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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66350469
· 쪽수 : 79쪽
· 출판일 : 2016-04-15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가전제품 수리점이 몇 시부터지, 엄마?”
내가 그렇게 말한 바로 그때, 천천히 텔레비전 화면에 눈과 코와 입이 스륵스륵 떠올랐다.
그러더니 무서운 도사 할아버지 같은 눈으로 텔레비전이 이쪽을 노려보며 이렇게 말했다.
“텔레비전, 안 망가졌거든.”
“아, 깜짝! 뭐야, 이 녀석.”
“이 녀석이라니, 겐이치. 내 이름은 텔레뚜비의 파란돌이. 봐, 내 눈동자가 파랗잖아.”
아닌 게 아니라, 빛이 나올 것처럼 눈동자 색깔이 파랬다.
텔레비전이 하는 말을 듣고 아빠가 히죽 웃더니, 바로 말을 받았다.
“아하! 그렇군그래. 텔레토비가 아니라 텔레뚜비, 보라돌이가 아니라 파란돌이. 허허허, 요거 썩 괜찮은 녀석인걸.”
아빠는 재치 있는 말장난만 하면 무조건 괜찮은 녀석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무서워 보였던 파란돌이 눈이 갑자기 축 처지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변했다.
그러고는 파란돌이가 슝, 슝, 두 다리를 뻗어 뚜벅뚜벅 걸어오더니 내 손을 잡고 흔들었다.
“그나저나 겐이치, 넌 어째 금세 알았대?”
엄마 말에 내가 샐샐 웃었다.
“에이, 엄마. 그건 애들이 꾀병 부릴 때 쓰는 말이잖아.”
“하긴. 근데 텔레비전이 애도 아니고 웬 꾀병!”
하더니, 엄마가 꼭 벌레라도 씹은 표정으로 파란돌이를 째려봤다.
“네, 그렇습니다. 저, 꾀병부리는 거 맞습니다. 꾀병을 부려서라도 오늘 하루 휴가를 얻고 싶어서요, 어머니. 저도 좀 쉬고 싶다고요. 그러니 오늘 하루만 땡땡이 좀 치겠습니다.”
파란돌이가 너무나 당당하게 말하는 바람에 다들 입을 딱 벌린 채 할 말을 잊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