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눈 잎새 낙엽 그리고 흰눈

4월에 태어난 아가
개탈 혹은 방울공주
처음 집 밖으로 나간 날
영물과 뇌물
강아지도 처음 태어난 언덕을 바라보며 뼈를 묻는다
엄마 없는 뜨락
개들의 지옥
아무도 없는 나날은 그런대로 흘러가고
다시 봄이 올 무렵

흰눈이는 대신 베스의 품을 파고들면서 조그맣게 속삭였습니다. "엄마...!"

베스가 머리를 가만가만 핥아 줍니다. 따뜻함이 온몸에 퍼집니다.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버티었던 흰눈이는 피곤함이 밀려오면서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꿈속에서 눈처럼 흰 엄마가 핥아 줍니다. 하지만 고개를 들어보면 엄마는 새까맣고 늠름한 까만색 털을 가진 베스로 변해버립니다.

베스... 무리를 이끌고 달릴 때는 누구나 암컷인지조차 모르는 용맹스런 전사이지요. 하지만 흰눈이에게 젖을 물릴 때만큼은 백설처럼 흰 엄마로 변하곤 하는 것입니다. - 본문 25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