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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아메리카사 > 중남미사
· ISBN : 9788956591735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11-05-13
책 소개
목차
연 보 피델 카스트로 연보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연보
프롤로그 쿠바와 문학
Part 1 사랑의 봄
1. 유년기의 두 신(神)
2. “나는 사회주의 세상을 꿈꾼다”
혁명 국가 쿠바의 첫 프로젝트: “진실 작전” | 두 번째 프로젝트: ‘프렌사 라티나’ 설립 | 늑대, 본색을 드러내다
3. 혁명의 낙조, “파디야 사건”
등돌리는 유럽 지식인들 | 피델에게 보내는 첫 번째 항의 편지 | 파디야의 강요된 자아비판 | 두 번째 항의 편지 | 붐 세대 사이의 단교 | 가보의 석연치 않은 해명
Part 2 권력과 영광
4. 권력의 유혹
권력에 매료되어 | 작은 비둘기야, 훨훨 날아라 | 좁은 길
5. 가을로 접어든 족장
4계절의 족장들
6. 족장들의 사진에 피델은 왜 빠졌나?
가보는 피델의 심기를 건드렸는가
7. 마침내 ‘카리브의 여왕’에 안착하다
쿠바, 끝에서 끝까지 | 미국의 봉쇄조치에 대한 반격
8. 앙골라에서의 쿠바인들
쿠바의 지원인가 아니면 소련의 지원인가 | 아프리카와 체 게바라
9. 너무나 높이 날아오르다
젊은 스페인 총리와 사귀다 | 토리호스와 비밀을 공유하다 | 새로운 동맹자 ‘산디니스타’ | 콜롬비아 대통령이 찾는 사람
10. 유럽으로의 화려한 귀환
마침내 수상식 단상에 서다 | 아바나는 축제였다
11. ‘파라디조’를 향하여
우정, 사랑보다 값비싼 보석 | 사랑만이 멜로디를 낳는다 | 아바나 마콘도에서의 파티 | 지식인들과 거리를 두다
Part 3 하늘까지 이어지는 우정
12. 피델과의 우정의 양면
미국, 애증의 관계 | 정치범들에 온정을 베풀다 | 가보의 상처
13. 꿈은 영화다
14. 정의 아니면 복수, ‘오초아 사건’
위기에 맞선 네 기수 | 그러면 가보의 선택은?
15. 골고다에 선 어린아이
바빠진 펜과 가보의 전화 | 아직도 진행 중인 디아스포라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에필로그 권력의 첫 줄에 앉아 | 언제까지 갈까
주 석
책속에서
운명의 날은 1948년 4월 9일에 찾아왔다. 앞에서 얘기했듯 바로 호르헤 가이탄이 암살된 날, 즉 보고타가 피로 얼룩진 날이었다. 보고타 대폭동의 피해자 수는 3천5백 명을 넘어섰고, 이후 야기된 폭력사태에서 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거나 다쳤다. 그 이틀 전인 4월 7일, 피델은 콜롬비아 자유당의 유명한 지도자이자 야당 총수였던 호르헤 가이탄과 만났다. (…) 가이탄과 쿠바 학생대표였던 피델의 만남은 카레라 셉티마에 있는 가이탄의 집무실에서 이뤄졌고, 그렇게 둘은 의기투합했다. 가이탄은 피델과 그의 동지들에게 반제국주의 회동을 위한 장소를 물색해 중남미 학생총회가 성공리에 마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내가 그 시절을 이야기하는 동안 가보는 옆에서 듣기만 했다. 그런데 내가 이야기를 끝냈을 때 가보도 당시 나와 같은 장소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기막힌 우연의 일치였다. 우리 둘은 같은 거리를 거닐었고 내가 겪었던 그 충격적이고 경이롭고 격렬했던 일들을 함께 경험했던 것이다. 나는 언제나처럼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질문을 던졌다.
“자네는 보고타 폭동 때 뭘 하고 있었나?”
그러자 그는 미소를 머금은 채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피델, 내가 바로 그 타자기의 주인이었네.”
1968년, 가보의 인생은 완벽히 달라졌다. 1년 전 소설 《백 년 동안의 고독》이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청년 시절에는 돈이 없어서 보증금 대신 단편 원고를 맡기고 창녀들이 묶는 여관의 빈방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했다. 1950년대 중반엔 파리의 지하철 벤치를 전전하고, 자신을 알제리 사람과 혼동하던 경찰을 피해 지하철의 철가(鐵架, 받침대) 아래에서 겨울밤을 지새기도 했다. 이제는 그 모든 것들과 작별했다. 그는 《백 년 동안의 고독》을 완성하기 전 궁핍했던 지난 2년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1960년대 초부터 몇 년간 작품을 단 한 줄도 쓰지 않았던 그는 1965년 부인과 멕시코의 아카풀코로 여행을 가던 길에 차를 멈추고 이렇게 말했다.
“메르세데스, 나는 드디어 내 문체를 발견했어! 할머니가 나에게 환상적인 얘기를 들려줄 때의 그 표정으로 이야기를 쓸 거야. 어린아이가 아버지 손에 이끌려 얼음을 보러 가던 그 오후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