안부로 끌려갔던 수많은 조선 처녀들의 고통을 상징하듯, 신발도 양말도 신지 않은 맨발이었다. 어깨에 살포시 앉아 있는 새는 세상을 떠난 피해 할머니들과 현실을 이어 주는 매개체이다. 이제 ‘평화의 소녀상’은 한국뿐 아니라 중국, 미국, 독일, 호주, 캐나다 등 세계 곳곳에 세워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하라며 국제적으로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겠는가. 할머니들이 모두 이 땅을 떠나시기 전에 일본은 하루빨리 진심어린 사과를 해 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 개정판 저자의 말 중에서
나는 그 순간 상하이에서 일본 군인들의 군홧발에 차이고 주먹으로 얻어맞던 기억이 떠올랐다. 마치 그 일본 여자가 나처럼 여겨졌다.
“아, 그만해요. 제발 그만해요! 이 일본 여자는 내가 잘 아는 여자예요. 내가 어려울 때 도와 준 착한 사람이라고요. 그러니 제발 좀 살려 주세요!”
나는 일본 여자를 감싸 안았다.
(중략)
“자, 입어요! 그렇게 기모노를 입고는 일본으로 가지 못해요. 이걸 입고 부산으로 가세요. 가서 어떻게든 일본으로 가는 배를 찾아보세요. 자, 어서!”
(중략)
“고, 고마스무니다. 고마스무니다!”
여자는 두 손을 무릎에 모은 채 몇 번이나 절을 했다.
나는 문득, 남경에 있던 나와 친구들을 구해 준 일본 장교가 떠올랐다. 그가 나를 위해 여행 증명서를 끊어 주고,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오게 해 준 것에 비하면 지금 내가 한 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나는 부디 이 일본 여자가 나처럼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진심으로 빌었다. - p.118~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