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약혼녀의 유혹

“누굴 만나기로 했거든요.”
환상적인 입술이 미소를 그렸다.

“그 누군가가 아무래도 저인 듯한데요.”
목소리마저도 섹시하다. 톤 낮고 살짝 이국적인 느낌의 말투.
와, 진짜 멋져. 정말로 이 여자를 다음번에 만날 수 있었으면 싶었다. 그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그러고는 길을 위아래로 살피며 첼시가 빨리 나타나기를 바랐다. 그러자 눈앞의 여자에게서 미소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어리둥절한 표정이 떠올랐다.
“데이비드! 나예요, 첼시.”

“첼시?”
그는 지금껏 본 중 가장 유혹적인 여자를 보고 입을 떡 벌렸다. 섹시한 꿈이 갑자기 끔찍한 악몽으로 변하는 기분이었다. 엄청나게 매력적인 이 여자가? 하이힐을 신은 완벽한 섹시녀가 내 가짜 약혼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