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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초등5~6학년 > 동화/명작/고전
· ISBN : 9788950922290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0-02-16
책 소개
목차
6년 후
음악 수업
다정한 오누이
바느질과 수다
오페라 구경
행복의 비결
마음을 따르다
가난의 두 얼굴
드레스 전시회
자두 케이크 인생
사랑, 기다림
봄의 멜로디
리뷰
책속에서

피곤한 데다 의욕마저 잃은 폴리가 점심을 먹으러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는 동안, 더 큰 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폴리가 한 손에 커다란 음악 책을, 다른 손에는 차와 함께 먹을 롤빵이 든 종이봉투를 들고 서둘러 걸어가는데, 톰과 트릭스가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그들이 천천히 다가오는 동안, 폴리는 두 사람을 지켜보았다. 차림새도 멋졌고, 무척이나 즐겁고 행복해 보였다.
햇빛이란 햇빛과 유쾌한 산책길은 온통 두 사람 쪽에 있고, 황량한 겨울바람과 진흙은 모두 폴리 쪽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폴리는 길을 건너가 인사하며 웃어 보이려 했다. 그러나 폴리를 먼저 본 트릭스가 갑작스레 눈길을 돌렸다. 톰은 폴리를 보지 못했다. 톰은 지나가는 멋진 말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으니까.
트릭스는 일부러 딴청을 피우고, 톰은 여전히 말을 보고 있었다. 폴리는 그 상황을 한눈에 보았다. 서로 마주 보고 다가오던 그 순간, 아무도 말을 하거나 인사를 나누지 않았다. 모든 일은 처음처럼 느닷없이 끝나 버렸다. 폴리는 계속해서 걸었지만, 꼭 뺨이라도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믿을 수가 없어. 이 모든 게 트릭스 짓이야. 그래, 트릭스가 더는 톰을 괴롭히지 못하게 하겠어. 종이봉투를 들고 있다고, 내 밥값을 내가 번다고 나를 업신여기는 거라면, 좋아. 더 이상 톰을 괴롭히지 못하게 할 거야."
폴리는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말하며 종이봉투를 세게 움켜쥐었다.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고이고, 입술은 파르르 떨렸다. 아무 잘못 없는 톰까지 야속해지기 시작했다.
"톰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오페라가 끝나고 밖으로 나가려고 기다리는 사이, 폴리는 파니가 톰에게 소곤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트릭스가 알면 뭐라고 그럴 것 같니?"
"무슨 뜻이야?"
"세상에! 오늘 밤 네가 한 행동을 생각해 봐."
"모르겠어. 난 신경 안 써. 그냥 폴리잖아."
"음, 난 견딜 수 있어. 그리고 내가 왜 트릭스처럼 즐기면 안 되는 건지 모르겠어."
"네가 조심하지 않으면 넌 푹 빠지게 될 거야. 폴리는 슬슬 즐기고 있어."
"나는 그래서 기뻐. 시드니도 마찬가지고."
"난 단지 네가 걱정되어서 말하는 거야."
"나 때문에 괜한 걱정하지 마. 난 이미 실컷 혼났어. 더 이상 못 참겠어. 가자, 폴리."
폴리는 톰이 내미는 손을 잡았다. 하지만 마음은 아프고 화가 났다. "그냥 폴리잖아."라는 말에 마음이 몹시도 아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