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66807154
· 쪽수 : 238쪽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이름 모를 꽃
토토와 휘파람새
산새들이 만든 이불
가위바위보
베트콩의 첫사랑
약속
뱃고동 소리
워낭 소리
형사 연습
짜장면
종소리
해설
류근원은
김현숙은
책속에서
‘아, 노을 할머니. 이젠 노을을 바라보지 않아도 돼요. 아저씨가 왔어요. 종이 울면 안 되는데….’
그때였습니다. 소망원 종탑에서 종소리가 무겁게 날아오는 것이었습니다.
“댕 댕 댕 댕.”
-'종소리' 중에서
언제 왔는지 녀석이 옆에 앉으며 내 손을 잡아 쥐었다.
“아까 보았지? 우리 아버지도 환경미화원이셔. 벌써 1년이 넘었어. 아버지가 환경미화원임을 알았을 때, 나도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 그렇지만 아버지가 자랑스러워지기 시작하더라구. 우리 가족을 위해 힘든 일을 마다 않는 아버지. 아버지도 처음엔 너무 힘들어하셨어. 너의 아버지처럼 모자 깊숙이 눌러쓰고 앞을 제대로 바라보질 못하셨어.”
“….”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활짝 웃으시더라구. 아버지가 하는 일이 지구의 한 모퉁이를 깨끗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말이야. 나도 처음엔 많이 힘들었어. 너도 그럴 거야. 하지만 빨리 벗어나는 게 좋아. 나 먼저 간다.”
“야, 어떻게 하면 빨리 벗어날 수 있는데?”
“아버지, 아버지, 아버질 수없이 불러 봐.”
사라지는 녀석의 다리엔 힘이 실려 있었다.
‘아버질 수없이 불러 보라구? 아버지, 아버지….’
아파트가 저만치 보일 때까지 나는 아버지를 얼마나 불렀는지 모른다. 이제 얼마 후면 시치미를 뚝 떼며 들어오실 아버지. 아버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그보다 먼저 어머니의 얼굴은 또 어떻게 대해야 할지…. 현관 앞에서 나는 자꾸자꾸 망설였다.
‘그래, 난 꼬마 형사다. 형사는 알고 있어도 모르는 체 시치미를 뚝 뗄 때도 있다.’
-'형사 연습'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