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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82014
· 쪽수 : 255쪽
· 출판일 : 2008-10-05
책 소개
목차
천사들의 도시
그리고, 일주일
인터뷰
지워진 그림자
등 뒤에
기념사진
여자에게 길을 묻다
작가의 말
작품해설.나는 타자다_신형철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때마다 너에겐, 너의 전두엽엔, 언어 이전의 감정이 스며들었다. 너는 지금도 그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정확하게 규정하지 못한다. 그 당시 너에게 언어는 공포였으므로 너는 불안과 슬픔, 고통과 분노, 외로움과 고독을 구분하지 못했다. 너의 언어 체계는 규칙이 없는 혼란이었다. 그때의 불확실함은 세월과 함께 부지런히 너를 따라왔다. 어쩌다가 목재 테라스에 앉아 한없이 옥수수 밭을 바라보기라도 한 날이면, 일생 동안 동양인이라고는 본 적이 없는 마을의 몇몇 노인들은 너를 훔쳐보며 홀린 듯이 말하곤 했다. 동양에서 온 아이는 스무 살 전에 자살하고 말거야. 하여, 네가 그곳에서 처음 배운 말은 자살, suicide, 그토록 우울한 독백이었다. ― 본문 10쪽, '천사들의 도시' 중에서
국적도, 이름이나 나이도 몰랐지만, 무엇보다 그의 몸속 어딘가에 지독한 악의를 품은 HIV 바이러스가 서식하고 있다는 걸 짐작도 못했지만 나는 겁 없이 그를 따라 백치처럼 웃어 주었다. 하지만 그때의 내 행동을 나는 지금도 감히 후회하지 못한다. 내 캐릭터에도 맞지 않고 대본에도 없었을 돌발 행위였지만 그 당시의 내 인생으로 들어와 한 달, 아니 일주일만이라도 살아 본 사람이 있다면 그가 누구든지 그 선택을 이해해 줄 거라는 터무니없는 믿음을 차마 버릴 수도 없다. 내가 열어 준 문을 통해 성큼성큼 들어온 그는 힘껏 나를 안았다. ― 본문 51쪽, '그리고, 일주일' 중에서
-한국 남자들이 한국 여자들한테 얼마나 잘해 주는지 알아요. 한국 드라마를 매일 보니까요. 봐요. 이제 우리 언니도 한국 여자야. 그러니 우리 언니를 한국 남자들이 한국 여자들을 대하는 만큼, 그만큼만 아껴 주세요. 형부에게 바라는 건 그게 다예요.
그 말을 들은 조는 대답 한마디 없이 급하게 돌아서서 화장실로 달려갔다. 10여 분 후, 다시 돌아온 조의 눈가가 붉었다. ― 본문 68쪽, '인터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