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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65132967
· 쪽수 : 212쪽
책 소개
목차
1. 초능력 팬티
2. 똑똑해지는 아이스크림
3. 행운의 입술
4. 화장실 유령의 비밀
5. 하늘을 나는 거짓말
6. 등대를 지켜라
7. 소똥 커스터드
8. 셔츠도 없이
리뷰
책속에서
나는 열한 시가 되기를 기다렸다가 집을 몰래 빠져나왔다. 그리고 지렛대와 모래가 담긴 양동이, 손전등, 나사 절단기를 챙겨 아이스크림 트럭을 세워 놓은 곳으로 갔다.
아이스크림 트럭 근처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지렛대로 문을 열고 손전등으로 안을 비춰 보았다. 트럭 안에는 아이스크림 통이 줄줄이 늘어서 있었다. 사과, 바나나, 체리, 망고, 블랙베리, 수박 등 50가지가 넘는 아이스크림이 가득했다.
맨 구석에는 자물쇠를 채운 아이스크림 통 네 개가 보였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예상했던 대로 특별한 아이스크림이었다. 아이스크림 통 뚜껑에는 각각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기운을 북돋워 주는 ‘행복 아이스크림’
긴 코를 위한 ‘코 아이스크림’
여드름을 없애 주는 ‘여드름 아이스크림’
잘난 체하는 인간들을 위한 ‘똑똑해지는 아이스크림’
드디어 비밀이 밝혀졌다. 교활한 제롬 데이디언은 이 ‘똑똑해지는 아이스크림’을 먹었던 것이다. 그래서 백 점 만점을 받은 것이다. 그럼 그렇지, 제롬 데이디언이 나만큼 똑똑할 리가 없다. (…)
나는 ‘똑똑해지는 아이스크림’을 쳐다보았다. 먹는다고 손해 볼 리는 없으니 조금만 먹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미 똑똑해질 만큼 똑똑해져서 굳이 먹을 필요는 없지만, 어쨌든 한번 시도해 보기로 했다. 나는 아이스크림을 한술 떠서 입에 넣었다. 한 번 먹기 시작하니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정말 맛있었다. 최고였다. (…)
아루가 지나따. 기부니 쫌 이상해져따.
나는 별루 안 똑똑한 거 가따. 도하기가 안 된다. 일 도하기 이른? 머더라? 삼? 사
- '똑똑해지는 아이스크림' 중
나는 위를 올려다봤다가 심장이 멈출 뻔했다. 얼굴 하나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노인의 얼굴이었다. 턱수염을 기르고 모자를 쓴 노인이 얼굴을 들이밀고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게다가 달빛이 그 얼굴을 그대로 관통했다. 얼굴 너머 반대편이 훤히 보였다.
나는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 그 노인이 문 반대편에 있어서 꼼짝없이 갇힌 것이다.
나는 냅다 소리치기 시작했다.
“플로 고모! 플로 고모! 구해 주세요! 구해 주세요! 유령이에요!”
노인의 얼굴이 깜짝 놀라더니 사라졌다. 나는 잠시도 지체하지 않고 문을 발로 차서 연 뒤 쏜살같이 튀어나왔다. 그러나 그대로 땅에 철퍼덕 넘어지고 말았다. 바지를 올리지 않은 것이었다.
일어나서 주섬주섬 바지를 올리고 나니 유령은 사라지고 없었다. 나는 플로 고모를 소리쳐 부르며 마당을 질주했다.
플로 고모는 내 말을 믿지 않았다. 고모는 내가 진짜로 겁에 질려 있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유령 따위는 없다고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유령은 없어. 내가 60년 동안 그 두니를 썼는데 유령을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단다.”
나는 고모를 안심시키려고 웃음을 지었다. 입이 잘 움직이지 않았지만 어쨌든 겨우 웃기는 했다. 플로 고모는 마주 웃지 않았다. 시선은 나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고모가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더니 소리쳤다.
“밥, 네 이가 하나 없어! 이가 하나 없어졌구나!”
나는 손을 입으로 가져갔다. 앞니 하나가 없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대강 짐작이 갔다. 아까 두니에서 겁에 질려 덜덜 떨다 윗니와 아랫니가 너무 심하게 부딪혀서 부러지고 만 것이다. 다 두니의 유령 탓이다. 유령 때문에 내가 미쳐 가고 있었다.
- '화장실 유령의 비밀' 중
마커스가 입을 열었다.
“자, 내 고민이 뭔지 얘기하면 되나요?”
할멈이 대답했다.
“아니. 내가 얘기할 테니 너는 가만히 듣기만 해.”
그래서 마커스는 입을 다물고 기다렸다. 할멈이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
“너는 한 번도 여자아이와 키스를 해 본 적이 없어. 시도는 여러 차례 했지. 그렇지만 항상 거절당했어. 여자아이들은 네가 이기적이고 잘난 체한다고 생각해. 네가 다른 사람들을 무시한다고 생각하고. 너랑 데이트를 한 여자아이들이 몇 명 있긴 하지만, 데이트가 끝나고 집까지 데려다 주면 문 앞에서 고맙다는 인사만 하고 집 안으로 쏙 들어가 버리지.” (…)
할멈은 방으로 돌아와 작은 튜브를 내밀며 말했다.
“받아라. 이게 네 문제를 해결해 줄 거야. 이거면 충분할 거다.”
마커스는 튜브를 받아 들고 살폈다. 금빛 용기에 든 립스틱이었다.
마커스가 말했다.
“저 립스틱 안 발라요. 제가 정신 나간 아이인 줄 아세요?”
마커스는 벌떡 일어나 소파에서 뛰어내렸다.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그리고 할멈이 환불을 해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할멈이 쌀쌀맞게 말했다.
“앉아서 내 말을 들어. 이걸 입술에 바르면 얼마든지 키스를 할 수가 있어. 투명 립스틱이라 눈에 띄지도 않아. 그렇지만 효과는 굉장해. 여자에게는 반드시 먹히지. 이걸 바르자마자 가장 가까이에 있는 여자가 너에게 키스를 해 줄 거다. (…)
할멈은 문을 닫기 전에 한 가지 주의 사항을 일러 주었다.
“립스틱은 한 사람당 한 번만 효과가 있다. 키스는 여자아이 한 명당 한 번밖에 받을 수 없어. 잊지 마라.”
- '행운의 입술'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