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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일본여행 > 일본여행 가이드북
· ISBN : 9788961888516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09-04-20
책 소개
목차
여는 글_ 수천 개의 얼굴을 가진 도시, 도쿄
1장 반짝반짝 빛나는 도쿄 이야기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의 시계탑을 찾아라_ 드라마 <꽃보다 남자>
꿈의 거리를 걷는 달팽이들_ 드라마 <시모키타 선데이즈>
그녀는 다이칸야마 어드레스에 산다고 했다_ 드라마 <야마토 나데시코>
지유가오카에서 홍차왕자를 만나다_ 만화 <홍차왕자>
이게 다 완간서 덕분이다_ 영화 <춤추는 대수사선>
2장 숨은 도쿄, 지금 만나러 갑니다
치아키네 학교에 갔다_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죠제가 처음 본 그 바다_ 영화 <죠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키사라즈로 어서 오세요_ 드라마 <키사라즈 캣츠아이>
이노카시라공원에 대한 같거나 다른 두 가지 기억_ 소설 <사랑 후에 오는 것들> & 만화 <반항하지 마!>
삼가 아뢰옵니다, 카구라자카_ 드라마 <삼가 아뢰옵니다, 아버님>
3장 사랑 따위 필요 없어, 맛있는 것만 있다면
사랑 따위 필요 없어, 맛있는 것만 있다면_ 만화 <사랑이 없어도 먹고살 수 있습니다>
안티크 탐정놀이_ 만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오므라이스의 여왕을 찾아라!_ 드라마 <런치의 여왕>
일본에서 태어나서 잘됐다고?_ 만화 <맛의 달인>
4장 도쿄와 소통이 되나요?
시타마치에서 라쿠고를 보다_ 드라마 <타이거 앤 드래곤>
150년 된 놀이 공원에서 판다카를 타다_ 만화 <이나중 탁구부> & 드라마 <시효경찰>
해피 도쿄 메이크업_ 만화 <해피 메이크업>
메이드 카페 수난기_ 드라마 <전차남>
도쿄 스트리트 밴드 이야기_ 만화 <나나>
모두 하고 있습니다, 도쿄_ 영화 <모두 하고 있습니까?>
Life Less Ordinary_ 영화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죠제는 모든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지 않았을까. 그렇기 때문에 바다에 오고 싶어 했을 것이다. 그녀의 사랑이
가장 활짝 피어난 순간, 그 절정을 맞고 종말로 달려가려는 그 순간, 그녀는 그 순간을 기억할 장소로 바다를 택한 것이리라. 어쩌면 자신의 삶에서 두 번은 오지 않을지 모르는, 그래서 더 애달프고 찬란한 순간을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간직하고 싶었던 거다. … 그래서 그녀는 괜찮다고 했을 것이다. 네가 사라져 조개껍질처럼 빈껍데기만 남아 굴러다닐지라도 괜찮다고 했을 것이다. 그렇게 위로하며 살아갈 것이다. 전동 휠체어에 앉아 장을 보고, 누구보다 맛있는 계란말이를 만들고, 설거지를 마친 후 바닥에 툭 떨어져내리며. 때론 1억 년 전 자기가 태어난 바다를 생각하고, 츠네오의 등에 업혀 바라본 그 드넓은 태평양을 추억하고, 그 침대 위에서 나눈 세상에서 가장 야한 섹스를 되새기며 스스로를 다독일 것이다.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내가 아는 가장 먹먹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가 다녀간 그 바닷가를 밟으며, 그 이야기에 등장한 어느 강한 여인이 처음 보았던 그 바다를 거닐며, 나는 그 영화가 내게 주었던 위로를 다시 한 번 되새긴다.
괜찮다, 그런대로 괜찮다고.
다리가 아파진 나는 바닷가에 주저앉아 묵묵히 바다를 바라보았다. 혼자 보기는 참 아까운 바다다. 그리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것이 없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여기, 토노시타 해수욕장은, 큐쥬쿠리하마는, 태평양은.
- 죠제가 처음 본 그 바다, 영화 <죠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
“언니, 에비스 혹시 가봤어?”
“응, 왜?”
“거기 도쿄에서 되게 먼데 있는 거야?”
“아니, 도쿄 시낸데. 왜?”
“한번 가보고 싶어서.”
“에비스 중 콕 집어 어딜 가고 싶다는 거야? 가든 플레이스?”
“이름 같은 건 몰라. 하여간 되게 화려하고 근사했어. 막 빤짝빤짝하고.”
“응, 가든 플레이스 맞는 것 같은데?”
“그래? 아, 혹시 그 가든 플레이스라는 데 시계탑 있어?”
시계탑? 나는 잠시 고개를 갸우뚱했다. 적어도 내 기억에는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에 프라하 구시가 광장처럼 랜드마크가 될 만한 시계탑은 없었다. 탑 비슷한 것은 있었던 것 같은데 그게 시계탑인지 긴가민가했다. 아니, 아니었다. 내 기억으로 그 탑에는 시계 같은 건 없었다.
“음… 없는 거 같은데. 기억 안 나.”
“그 시계탑이 중요해. 그걸 보고 싶거든. 그게 있는 데라야 해.”
“그 시계탑이 뭔데?”
“아, <꽃보다 남자> 드라마에 나와.”
-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의 시계탑을 찾아라, 드라마 <꽃보다 남자> 중에서 -
이윽고 담당 직원이 나왔다. 머리의 7할이 백발인 어르신으로, 좀 높은 분인 듯 보였다. “학생들의 얼굴은 절대 사진이 나오지 않도록 주의하겠습니다”라고 두어 번 다짐하자 앞장을 서신다. 그렇게 직원을 따라 학교 이곳저곳을 돌아보았다. 통화할 때 <노다메 칸타빌레> 촬영 장소를 보고 싶다는 얘기를 미리 해두어서인지 직원분은 어느 장면에 나왔는지까지 친절하게 알려주며, 웬만해서는 들어가지 못할 법한 곳까지 구석구석 안내를 해주셨다. 내가 원했던 건 그냥 평범한 방문자가 되어 벤치에 한번 슬쩍 앉아보는 것이었건만 이렇게 거창한 방식으로 이뤄질 줄이야.
학교의 이곳저곳을 돌아보자 기억이 새록새록 살아났다. 너무 좋아서 웃음이 실실 나왔다. 지금 바이올린을 들고 나오는 저 여학생이 미키 키요라인 것 같고, 지금 이 피아노 소리가 노다메가 치는 소리 같기만 하다. 어디선가 마스미짱이 폭탄머리를 하고 튀어나올 것 같다. 그리고 치아키는 벤치에 길게 누워 낮잠을 잘 것 같다. 이 학교에서는.
- 치아키네 학교에 갔다,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