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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91167903006
· 쪽수 : 464쪽
· 출판일 : 2025-04-25
책 소개
목차
절대 진공
『절대 진공』
마르셀 코스카, 『로빈슨 연대기』
패트릭 해너핸, 『기가메시』
사이먼 메릴, 『섹스플로전』
알프레트 첼러만, 『루이 16세 중장』
솔랑주 마리오, 『아무것도 아닌, 혹은 원인에 따른 결과』
요아힘 페르젠겔트, 『페리칼립스』
잔 카를로 스팔란차니, 『백치』
두 유어셀프 어 북
쿠노 믈랏제, 『이타카 출신 오디스』
레이몽 쇠라, 『너』
앨리스타 웨인라이트, 『존재주식회사』
빌헬름 클로퍼, 『오류로서의 문화』
체자르 코우스카, 『생명의 불가능성에 관하여』; 『예언의 불가능성에 관하여』
아서 도브, 『논 세르비암』
앨프리드 테스타, 『새로운 우주생성론』
상상된 위대함
『상상된 위대함』
체자리 스트르시비시, 『네크로브』(139판)
레지널드 걸리버, 『에룬티카』
후안 람벨레 외,『비트 문학의 역사』
베스트란드 엑스텔로페디아 전자44권 체험구독 제안서
베스트란드 엑스텔로페디아 체험판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심장 아래 오랫동안 웅크리고 있던, 영양 풍부한 사실주의에 대한 굶주림에서, 있는 그대로 말해버리기에는 자신의 관점이라 해도 너무 뻔뻔하게 느껴지는 생각들에서, 헛되이 꿈꿨던 모든 일에서 바로 이 『절대 진공』이 탄생했다.
‘새로운 장르의 문학’을 정당화한다는 이론적 서문이라는 것은 주의를 돌리기 위한 술수이며 마술사가 우리의 시선을 돌려 자기가 정말로 무슨 일을 하는지 볼 수 없게 하려고 일부러 노출하는 움직임이다. 우리는 작가의 속임수가 드러날 것이라 믿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가짜 서평’이라는 꼼수가 이 작품들을 탄생시킨 것이 아니라 이 작품들이—헛되이—표현될 길을 요구해서 이런 꼼수를 핑계이자 구실로 활용한 것이다. 이 꼼수가 없었다면 모든 것이 은닉의 영역에 남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여기서 핵심은 땅에 두 발을 잘 붙인 사실주의의 이름으로 드러나는 공상, 경험주의의 배신, 과학 안의 이단이기 때문이다. 과연 렘은 자신의 음모를 들키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걸까? 사실은 아주 단순하다. 진지한 태도로는 소곤거릴 엄두조차 낼 수 없는 말을 웃으면서 소리친 것이다. 서문의 내용과는 달리 비평가는 “강제노동하는 죄수가 손수레에 묶여 있듯이 논할 작품에 쇠사슬로 묶여” 있어야만 하는 건 아니다. 비평가의 자유는 어떤 책을 칭송하거나 헐뜯는 데 있는 게 아니라 현미경으로 보듯이 책을 통해 저자를 들여다보는 데 있으며, 그렇게 하면 『절대 진공』은 존재하기를 원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것은 이루어지지 못한 꿈들의 책이다. 그리고 변죽을 울리는 렘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편법은 반격일 것이다. 바로 비평가인 내가 아니라 저자인 그 자신이 이 서평을 써서 『절대 진공』의 한 부분으로 삼았다고 확언하는 형태로 말이다.
_st. 렘, 『절대 진공』
제목과 달리 이 소설은 전혀 환상적이지 않다. 작중 배경은 세계대전 종전 후 1940년대 중반부터 1950년대 중반까지 아르헨티나다. 50세의 지크프리트 타우들리츠 친위대 중장은 패배하고 점령당한 제3제국에서 도주해서 남미로 향하면서 그 유명한 히틀러 친위대 훈련학교가 축적한 ‘보물’ 중 일부를 철제 띠를 두른 상자에 가득 담은 미국 달러지폐 형태로 가지고 갔다.
자신처럼 독일에서 도주한 사람들과 다양한 떠돌이와 모험가들을 주변에 모으고, 또한 무슨 일을 하는지 곧바로 정의하기 어려운 행실 수상쩍은 여자들 십수 명을 고용한(그중 몇 명은 타우들리츠가 직접 리우데자네이루의 홍등가에서 데려왔다) 이 전직 친위대 장군은 히틀러가 선택한 장교다운 효율성을 발휘해 아르헨티나 내륙 깊은 곳에서 원정대를 조직한다.
마지막 문명의 장소와 수백 킬로미터나 떨어진 지역에서 이 원정대는 최소한 1,200년 이상 된, 아마도 아스텍 군대가 세웠던 건물로 추정되는 잔해를 발견하고 그곳에 정착한다. 타우들리츠는 곧바로 (그러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이 정착지에 ‘파리지아’라고 이름 붙이고, 돈벌이의 유혹에 이끌린 사람들이 모여든다. 원주민인 인디오와 메스티소들이다. 전직 중장은 이들을 효율적인 노동집단으로 변모시키고 자신이 데려온 사람들에게 관리감독을 맡긴다. 이런 노력의 결과 몇 년이 지나자 타우들리츠가 꿈꾸었던 통치 구조가 생겨난다. 그는 어떤 것에도 굴하지 않는 무자비함과 위세 당당했던 군주제 시기 프랑스를 정글 한복판에 새롭게 창조하겠다는 잘못된 관념을 머릿속으로 연결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자신이 루이 16세의 환생이 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_알프레트 첼러만, 『루이 16세 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