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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5336177
· 쪽수 : 272쪽
목차
프롤로그
1부. 여사원의 봄
장미, 늦은 출근
안개꽃, 소중하지 않은 것
램스이어, 분수가 분수를 모르고
히아신스, 별이 빛나는 야근
담쟁이덩굴, 언니는 헛되지 않아
수레국화, 백수 일기
선인장, 흙수저는 무례해
잎모란, 귀여운 실수
수선화, 여사원의 봄
극락조화, 주말 부재
제라늄, 연봉 협상
안시리움, 부당 해고
함수초, 술 취한 가재
2부. 왜 그 일을 하나요?
아네모네, 퇴사는 실패가 아니야
튤립, 서른의 봄
카네이션, 몸빼 바지 소녀
코스모스, 연애는 꽃처럼 왔다
마거리트, 아픈데 웃는
개나리, J에게
수국, 청소하려고 유학 갔니?
잡초, 미수금
연꽃, 물들지는 마
강아지풀, 납작한 지갑
민들레, 왜 그 일을 하나요?
사계소국, 야간 택시
찔레나무, 무슨 일을 하시죠?
3부. 슬픔에 대한 존중
플라타너스, 병원에서
아빠 꽃, 아빠빠빠
하얀 리시안서스, 슬픔에 대한 존중
다육이, 코로나 때문에 퇴사했어요?
프리지어, 팬데믹의 결혼식
에크메아, 팬데믹의 생존자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입사와 퇴사, 누군가를 사랑한 만큼 아팠던 기억은 우리의 일상을 점철해온 것이기에. 그 기억 속에는 순간의 감정이 아련한 향기와 빛깔로 물들어 있고, 지금의 우리는 그때의 순간을 예전보다 여유롭고 유연하게 바라볼 수 있다. 마치 공원에 핀 한 송이의 꽃을 지긋이 바라보는 듯한 시선으로. 돌이켜 보면 꽃처럼 아름다운 시간이 아니었다 해도 그때를 바라보는 지금의 시선이 아름답다면 삶이 분명 자라고 있음을 느낀다.
퇴근 시간이 30분가량 남았지만 무슨 일부터 해야 할지 망설여졌다. 수두룩하게 쌓인 이메일을 클릭하며 할 일을 메모하다 부질없는 것 같아 수첩을 덮어버렸다. 데스크에 놓인 램스이어 잎사귀만 만지작거릴 뿐이었다. 두툼한 이파리는 하얀 솜털로 뒤덮이기는 했지만 힘줄처럼 강하고 뚜렷한 잎맥을 그려나갔다. 어딘가로 뻗어나가는 자아처럼. 그럴 때면 스스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행복하지 않은 건 열심스레 살지 않아서가 아니라 나라는 존재가 점점 희미해져 가기 때문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