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으로 가는 길

추천의 글 / 4
머리글 / 5

Part 1 노년(老年) 단상(斷想)

그대 _ 12
가정의 달 오월 _ 14
고슴도치 딜레마 _ 18
굼벵이의 일생 _ 22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가 _ 27
노년의 하루 _ 32
노부부의 항해 _ 36
만년(晩年)의 미학(美學) _ 40
만절(晩節) _ 45
제2의 정년 _ 50
죽음의 모습 _ 54
개똥쑥 _ 59
자기를 점검하라 _ 63
우는 아버지 웃는 할아버지 _ 67
노년 단상 _ 71

Part 2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즐거움 _ 76
대학생이 된 손자들 _ 77
동구 밖에서 기다리는 마음 _ 80
밸런타인데이 그리고 화이트데이 _ 83
벗 찬홍에게 _ 86
사랑하는 아들 상호 보아라 _ 88
손자와 함께 쓰는 노트 _ 91
세빈이가 이제 여섯 살이 됐어요 _ 94
며느리 김양자 _99
시어머니 김양자 _ 104
여인의 일생 _ 107
지금 이 순간 _ 108
뇌성마비인 내 친구 선돌이 _ 112
하루를 더 살고 있는 사람 _ 114

Part 3 행복으로 가는 길

행복 공부 _ 120
매미의 노래 _ 122
모기 똥에서 핵폭탄으로 번지다 _ 123
업둥이 _ 130
은혜와 빚 _ 132
자존심 _ 134
추도사(追悼辭) _ 137
추억의 음식 _ 141
설날과 눈물 _ 145
노래방 _ 148
벗에게 사죄드립니다 (Ⅰ) _ 151
사죄드립니다 (Ⅱ) _ 155
세족식(洗足式) _ 159
유쾌한 목소리 _ 163

Part 4 행복 제조공장

탄로가 _ 168
나를 반겨주는 벗님들 _ 170
러너스 하이 _ 174
마음의 병 _ 178
세 번의 청소 _ 182
십 년 만의 재회 _ 183
옥천(玉泉) _ 186
옥천 메달리스트 _ 187
요물스런 마음 _ 190
용서 _ 193
보고 싶은 얼굴 _ 197
남의 인생 엿보기 _ 200
들몰 댁 생일잔치와 옥당 노인 _ 204
목소리 _ 209
파산선고 _ 212
겉과 속 _ 217
내게 변화가 오다 _ 221
후기 / 224

추억의 음식

연어가 수천 리 물길을 따라 어릴 적 자란 산골 냇물로 찾아와 부화를 해서 후대를 이어놓고 일생을 마치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소위 귀소본능의 일환인 연어의 일생 모습이다. 인간도 노령이 되면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태어난 고향을 찾아가고 싶어지고 어릴 적 입맛을 적셔준 유년기에 섭생했던 음식들을 그리워하게 되는 모양이다. 젊을 때는 식욕이 왕성하여 호기심으로 여러 음식을 즐기게 되지만 나이가 들수록 결국엔 태생지의 고향에서 먹어본 음식들을 찾게 된다.
산간벽지에서 자란 사람에게는 고사리, 더덕 등 산나물 음식이 그리워질 것이며 바닷가에서 자란 사람에게는 바지락, 꼬막, 파래 등 바다에서 나온 음식을 더욱 그리워하게 마련이다. 자연의 회기 본능의 일환이라 하겠다.

꽁보리밥에 된장국을 광고하는 음식점 간판이 추억의 명물로 한때는 유행하였으나 반세기쯤 지나면 지금의 우리 아이들에게는 피자집이나 핫도그 집이 추억의 음식점으로 자리 잡을지도 모를 일이다.
1960년도에 서울 장충동의 남산자락의 한옥에서 하숙할 때이다. 평양에서 월남하신 노부부께서 한 끼도 빼놓지 않으시고 세 끼 밥상에 콩비지국을 올려놓으시며 “보약이다, 보약” 하시며 보약을 강조하신 기억이 떠오른다.

오랜만에 늙은 아내가 콩비지에다 돼지고기와 시래기를 함께 삶은 국을 준비했다. 보통 우리 두 내외가 특별하게 즐겨 먹는 돼지뼈 감자탕에 들깨가루를 푸짐하게 섞은 시래기국을 먹고는 하였는데 갑자기 콩비지탕을 밥상에서 보고 오십 년 전 당시에는 질리도록 먹었던 음식이 반갑고 그리움을 불러왔다.
우리 집의 음식문화가 어릴 때 성장해온 시골 농촌의 환경 탓에 옛날 전통의 남도음식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지금까지 콩류로 만든 두부며 된장 등으로 주된 반찬을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것은 아내에게 각인된 부모님들의 전통 솜씨를 답습해서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집에서 직접 갈아서 만든 콩비지국을 보면서 신비의 보약이라 아내를 칭송하며 세끼 식사를 즐겁게 하고 있다. 고마운 마음을 아내에게 보내게 된다. 여름철이면 내 아이들이 특별하게 엄마의 냉 콩국수를 칭송하며 즐겁게 먹은 모습들과 어울러서 추억의 음식들과 더불어 따뜻하게 퍼진 정겨운 우리 가족의 평화로운 모습들이 그리워지고 있다.
콩 종류는 거의 불포화 지방산으로 혈액 속의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춰 주는 음식으로 고혈압이나 당뇨를 예방하고 항산화 물질이 많아 암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음식으로 일본에서는 지상의 음식 중의 으뜸이라 여기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장수하는 국민으로 유명한 사실이 되고 있다. 식물성 기름인 콩기름 역시 리놀렌산이 50프로 정도 함유되어 있어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약으로 유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양학적으로는 플라보노이드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 인체의 면역력을 높여주고 비타민, 칼슘, 인 등의 영양소가 골고루 내포되어 당뇨병을 치료해 주고 특히 유방암을 치유하는 특효 음식이라 전해지고 있다. 옛날에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로 작은 콩에는 영양소가 어마어마하여 만병을 미리 쳐내는 신비스런 보약이라 칭찬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