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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초등 한국사
· ISBN : 9788964964057
· 쪽수 : 172쪽
· 출판일 : 2019-07-16
책 소개
목차
마재의 봄
돌아온 참게
형제의 시간은 깊이 흐르고
빛을 모아 그린 초상화
새로운 학문에 눈을 뜨고
백성이 주인인 나라
불효자가 되어
멀고 먼 만백성의 나라
지극한 사랑
마재의 강은 변함이 없고
어두운 그림자
율정의 이별
소의 귀를 닮은 섬 우이도
검은 바다 흑산도
끝내 보지 못한 세상
깊이 보는 역사 - 실학 이야기
작가의 말
참고한 책
리뷰
책속에서

‘학초야, 내 아들 학초야…….’
어린 아들의 울음 섞인 인사를 가슴에 담은 채 걷고 또 걸었다.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뒤따라오는 약용을 살피고 싶지만 눈이 마주치면 그 자리에 주저앉을 것 같았다. 그렇게 주저앉으면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게 뻔했다. 뒤돌아보지 않아도 거기 있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걸음을 옮겼다.
한양을 떠난 지 스무 날 즈음, 밤이 이슥해서야 율정리 주막에 이르렀다. 날이 밝으면 약용은 강진으로, 약전은 흑산도로 가야 했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요? 형님, 다시 뵈올 때까지 몸 성히 계셔야 합니다. 유배가 풀리면 제가 모시러 가겠습니다.”
약용은 여태 잘 참던 눈물을 기어이 터뜨리고 말았다. 동짓달 샛별이 유난히 밝은 밤이었다
봄바람이 나긋나긋 불었다. 하루가 다르게 잎사귀들이 무성해졌다. 약용은 종이를 꺼내 편지를 써 내려갔다.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형제봉에 올라 형님 계신 바다를 바라봅니다. 저 바다 위를 나는 새가 부럽습니다. 바다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가 부럽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만날 수 있을까요…….”
떨어진 눈물에 글씨가 번졌다. 약용은 눈물을 훔치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무심히 흘러가는 구름이라도 쫓아가고 싶었다. 대비 김씨가 죽고 유배가 풀리길 기대했지만 소식이 강진에 도착하기도 전에 번번이 없던 일이 되어 버렸다. 그리움은 더 깊은 우물이 되었다. 깊은 우물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오직 한 가지뿐이었다. 약용은 더 열심히 글을 쓰고 책을 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