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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34993803
· 쪽수 : 160쪽
책 소개
목차
요정의 원
낮잠 시간에 걸려온 전화
네 번째 방문객
11번지 집
할아버지를 추억하며
새로 태어난 공주님
희생
현실 세계
영혼
병원으로 가는 길
밤이 오기 전에
수없이 많은 별빛 가운데
그해 여름
책속에서
너무 화가 나 나탈리아는 한 손으로 시계를 움켜쥔 채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뻗고 연극이라도 하듯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댔다.
“도대체 마법은 어디 있는 거야? 난 지금 정말로 마법이 필요하단 말이야!”
바로 그때 갑자기 눈꼬리 쪽에서 움직임이 느껴졌다. 그곳으로 고개를 돌린 나탈리아는 길 반대편, 요정의 원 버섯 울타리 너머에 낮은 담으로 둘러싸인 작은 집 하나를 발견했다. 집 앞에 놓인 나무 벤치에는 검은색 누더기를 걸친 늙은 마녀 대신 줄무늬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사내아이 하나가 앉아 있었다. 소년은 포크를 꼭 쥔 손을 치켜들어 햇빛을 가린 채 나탈리아를 지켜보고 있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관객이 있었다는 사실에 나탈리아는 머리카락 끝까지 새빨개지는 기분이었다.
페드로는 등줄기가 오싹해지는 것 같았다.
“그럼 마법에 걸린 집이었다는 얘기야? 우리가 다시 돌아가면 이반 형은 벌써 집에게 잡아먹혔겠네. 어두워지면 그 집에서 날카로운 발톱이랑 송곳니가 튀어나오면서…….”
페드로는 과장된 몸짓을 섞어가며 이런 말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실제로 페드로는 지금 들은 이야기가 사실일까 봐 무서워서 일부러 더 우스꽝스러운 말투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 이야기가 말도 안 된다는 사실을 보여 주려고 말이다.
루시아와 나탈리아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페드로를 바라보았다.
“난 그 집에서 오늘 밤 머물 생각이었단 말이야. 루시아, 자꾸 이상한 생각 들게 하지 마.”
“이상한 게 집이 아니라면? 이상한 건 이반 오빠였다면?”
루시아가 더 대담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