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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49141794
· 쪽수 : 388쪽
· 출판일 : 2025-10-29
책 소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수상에 빛나는 20세기 독일어권을 대표하는 아동문학 작가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의 현대 고전 판타지 『크라바트』가 「비룡소 클래식」 60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프로이슬러는 『모모』의 미하엘 엔데와 함께 독일어권 아동·청소년문학을 대표하며, 유럽 판타지의 현대화를 이끈 작가로 평가받는다. 출간 이듬해인 1972년, 작가에게 두 번째 독일 청소년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긴 『크라바트』는 청소년문학을 진정한 문학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손꼽힌다. 1980년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유럽 문학교육 현장에서 가장 자주 읽히는 필독 작품으로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받고 있다.
마술사의 방앗간에서의 삼 년, 성장기의 알레고리
꿈속에서 들려온 목소리를 따라 검은 물 방앗간에 견습공으로 들어간 열네 살 소년 크라바트는 금요일마다 다른 열한 명의 직공들과 함께 까마귀로 변신해 마술을 배운다. 그러나 육체뿐 아니라 영혼까지 주인에게 예속된 채 굴종의 삶을 견디며, 동시에 배움의 즐거움과 동료애를 쌓아간다. 해마다 섣달그믐날 동료 한 명이 죽는 기이한 사건이 반복되자, 크라바트는 방앗간의 비밀에 다가서게 된다.
세 번째 해 섣달그믐, 그는 악을 계승해 안락함을 얻을 것인가, 아니면 친구들의 복수를 위해 자유를 선택할 것인가의 기로에 선다. 마술과 권력, 부의 유혹 속에서 고뇌하는 크라바트의 이야기는 성장의 통과의례를 상징하며, 청소년뿐 아니라 모든 이에게 “옳은 선택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마술보다 강한 힘, 사랑과 연대
방앗간의 직공들은 마술을 배우지만 그것은 자유를 잃은 대가다. 주인의 통제 아래 살아가는 방앗간은 권력과 폭력이 지배하는 사회의 축소판이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서로를 위하는 선한 마음이 존재한다. 톤다와 유로, 그리고 크라바트의 우정과 연대는 악에 맞서는 유일한 희망으로 남는다.
결국 크라바트는 기술과 주문보다 더 강력한, 사랑하는 사람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마음의 마술’을 깨닫는다.
“우리가 아는 마술과는 다른 마술이지. 글자 하나하나, 주문 하나하나 애써 익혀서 배우는 마술이 있어.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마술도 있어. 사랑하는 사람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마술 말이야.”
서늘하면서도 명료한 문체, 민속적 상징과 이미지의 반복을 통해 『크라바트』는 용기와 신뢰, 사랑과 연대의 의미를 일깨운다. 그리고 진정한 성숙과 자유는 마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한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목차
첫 번째 해
코젤브루흐의 방앗간 … 13
열한 사람과 한 사람 … 22
꿀맛은 아니지 … 30
꿈속에서 본 길 … 38
닭 깃털을 꽂은 남자 … 45
훠이, 횃대에 올라라! … 55
비밀 결사의 표시 … 63
내가 스승이라는 것을 기억하라 … 76
카멘츠에서 온 황소 블라슈케 … 88
군악대 … 100
기념 선물 … 115
목사님도 십자가도 없는 장례식 … 122
두 번째 해
방앗간의 규정과 조합의 관례 … 135
포근한 겨울 … 145
아우구스투스 폐하 만세! … 155
부활절 촛불의 빛 … 167
품푸트 이야기 … 179
말이 된 크라바트 … 191
포도주와 물 … 203
닭싸움 … 218
맨 끝자리의 무덤 … 230
세 번째 해
무어족의 왕 … 243
날개를 달고 나는 법 … 253
실패한 도망 … 264
씨앗 위에 내린 눈 … 273
나는 크라바트입니다 … 283
이 세상이 아닌 곳 … 293
놀라운 일들 … 304
힘에 겨운 훈련 … 314
술탄의 독수리 … 325
머리카락 반지 … 339
주인의 제안 … 351
섣달그믐의 저녁 … 361
작품 해설 … 374
작가 연보 … 378
비룡소 클래식을 펴내면서 … 381
책속에서
“내가 이 방앗간의 주인이다. 넌 내 곁에서 일을 배울 수 있어. 난 제자가 한 명 필요하다. 너도 일을 배우고 싶겠지?”
“예, 배우고 싶어요.” 크라바트는 자신이 대답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는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것처럼 아주 낯설게 들렸다.
소년은 자신이 이제 주인에게 예속되었고 육신과 영혼, 죽음과 삶, 피부와 머리털 하나까지 주인의 것이라는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었다.
“다들 왜 그러는 거예요?”
“두려운 거야.”
“무엇이 두려운 건데요?”
“그러면 톤다는요? 톤다는 두렵지 않아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두려워하고 있단다.” 톤다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