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인문계열 > 종교학
· ISBN : 9788964478240
· 쪽수 : 520쪽
· 출판일 : 2022-09-15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부 ╻ 인간, 복음, 예수
1장_ 인간 예수의 자화상과 그 신학적 함의
2장_ 예수의 여행 경로와 그 동양 신학적 함의
3장_ ‘그리스도의 죄수’
4장_ ‘속사람’의 신학적 인간학과 대안적 인성 계발
5장_ 예수와 바울의 ‘복음’과 그 맥락들
2부 ╻ 감정, 상처, 치유
1장_ 고대 히브리 사상과 헬레니즘에 비추어 본 ‘감정’의 세계
2장_ 예수의 감정 표현에 나타난 신학적 인간론
3장_ 바울의 감정 표현에 나타난 심리 조율과 심리 치유의 수사학
4장_ 생성기 기독교의 ‘부활’ 신앙 모티프와 그 전개 과정
5장_ 마음 또는 천태만상의 광활한 내면세계
3부 ╻ 욕망, 향유, 극기
1장_ 먹고 마시는 일상적 향유와 예수의 신학적 지향
2장_ 나드 향유(香油)의 신체적 체험과 죽어가는 몸의 향유(享有)
3장_ ‘향유’와 ‘극기’의 대립 구도에 비추어 본 신앙적 경건의 좌표
4장_ 사후 낙원의 물질적 향유 이미지와 그 신학적 의의
5장_ ‘사탄에게 넘겨줌’의 의미와 초기 기독교의 저주 의식
참고문헌
찾아보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예수가 그러한 기본적인 인간 욕망에 정직하게 반응했다는 점에서 그는 가령 강인한 금욕주의자였던 세례자 요한과 상당히 달랐다. 인간에게 일상의 향유를 선사하는 먹고 마시는 욕망에 충실하게 응하고 잔치 지향적 삶의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추구한 그에게 항간의 소문 가운데 “먹을 것을 탐하고 술 취한 자,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라는 별명이 널리 퍼진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럽고 당연한 귀결이었다. 예수에게 이러한 특별한 꼬리표를 붙인 소문은 아마도 애당초 적대자들이 악한 의도로 초래한 우발적인 해프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꼬리표는 인간 예수의 진면목을 회화적으로 묘사한 매우 생동감 넘치는 자화상으로 치환해도 무방할 듯하다. 부정적으로 보면 그의 이미지를 이와 같이 찍어낸 것은 자신을 의롭고 경건하며 정결한 자로 간주하면서 모든 다른 외인들을 배타적으로 적대한 자칭 ‘정상적인’ 유대인 집단에 대해 불만의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재조명해보면 이는 인간 이하로 취급받던 사람들에 대한 예수의 열린 마음과 인간적인 연민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초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극적인 이미지 속에 예수의 양면적인 생활 스타일이 합류하는데, 이로써 그는 당대 종교적 관습 속에 만연했던 성과 속의 이분적인 관념을 돌파해나간 것이다.
_1부 1장 “인간 예수의 자화상과 그 신학적 함의” 중에서
야훼 하나님의 특징적 감정으로 질투를 조명할 때 우리는 거기서 그가 자기 백성을 향해 표출하는 열정의 한 양식을 발견한다. 자기 백성들이 창조의 목적과 어긋나게 나갈 때, 구원의 언약과 걸맞지 않게 행할 때, 하나님은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질투를 격발하는 패턴을 드러낸다. 다시 말해 열정으로서의 질투는 하나님이 그의 사랑의 대상을 향해 사랑을 후회하지 않기 위한 배수진의 감정이라는 것이다. 그 질투는 많은 경우 ‘진노’라는 또 다른 감정으로 변용되어 표현된다. 야훼의 질투를 눈치채지 못하는 그의 백성들이 노골적으로 그 신을 외면하고 다른 신을 사귀며 그 신상을 만들어 경배할 때 그 질투는 즉각 징벌을 위한 진노로 돌변한다. 물론 이러한 감정이 파괴적인 형태로 폭발하기 전, 하나님은 그의 백성에게 매우 관대하고 오래 참으시는 신으로 묘사되곤 한다. 하지만 그 신적 인내에도 한계가 있고, 인내하지 말아야 하는 지극히 위험한 정황이란 게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은 질투로써 자신의 순정한 사랑을 열정적으로 드러내는 것이고, 이것이 제대로 그의 백성들에게 소통되지 않을 경우, 진노를 격발함으로써 자신의 백성들이 겪는 수난을 통해 그 스스로 수난받기를 자청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질투-열정-수난의 감정신학적 연결고리는 헬라어ζήλος에 내포된 ‘질투/열정’의 쌍생 개념에서 확인되고,18 라틴어 passo에서 ‘열정/수난’의 또 다른 공유적 맥락을 엿볼 수 있다.
_2부 1장 「고대 히브리 사상과 헬레니즘에 비추어 본 ‘감정’의 세계」 중에서
“사탄에게 넘겨준다”는 말의 의미에 관한 학자들의 대체적 추론은 공동체로부터 쫓아내는 ‘출교’ 처분을 에둘러 가리킨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고린도전서 5장에서 바울은 자기 아비의 아내, 즉 의붓어미와 동침하는 사람의 음행에 대해 “그 일 행한 자를 너희 중에서 물리치지 아니하였느냐”(고전 5:2) “외인들은 하나님이 판단하시려니와 이 악한 사람은 너희 중에서 내어쫓으라”(고전 5:13)고 강력하게 명령하는 것으로 미루어 본문의 이면에 깔린 상황이 출교와 무관하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런 자를 사탄에게 내어줌으로써 바울이 기대한 결과는 “(그 사람의) 육신은 멸하고 영은 주 예수의 날에 구원 얻게 하려 함이라”(고전 5:5)는 것이다. 이 표현은 꽤 흥미롭고도 모호한 상황을 연출한다. 사탄에게 내어줌을 당한 욥은 생명은 멸절되지는 않았지만, 극단의 고통스러운 시련을 겪었다.
_3부 5장 「‘사탄에게 넘겨줌’의 의미와 초기 기독교의 저주 의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