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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62472202
· 쪽수 : 80쪽
· 출판일 : 2020-06-04
책 소개
목차
치킨과 함께 사라지다 6
엄마의 작전 16
1일차: 냄새 나는 상상 23
2일차: 비밀 작전 개시 32
3일차: 거짓말 51
4일차: 눈물의 고백 60
10일차: 치킨만은 절대 안 돼! 69
작가의 말 78
리뷰
책속에서
사건은 닭 다리 하나를 허겁지겁 뜯고, 새 조각을 집어 이름 모를 부위의 살을 베어 물었을 때 시작되었다. 아니, 사건은 훨씬 이전에 시작되었으나 그걸 알아차린 순간이 바로 그때였다. 뭔가 허전한 기운이 입안을 맴돌아 혀끝으로 금니를 더듬었는데…….
세상에, 없다! 금니가 없다! 불과 몇 시간 전에 내 입으로 이사 온 금니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어떤 소리나 신호도 없이 그냥 그렇게 가 버린 것이다.
세상에나, 금니를 소독만 해서 그냥 붙여 준다니. 대장에서 똥과 함께 긴 여행을 한 금니, 아니 그 냄새 나는 똥니를 그냥 붙여 준다니! 맛있는 것을 먹어도 똥 맛이 나면 어떡하지? 음식 맛을 느끼는 건 냄새가 반이라는데, 뭘 먹어도 똥 냄새가 나면? 나는 평생 맛있는 음식도 먹지 못하고 빼빼 말라 갈 것이다. 친구들이 입에서 똥 냄새 난다고 놀리면 어떡하지? 승태 녀석은 분명히 “야, 똥민아! 네 입에서 똥내 난다. 네가 드디어 별명 값을 하는구나!”라고 놀릴 게 뻔하다. 내가 좋아하는 옆 반 민서가 코를 막고 얼굴을 찌푸리며 뒷걸음질하는 모습까지 상상하고 나니 이대로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변기 위에 앉자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졌다. 엄마한테 미안한 마음이 컸다. 어제 화장실에서 그렇게 고생을 했는데 나 때문에 모두 헛수고가 된 것 같아서. 아니, 아니다. 마음을 독하게 먹어야 한다. 한번 붙이면 되돌릴 수 없다. 평생 놀림거리가 될 수도 있다! 그래도 금니 때문에 돈이 많이 들었는데……. 찾지 못하면 반값을 또 내야 하는데……. 가계부를 보며 한숨을 쉬는 엄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만약 물을 내리려고 하는데 똥 위에 금니가 보이면 어떡하지? 나를 데려가라는 듯이 반짝거리고 있으면? 그걸 꺼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혹시 모르니 지금이라도 나가서 긴 막대기를 찾아와…….
“풍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