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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요리/살림 > 집/인테리어 > 집짓기
· ISBN : 9788946080317
· 쪽수 : 376쪽
· 출판일 : 2021-02-10
책 소개
목차
1. 프롤로그
2. 로망을 욕망하다 - 구상단계Ⅰ(點)
스물세 번의 이사
땅 살래?
백수의 삶
귀인을 만나다
어떤 집을 지을 건데?
편 만들기
무슨 돈으로 집을 짓지?
길고 답답한 이해관계 조정
집에도 이름을
3. 집과 경제 - 구상단계Ⅱ(點)
다주택자의 눈물
세금 이야기
모기지와 LTV 그리고 DTI
‘반퇴(半退)시대’의 주택연금
LPG와 LNG
4. 기나긴 준비 - 준비단계(線)
신고와 허가 사이
토목설계와 개발행위허가 준비
건축설계와 건축허가 준비
토지사용 허가
4미터와 6미터
건축신고필증 교부
착공계를 둘러싼 작은 전투
지연된 시작
5. 하우징 로그(180일의 기록) - 시공단계(面)
옹벽 세우기
성토
바닥기초공사
골조공사
내외장공사
마무리
6. ‘셀프’에서 배운 12가지 교훈
7. 에필로그, 마지막 이사
저자소개
책속에서
땅 살래? 원래가 앞뒤 자르고 하고 싶은 얘기만 짧게 내지르는 친구의 물음인지라 나 역시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뭔 소리여? 그제서야 자초지종이 뒤따랐다. “내가 요즘 경매에 관심이 많은데 말이야”. 밑밥 치고는 꽤 그럴싸했다. “몇 차례 유찰된 농지인데 시세의 반이면 살 수 있을 것 같아. 면적이 너무 커서 나 혼자 부담하기에는 버겁단 말이지”. 대충 들었으니 치고 들어가야 할 타이밍이다. 물었다. “집은 지을 수 있는 거니?”. 금방 본심을 들켜버렸다. 단독주택에 대한 나의 로망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터, 기다렸다는 듯 친구는 계산된 멘트를 날렸다. “당근이지. 전체 420평 중 네가 삼분의 일인 140평만 책임지면 돼. 평당 100만 원이니까 1억4,000만 원 준비하면 되구”. 계획관리지역이라 기본적으로 집짓기가 가능하고 건폐율 40%에 용적율은 100%, 어쩌고저쩌고하는데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집을 지을 수 있다지 않는가. 그것도 땅을 평당 100만 원에 살 수 있다니. 이미 마음은 기울었다. 마당 있는 집이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복병이 나타났다. LNG 대세론을 허물만큼 강력했다. 도시가스 관로공사를 담당하는 지역 업체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였다. “도시가스를 끌어오기 위해 여러 집에서 분담금을 낸 상황이기 때문에 도시가스를 쓰신다고 하면 아마도 분담금 요구가 있을 겁니다”.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도시가스는 기반시설이고 따라서 시에서 설치해주는 걸로만 알고 있었던 터라 분담금 얘기에 머리가 복잡해졌다. “집당 250만 원 정도는 내라고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큰 도로에서 집까지 거리가 70m 정도 되니 관로 설치비용도 1200만 원은 들것 같고 다시 각 가정으로 인입하는 비용도 집 당 250만 원은 생각하셔야 합니다”. 엥? 그렇다면 도시가스 설치하는데 900만 원이 든다고? 대안의 자리에서조차 밀려나 있던 LPG를 다시 소환해야 했다. 마음이 급했다.
보금자리와 적격대출을 구분 짓는 조건 중에 위에서 언급한 연소득과 집값을 제외하면 대출가능금액만 남는다. 보금자리가 3억 원이고 적격은 5억 원이다. 나로서는 사실 이 대목이 제일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보금자리의 주택가격 상한액인 6억을 기준으로 LTV 최대치인 70%를 계산하면 4억2,000만 원이 최대 대출금액이어야 하는데도 현 제도는 3억 원만을 대출해준다고 하기 때문이다. 적격대출도 마찬가지다. 최대 집 가격인 9억 원을 기준으로 LTV 상한인 70%를 적용하면 6억3,000만 원이지만 현실은 5억 원만 대출해 준다. 마치 집값의 70%까지 빌릴 수 있는 것처럼 포장해 놓았지만 실상은 60%도 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