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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초등5~6학년 > 동화/명작/고전
· ISBN : 9788950918859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09-06-03
책 소개
목차
말플라크 저택의 소녀
호두 껍데기 속의 갓난아기
해적의 전리품
오두막의 괴짜 교수
비밀의 섬
릴리퍼트 사람들을 만나다
걸리버의 실수
작은 사람들의 삶
고래 사냥
독재자 등장
화해
요정의 선물
도덕적인 문제
브라운 양과 맞서다
발각
덫 사냥꾼 그래드그내그
무모한 도전
지하 감옥에 갇히다
사라진 마리아
마리아를 찾아서
교수의 희망사항
수색대를 조직하다
문이 문이 아닐 때
늘어난 포로
라퓨타와 말의 나라
요리사의 활약
달밤의 복수
못 말리는 주지사
인과응보
마리아의 정원
리뷰
책속에서
마리아는 사람을 뱃전 밖으로 내민 널빤지를 걷게 해 죽이는 해적이 되어 살인이나 다른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상상을 한 적은 있지만 나쁜 짓을 저지를 못된 심성을 가진 아이는 아니었다. 부모들이 지르는 비명을 즐겁게 들으며 가슴이 미어지는 부모들에게서 아이들을 습관적으로 훔치는 유괴범은 더더욱 아니었다. 마리아는 곧바로 아주머니가 갓난아기의 어머니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래서 작살에 찔린 것에 화가 나기는커녕, 갓난아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를 돌려줄 수밖에 없는 건가 하는 끔찍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아기를 돌려주고 싶지 않은 유혹이 강하게 일었다. 이렇게 아이를 줍게 되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마리아는 알았다. 천년만년 산다 해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 보라. 솔직히 말이다. 여러분이라면 탁 트인 곳에서 합법적으로 주운, 살아 있는 2.5센티미터짜리 아이를 아이의 부모나 친척에게 돌려주고 싶겠는가?
본문 23-24쪽 중에서
갑자기 릴리퍼트인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모두들 손에 쥐고 있는 초콜릿을 먹는 것을 멈추었고, 여인들은 모두 비단 손수건에 눈물을 떨어뜨렸다. 그러더니 모두들 포장도로의 한쪽 구석으로 가서 교장 선생과 뭐라 뭐라 하며 입씨름을 벌였다. 마리아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잠시 후 교장 선생이 마리아에게 왔다. 그러고는 어색한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아가씨, 우리 릴리퍼트인들은 문명국들 사이에서 이런 물건의 거래가 돈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생각해 냈습니다. 400스프러그가…… 아가씨, 아씨, 낭자, 우리의 불행한 조국으로부터 가져온 보물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우리는 과거의 영화를 기념하는 기념물로 보관해 왔습니다."
마리아는 스프러그가 뭔지 알고 있었다. 릴리퍼트인들을 발견한 뒤에『걸리버 여행기』를 미친 듯이 읽은 덕분에 스프러그가 고대 릴리퍼트의 금화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맙소사, 이건 선물이에요. 아무도 값을 치를 필요가 없어요. 제가 저금통을 털었고 교수님이 물건들을 사주셨어요. 만약 브라운 양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저는 죽은 목숨이에요. 교수님과 저는 우리의 사랑을 담아 여러분에게 그냥 주려고 이 선물들을 산 거예요."
"선물이라니, 아가씨……."
교장 선생은 뜻밖에도 슬픈 말투로 말하며, 거미줄에 걸린 작은 이슬방울 같은 눈물을 오른쪽 소매에 똑똑 떨어뜨렸다.
"이런 어마어마한 선물은, 아가씨……."
교장 선생은 눈물 세 방울을 더 떨어뜨리고는 이어 말했다.
"……그 긴 세월 동안, 아가씨, 아씨, 숙녀, 낭자, 이런 선물은……."
가여운 교장 선생은 말을 맺지 못하고 결국 엉엉 울기 시작했다. 하루에 다 받아들이기에는 충격이 너무 컸던 것이다.
마리아는 사려 깊게도 뒤로 돌아 그들이 마음을 추스르도록 내버려두었다. - 본문 65-66쪽 중에서
"그가 회복된다고 해도 너는 여전히 릴리퍼트인들과 사이가 좋지 않을 거야."
"저는 그 사람들한테 따돌림을 당했어요."
"그래. 알겠다. 자, 마리아, 지금부터 너는 이 일을 그들의 관점에서 보려고 노력해야 해. 이건 아주, 아주 기이한 상황이야. 너는 어린애지만 아주 커. 그들은 어른이지만 아주 작아. 자, 네가 집안일로 골치가 아픈 어른이라고 가정하고 네 기분이 어떨지 한번 상상해 봐. 네가 집세 문제로 법무사를 만나기 위해 런던 행 기차를 타려고 접은 우산을 들고 집을 나서는 모습을 그려 보렴. 그래서 네가 역으로 가고 있는데 키가 12미터인 어린 소녀가 울타리를 넘어와서는 너를 번쩍 들어 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들판으로 데려가서 내려놓고는 자기는 아이젠하워 장군이라면서 너는 독일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고 생각해 봐. 그럼 얼마나 화가 나겠니. 네가 놓쳐 버린 기차가 연기를 뿜으며 내달리는 소리가 들리고 말이야."
"그렇지만 제가 장난을 친 것은 그 사람들 가운데 몇몇뿐이에요."
"그래도 마찬가지야. 그들은 자신들이 처한 입장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으니까 말이야. 만약 너에게 굴복하면 그들은 그들의 영혼이 자신들의 것이라고 말할 수 없는 처지가 될 것이고, 여왕과 백성 역할 놀이를 하느라 경제생활은 혼란에 빠질 거야. 네가 그들에게 아무리 다정하게 대해도 그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지."
"저는 그들을 도왔단 말이에요. 있는 돈을 탈탈 털어서 초콜릿하고 비행기를 사주었어요!"
"하지만 그들이 비행기를 원한 것도 아니고, 또 초콜릿만 먹고 살 수도 없어. 그들은 먹고살기 위해 할 일이 있어." - 본문 123-124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