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텐더스 1

1권
Episode 1 - 와디를 따라 흐르는 눈물
Episode 2 - 기억의 저편, 그녀의 이름
Episode 3 - 다사다난한 오후와 청혼
Episode 4 - 배신자의 계절

설정집 / 프리텐더스 세계에 대하여

2권
Episode 4 - 배신자의 계절
Episode 5 - 사랑을 담아서, Burning!
Episode 6 - 사이러스 발렌치아
Episode 7 - 미쳐버릴 것 같은 오후
Episode 8 - 나의 이름, 나의 영혼
Episode 9 - 사막의 남작

설정집 / 프리텐더스 세계에 대하여

"크라우츠, 오랜만이야?"
로이는 어둡고 침침한 상점 안으로 들어가면서 다정하게 인사했다. 상점 안쪽의 책상에 앉아 상아로 만든 시라쿠스의 여신 조각상을 손질하던 골동품상 크라우츠는 기겁을 하며 고개를 들었다. 머리가 벗겨지고 미라처럼 깡마른 상점 주인은 주름 진 광대뼈 언저리를 실룩거리며 신음을 토했다.
"로이 로버스..."
크라우츠는 죽을 날이 머지않은 노인처럼 보였는데 젊은이만큼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움직였다. 그는 책상 서랍을 열고 안으로 장전된 피스톨을 꺼냈다. 그리고 미련 없이 로이의 미간을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황동제 톱니가 튕겨 불꽃을 튀겼고, 꼼꼼히 쟁여둔 화약이 폭발하면서 12밀리 납탄을 밀어냈다.
"큭!!"
로이는 기겁을 하면서 상체를 숙였다. 납탄은 아슬아슬하게 그의 머리를 비껴 지나갔다. 그의 등 뒤에는 마악 실내로 들어온 사이러스가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