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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국내 여행에세이
· ISBN : 9788963394336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5-03-10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DAY 1. 연무에 젖은 계곡을 발아래로 밀어내며
진부령(520m) / 진부령도 식후경
미시령(826m) / 역시 인공은 자연보다 한 수 아래
한계령(920m) / 연무에 젖은 계곡을 발아래로 밀어내며
DAY 2. 흰 구름만 저문 산을 날아 내리네
조침령(770m) / 진동계곡 맑은 물 따라 새들의 침실로
구룡령(1,013m) / ‘아이고 여기를 내가 왜 들어왔을꼬…’
운두령(1,089m) / “근데, 왜 자전거 타요?”
진고개(960m) / “워매, 징한 거!”
대관령(832m) / 흰 구름만 저문 산을 날아 내리네
DAY 3. 누구나 이곳에선 한 마리 새가 된다!
피득령(1,100m) / ‘구름 위의 땅’에서 피는 ‘푸른 장미’
닭목령(700m) & 삽당령(680m) / 수달과 홀아비바람꽃의 동거
백복령(780m) / 지도에서 사라진 백두대간 자병산
댓재(810m) / 오 마이 갓! 메모가 사라졌다
건의령(858m) / 누구나 이곳에선 한 마리 새가 된다!
DAY 4. 아, 제발 좀 멈춰라!
삼수령(920m) / 현재 기온 15°C
두문동재(1,268m) / 백두대간 최고의 고갯길을 꼽으라면
만항재(1,330m) / 아, 제발 좀 멈춰라!
DAY 5. 투구꽃의 향기를 품은 ‘꽃의 방’
함백산(1,573m) /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다
화방재(936m) / 투구꽃의 향기를 품은 ‘꽃의 방’
도래기재(750m) / ‘억지 춘향’ 혹은 ‘억지 춘양’
주실령(780m) / ‘자동차로도 힘든 고개, 사람도 없는데…’
늦은목이(800m) / 제발 살려 주세요!
마구령(810m) / 백두대간의 차마고도
DAY 6. 느림보강물길을 따라 흐르는 추억들
고치령(760m) / 금성대군의 슬픈 혼이 깃든 양백지간(兩白之間)
보발재(540m) / 온달과 평강의 로맨스길
죽령(689m) / 느림보강물길을 따라 흐르는 추억들
저수령(850m) / “흙 좀 주세요. 흑흑ㅠㅠ”
벌재(625m) / “어이, 하룻강아지. 가서 엄마 젖 좀 더 먹고 와라!”
DAY 7. 기차가 진화하면 자전거가 된다?
하늘재(525m) / 역사가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고개
소조령(370m) & 조령(643m) /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문경새재
이화령(529m) / ‘너, 혹시 길을 잃었니?’
버리미기재(480m) / 기차가 진화하면 자전거가 된다?
늘재(380m) & 밤티재(480m) / 세상은 넓고 길은 많다
DAY 8. 구름도 자고 가는, 바람도 쉬어 가는
갈목재(390m) & 비조령(343m) / 알프스 원정 라이딩을 꿈꾸다!
화령재(320m) / 화령장전투의 현장, 송계분교를 가다
신의터재(280m) / 신의터냐 신의티냐, 그것이 문제로다
지기재(260m) & 개머리재(295m) / 양처럼 순한 고개에 도적이라니?
큰재(320m) & 작점고개(340m) / 훔친 사과가 더 맛있다?
추풍령(220m) & 괘방령(300m) / 구름도 자고 가는, 바람도 쉬어 가는
우두령(720m) & 부항령(660m) / “포도, 한 상자에 얼마씩 받았어?”
덕산재(640m) / 시골 점방에 빵이 없는 이유
DAY 9. 세상에 뭐 이런 데가 있어!
소사고개(670m) / 꿈속을 비틀거리며 달리는 마라토너처럼
오두재(900m) / 세상에 뭐 이런 데가 있어!
수령(930m) / 빼재, 신풍령, 수령, 고개 하나에 이름이 셋
육십령(734m) / “일 안하고 왜 맨날 자전거만 타!”
무룡고개(926m) / 주논개를 아십니까?
복성이재(550m) & 여원재(480m) / 목숨으로 바꾼 새 세상의 꿈
정령치(1,172m) / 지리산에 포효하는 정장군의 호령 소리
성삼재(1,090m) / “허벅지 좀 만져 봐도 돼요?”
글을 마치며
저자소개
책속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나 자신이 아닌 다른 것들과 소통하는 것도 좋았다. 백두대간 투어는 철저하게 혼자의 시간이었지만 역설적으로 자연, 그리고 세상과 풍부하게 교감을 나눈 시간이었다. 새벽에 피톤치드 가득한 공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켜던 그 느낌, 해 뜨기 전 점점 붉어지는 동녘 하늘을 바라볼 때 밀려들던 충일감, 세상의 모든 별들이 머리 위에서 쏟아질 듯 반짝이던 산간 마을의 밤하늘, 시골 마을 어느 농가에서 함께 깨를 털던 노부부의 다정한 모습은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돈 주고 살 수 없는 경험이 있다더니 이번 여행이 바로 그런 것이었다.」
「목우재를 거쳐 한계령을 향해 달린다. 옛날에는 오색령으로 불렸다는 한계령은 차들로 북새통이다. 여름휴가 막바지라 피서 차량들이 끝도 없이 내려온다. 자전거가 언덕을 오를 때 차선을 넓게 쓰며 지그재그로 주행해야 힘이 덜 드는 법인데, 오늘처럼 차량 통행이 많은 날은 S자 신공을 쓰기가 어렵다. 헤어핀을 돌아 내려오는 차들과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도로 가장자리에서 직선을 그리며 올라가자니 허벅지가 딱딱해진다. 안장에서 일어나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체중을 실어 페달을 밟는다. 자전거도 흔들흔들 좌우로 리듬을 타면서 춤을 춘다. 그때 한계령을 내려가던 자동차의 창문이 스르르 열리며 차창 밖으로 치켜세운 엄지손가락이 삐죽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름 모를 운전자의 응원에서 라이더가 힘을 얻는 순간이다.」
「강원도의 높은 산들은 밑에서 올려다보면 허리에 흰 광목을 겹겹이 두른 듯 안개 자욱한 모습이 자못 장관이다. 진고개 역시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날씨가 신비롭게 변한다. 안개구름이 이리저리 바람에 떠밀려 다니는지 시야가 맑았다가 어슴푸레해지기를 몇 차례 반복하더니 헤어핀을 돌아가자 갑자기 온통 잿빛 세상으로 변한다. 회색 일색의 풍경 속에서 고갯길 양쪽으로 드넓게 펼쳐진 고랭지 배추밭의 촉촉이 젖은 배추들만이 싱그러운 푸름의 빛을 잃지 않고 있다. 나는 사진을 찍을 때도 시간을 아끼기 위해 주로 안장에서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편이다. 업힐 도중에 사진을 찍기 위해 클릿(cleat)을 빼는 일은 더더욱 드문데, 지금이 그 드문 예외적 상황이다. 광활한 고랭지 배추밭의 신선한 감동을 그대로 렌즈에 담아내기 위해서 자전거에서 내리는 수고를 감수한다. 오늘 진고개의 고랭지 배추밭은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