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낙서 사건

새로운 시작 ---12
우리 동네 도서관 ---22
친구들과 함께 ---39
누가 낙서한 거야 ---54
낙서범은 누구? ---69
낙서의 의미 ---89
열쇠는 91 895 55 895 ---101
운동장 백일장 ---114
보이는 게 다가 아니야 ---126
낙서범과 함께 ---138

“신난다. 나중에 친구들 데려와도 돼? 우재랑 진주도 엄청 궁금해하거든.”
“그럼. 언제든지.”
엄마도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재봉틀 주위를 꼼꼼히 닦기 시작했다. 오래된 까만 재봉틀은 낡은 빛이 번들거렸다. 은수 눈에는 기운이 쇠한 늙은 코끼리마냥 처져 보였다.
“가게도 열었는데 이제 새것 사면 좋겠다.” 은수가 아쉬운 듯 말했다.
“어머, 얘는. 아직 사용하는 데 전혀 문제없어. 난 익숙하고 너무 편한걸. 고장 날 때까지는 계속 이 재봉틀을 쓸 거야. 정든 게 최고야.”

우재가 도서관 뒤편을 가리키며 말했다. 은수가 눈을 가늘게 떠 보니 바람에 흔들리는 숲의 잎사귀들이 거대한 투명 가운을 입은 채로 떼춤을 추는 것 같았다. 밤에 보았다면 으스스할 것 같은 움직임이었다.
“좀 오싹하네.”
우재가 안경을 슬쩍 추어올리며 목소리를 깔았다.
“사실은 우리 동네 도서관 자리가 도깨비 무덤이 있던 곳이었대. 개발되면서 도깨비들이 깨숲으로 도망가서 살고 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