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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0499782
· 쪽수 : 260쪽
· 출판일 : 2022-11-0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내 나이는 슬랙일까 밴드일까
01 흔들흔들 마흔 줄에 진입 중입니다
안녕 30, 안녕 40
비무장지대와 베짱이
행복의 제철
내가 낸데 아줌마와 예지원
네가 잘 지냈으면 좋겠어
실은 마흔앓이 중인데요
청년허브와 50플러스센터 사이에서
02 나이다운 게 뭔데?
취향에도 나이가 있나요
이제는 내가 나를 너무 잘 알아서
나이 없는 관계
그런 청춘이었던 적이 없어서
어른의 조건
03 사회생활 1n년 차의 생존
뒤처지면 어쩌지
성장은 몇 살까지 가능한가요
혼자일수록 더 필요한 것
“오래 살고 볼 일”이라고 말하고 싶어
내가 가장 꼰대였을 때
04 여자로 나이 든다는 것
인생의 기본값은 비혼
자립과 의존 사이
마흔 언저리의 우정론
아, 연애하고 싶다. 진짜라니까?
다음 세대 여자들은 너처럼 살기를
지금 안티에이징이 문제가 아니라
05 무럭무럭 늙어서 어떤 할머니가 될까
문제는 느리고 늙은 몸이 아니야
해주고 싶은 일
틀딱이 싫은 당신에게
어떤 노후 준비
에필로그 서른아홉 즈음의 나에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30대 후반에서 40대에 이르기까지의 나이는 참으로 애매하고 어정쩡하다. 청년도 아니고 노년도 아니다. 이제 더 이상 어리지 않은데 그렇다고 충분히 늙지도 않았다. 살던 대로 살기에는 남은 날이 너무 많은데, 새롭게 시작하기에는 슬슬 체력과 에너지가 달린다. 그뿐인가. 매달 끔찍했던 월경량이 줄어드는 게 오히려 걱정되고, 귀찮을 정도로 많았던 머리숱이 줄어드는 걸 느끼면서 공포에 휩싸인다. 넘쳐흐르던 것들이 아쉬워진다.
-‘내 나이는 슬랙일까 밴드일까’ 중에서
우울해서 망한 게 아니라 인생이 총체적으로 망한 것 같다는 생각에 휩싸여 버렸다. 망했나? 망했겠지. 안 망한 척하지만 사실은 망한 것 같은데. 걸어온 흔적들은 하나같이 한심하고, 현재는 초라하고, 미래는 막막하게 느껴졌다. 모든 게 불안하다가, 또 어떤 날은 이게 다 무슨 의미인가 싶어졌다. 지금의 삶도 이만하면 괜찮다고, 괜찮을 거라고 믿고 있지만 실은 이미 늦은 자의 자기합리화는 아닐까? 번듯한 집과 차를 사기는커녕 투기 열풍 사회에서 벼락거지로 전락해버린 자의 자기 세뇌는 아닐까? 40대는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살아가야 하는 나이라는데, 여전히 내 자리를 찾지 못한 채 부유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일은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날이 오면 뭘 해서 먹고살아야 할까? 바리스타 자격증이라도 딸까? 아니야, 카페 아르바이트도 젊은 직원만 뽑던데. 10년 후쯤에 아무하고라도 결혼할 걸 그랬다며 후회하면 어쩌지. 그때는 정말이지 아무도 나를 찾아주지 않고,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으면 어쩌지.
-‘실은 마흔앓이 중인데요’ 중에서
그렇게 덕질의 당사자이자 관찰자가 되면서, 불편한 진실을 마주했다. 바로 아이돌 팬덤에서 나이 든 여성을 취급하는 방식이다. 슬프게도 정말 ‘취급’이라는 말이 잘 어울렸다. 목격한 바에 의하면 팬덤 세계에서 아줌마를 줄인 ‘줌마’는 꽤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멸칭이었다. 실제로 몇 살인지는 중요치 않다. 온라인 세상에서 내가 열다섯인지 쉰다섯인지 알게 뭔가. 정밀하게 구축된 팬덤 세계의 질서와 정서를 흩트리는, 혹은 흩트린다고 여겨지는 모두가 ‘줌마’로 불렸다. 그 세계의 가장 강력한 공격 언어였다. 심지어 어떤 팬들은 남이 후려치기 전에 먼저 나서서 자신을 ‘할미’라고 칭했다. 흔하게 떠도는 자학개그라지만 개운치가 않았다.
-‘취향에도 나이가 있나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