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경제 너머를 꿈꾸다

여행이 시작되다
1 모두가 똑같은 꿈을 꾸는 이상한 나라에서

경제 매트릭스를 해킹하다
2 무엇이 우리를 가난하게 하는가?
3 발전이란 무엇인가?
4 신의 땅은 어떻게 인간의 소유가 되었는가?
5 경쟁만이 살 길인가?

선물의 세계를 찾아가다
6 선물은 어떻게 반군의 암호가 되었는가?
7 선물은 선물을 부른다
8 선물이 순환하는 곳이라면, 세계 어디에나 친구는 있다
9 선물인가, 뇌물인가?
10 선물, 모든 것이 말을 한다!
11 축제를 베부는 손과 미다스의 손

여행을 마치다
12 존재가 선물이 되는 세계를 꿈꾸며

고양이3이 원고석의 두더지를 향해 타이르듯, 동의를 구하자, 시효취득이란 말의 뜻을 모르는 두더지는 그만 난감해졌다. 그러나 오리는 차근차근 이렇게 대꾸했다.

"시효취득이란 땅을 점유한 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 땅의 소유권을 인정해 주는 제도지요. 하지만 이 제도는 자연적인 게 아니라 소유를 정당화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궁여지책에 불과합니다. 사실, 시간 자체는 아무것도 변화시키거나 창출할 수 없으니까요."

"쯧쯧, 소유는 애초부터 정당한 것입니다. 돈 조아는 강가의 버려진 땅에 강둑을 쌓아 그 땅의 가치를 높였으니, 적어도 그의 노동으로 상승된 가치만큼은 그 땅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어때요, 양 군?"

고양이4가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 내었으므로, 양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 말의 의미를 되새겨 봐야 했다. 그러나 이때도 오리는 얼른 대응할 논리를 생각해 냈다.

"노동의 정당한 대가는 그 땅에서 난 수확물로 이미 치러진 셈이지요. 노동은 생산물의 소유를 정당화해 줄 뿐, 생산 수단인 땅의 소유까지 정당화해 주는 건 아니니까요." -본문 76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