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보 아재

사인정에서
15호짜리 풍경화
곰보 아재
내 마음의 유목
밤, 견인의 시작
염산에 가다
갈 수 없는 길
칼 벼리는 밤

작가의 말
작품 해설 - 쥐와의 화해 / 김형중

그녀였다. 아가미를 꿰인 물고기처럼 나는 통증을 느꼈다. 미늘에 걸려 찢어진 것처럼 칫솔을 물고 있는 입에서 피가 쏟아지는 것 같았다. 이제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으로 알았던 불쾌한 기억이 창졸간에 가시덤불처럼 퍼지며 머리를 내리쳤다. 그렇군. 당신이야, 너였어. 나를 불러온 것은.

난 네게 아무 짓도 못 했다. 미수는 실패다. 그리고 실패는 그 불완전함으로 이미 그 대가를 지불한 것이 아닐까. 이제 나를 불러와 원망을 할 이유는 없다. 더구나 간질 발작을 하는 남자를 보여 주며 혹시라도 남아 있을지 모르는 가책을 확인시킬 이유는 더구나 없다. 나는 이미 사랑이라는 미망으로 여자를 덮치려는 순진한 대학생이 아니다. - '내 마음의 유목'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