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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0908727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24-04-15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 회색 지대에서
1. 나무 이야기
나무 작업자의 아포리아
확신에 가득 찬 얼굴에서는 윤이 난다
교복 입은 학생의 등굣길만 같아라
그 많던 작품은 다 어디로 갔을까
나 홀로 작업실에, 너 홀로 작업실에
2. 작업실 일대기를 쓴다면
달과 6펜스
좋은 물건과 좋은 관계를 맺는 삶
정신과 시간의 방
사물을 빚고, 만드는 삶
나오시마에서 너에게
3. 봄을 준비하는 겨울나무
매서운 현실
봄을 준비하는 겨울나무처럼
예고편 없는 드라마
속초에서 온 소녀
이화에 월백하고
아날로그 손맛
4. 좋아하는 일을 제법 잘하고 싶다
산벚나무 시계함
스승님의 작업실
톱밥과의 전쟁
아버지의 시선
안전 목공 합시다
엄마의 식탁
5. 삶의 경이
마지막 작품
작품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무는 단단하지만 유연했다. 수종에 따라 목질이 천차만별이라 개성이 넘쳤다. 옹이나 갈라짐, 곰팡이, 벌레가 지나간 길, 수피 등 재료로서의 단점도 수두룩했지만, 자신의 고집을 지키며 작업자에게 몸을 내어주는 포용력과 강인함이 매력적이었다.
작업자로서의 고민이 깊어지면서 내면은 진작부터 다른 것과 사투하고 있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또렷하게 들리는 목소리에 달달 볶이고 있었는데, 주문받은 가구를 제작하고 교육을 하는 행위를 통해 현상 유지(공방을 운영하고 먹고살기)를 위한 수단에 머물고 있음을, 작업실을 차린 궁극적인 목적에 대해서는 손 한 뼘만큼도 정진하지 못했음을 스스로에게 고백하는 목소리였다.
너무 쉽게 경계를 풀었나, 젊어서 만만한가, 내가 예민했나, 그의 진심을 곡해했나, 이 지역 목공하는 사람들 다 이런가, 내가 여자라 만만한가. 거를 틈도 없이 거친 생각들이 봇물 터지듯 솟아났다. 하지만 내가 더 늙고 그가 젊었어도, 내가 남자고 그가 여자였어도, 그와 나의 공통점이 목공이 아니었어도 이 감정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