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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언어문화

러시아 언어문화

정정원 (지은이)
한국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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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언어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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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러시아 언어문화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어문학계열 > 문학일반
· ISBN : 9788968170669
· 쪽수 : 510쪽
· 출판일 : 2013-09-30

책 소개

총 20개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테마는 본문의 내용과 관련된 제명으로 시작하여 관련연구목록과 토론과제로 끝난다. 이 책의 테마는 크게 러시아 문화, 러시아어, 언어와 문화의 세 범주로 묶을 수 있다.

목차

테마 1 언어와 문화
1.1. 문화
1.2. 문화언어학

테마 2 러시아 지리와 역사
2.1. 러시아 지리
2.2. 러시아 역사와 언어

테마 3 러시아 종교와 미신
3.1. 러시아 종교
3.2. 러시아 문화의 한 부분으로서의 미신
3.3. 러시아 미신과 터부

테마 4 러시아어 개관
4.1. 슬라브어와 러시아어
4.2. ‘슬라브’와 ‘러시아’의 기원
4.3. 러시아어 문자

테마 5 러시아어 성과 문화
5.1. 사회학적 접근 - 여성의 언어, 남성의 언어
5.2. 문법적 접근 - 남성, 여성, 중성
5.3. 러시아어 문법적 성과 생물학적 성의 불일치

테마 6 러시아어 격과 어순
6.1. 러시아어 격
6.2. 러시아어 어순

테마 7 러시아어 상과 시점
7.1. 시제와 상
7.2. 문법적 상과 어휘적 상
7.3. 러시아어 동사 상 범주

테마 8 러시아어 무주어문과 세계관
8.1. 부정인칭문
8.2. 일반인칭문
8.3. 무인칭문
8.4. 무주어문과 수동문

테마 9 러시아어 이름, 명칭, 호칭
9.1. 러시아어 이름
9.2. 러시아어 호칭과 호명
9.3. 러시아어의 명칭 - ‘친구’의 경우

테마 10 언어와 색
10.1. 기본색
10.2. 색의 이름 - ‘파랑’의 경우
10.3. 색의 상징
10.4. 러시아어의 기본색과 관용 표현

테마 11 언어와 시간
11.1. 시간의 인식
11.2. 러시아어 시간 단위
11.3. 러시아인의 시간관념

테마 12 언어와 공간
12.1. 시간과 공간
12.2. 왼쪽과 오른쪽
12.3. 동서남북
12.4. 러시아의 공간

테마 13 언어와 감정
13.1. 감정과 언어
13.2. 온라인상의 감정 표현 이모티콘
13.3. 언어에 따른 감정 표현 차이
13.4. 일차적 감정 어휘
13.5. 문화적 감정 어휘

테마 14 신체언어와 문화
14.1. 포즈와 제스처
14.2. 대화 거리
14.3. 신체 부위를 지시하는 러시아어 어휘

테마 15 언어와 웃음
15.1. 러시아인의 웃음
15.2. 표정 웃음과 소리 웃음
15.3. 웃음과 문화
15.4. 러시아 일화

테마 16 언어들의 언어: 표준어
16.1. 문학어, 문어, 표준어
16.2. 러시아어 표준어의 성립
16.3. 러시아 지역 방언

테마 17 언어 안의 언어: 문체
17.1. 통시적 관점
17.2. 공시적 관점

테마 18 언어 밖의 언어: 비속어와 욕설
18.1. 현대러시아사회에서 비속어와 욕설
18.2. 욕설의 기능
18.3. 욕설과 문화
18.4. 러시아어 욕설

테마 19 형상적인 언어: 상징, 비유, 은유
19.1. 상징
19.2. 비유
19.3. 은유

테마 20 러시아어와 문화
20.1. 러시아인의 의식 구조와 문화적 변인
20.2. 의사소통에서 나타나는 러시아인의 특성
20.3. 러시아어의 특성

· 참고 문헌

저자소개

정정원 (지은이)    정보 더보기
연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모스크바국립대학교 이론응용언어학과에서 박사후과정을 마쳤다. 현재 연세대학교, 충북대학교, 경상대학교, 성균관대학교 등에 출강 중이다. 러시아어 의미론, 화용론, 문화언어학, 슬라브어 비교언어학 등에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이며, 석박사 학위를 받은 전공 분야는 러시아 언어학이지만, 슬라브어 비교 연구 및 슬라브 문학 작품에도 관심이 많다. 대학원 석박사과정에서 제2슬라브어로 폴란드어, 제3슬라브어로 체코어, 제4슬라브어로 불가리아어를 2∼3학기씩 수강했으며, 바르샤바에서 폴란드어 인텐시브 코스를 수료한 바 있다. 역서로는 스와보미르 므로제크의 ≪코끼리≫(지식을만드는지식)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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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테마 1 언어와 문화
Having discovered the world through language,
I have over long time taken language for the world.
- Jean-Paul Sartre


1.1. 문화
최근 한국사회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단어 중 하나가 아마 ‘문화’일 것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실용적인 강좌에서부터 대학에서 개설하는 교양 및 전공과목이나, 자치 단체나 국가에서 지원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나 연구소까지 거의 모든 부분에 ‘문화’라는 단어가 침투해 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문화행정, 문화정체성, 문화산업, 문화마케팅, 문화 바우처, 지방문화 축제, 문화콘텐츠산업, 문화재단, 문화센터, 인쇄문화, 출판문화, 음주문화, 독서문화, 음식문화, 조직문화, 결혼문화, 정치문화, 기업문화, 게임문화 등 매우 다양한 표현들이 ‘문화’라는 단어와 결합하여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적인 문맥뿐 아니라 정부단체나 공식행사 등 지극히 공적인 문맥에서 사용되어도 ‘문화’라는 단어는 어딘지 모르게 비공식적, 일상적으로 느껴지며, 이것을 포함하는 과목이나, 단체, 행사, 프로젝트는 좀 더 가볍고, 친근하고, 접근이 용이한 듯이 느껴진다. 또한 문화는 물질주의, 성과주의, 목적지향주의, 결과우선주의를 통해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각박한 현대인의 생활에 좀 더 여유 있고, 좀 더 헐겁고, 좀 더 부드럽고, 좀 더 편안하고, 좀 더 인간적인 느낌을, 그리고 동시에 좀 더 고급스럽고, 좀 더 품격 있고, 좀 더 고상하며, 좀 더 고양되고, 좀 더 정제된 듯한 느낌을 부여한다.
‘문화’라는 단어를 통해 전달되는 이러한 느낌들은 문화 자체가 가진 깊이와 폭에서 기인하는 듯하다. 문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루어진 작은 시행착오와 역사적 편린들이 축적되고 숙성되어 나타나는, 측정할 수 없이 깊은 내재적 정신 가치를 가지고 있다. 또한 문화라는 개념 자체가 여러 차원의 대상을 지시하기 때문에, 어떤 문맥에서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가지고 있으며, 그 다양한 해석가능성으로 인해 틀에 박히지 않은 자유로운 연상을 가능하게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우리가 다양한 분야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단어인 ‘문화’란 과연 무엇인가? ‘문화’라는 단어가 일상에서 자주 사용되는 만큼 그 의미 또한 매우 폭넓게 이해된다. 한국어 백과사전과 국어사전에서 찾은 문화에 대한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백과사전1
사회 구성원에 의해 공유되는 지식·신념·행위의 총체. 도구의 사용과 더불어 인류의 고유한 특성으로 간주된다. 문화를 구성하는 요소에는 언어·관념 ·신앙·관습·규범·제도·기술·예술·의례 등이 있다. 문화의 존재와 활용은 인간 고유의 능력, 즉 상징적 사고(언어의 상징화)의 능력에서 기인한다… (중략) …
2) 인터넷국어사전2
1.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이상을 실현하고자 사회 구성원에 의하여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 양식이나 생활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하여 낸 물질적ㆍ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이르는 말. 의식주를 비롯하여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따위를 모두 포함한다.
2. 권력이나 형벌보다는 문덕(文德)으로 백성을 가르쳐 인도하는 일.
3. 학문을 통하여 사람들의 인지(人智)가 깨어 밝게 되는 것.
3) 연세한국어사전
1. 한 사회의 예술, 문학, 도덕, 종교 따위의 정신적 활동의 전통
2. 정신적 가치와 아름다움에 관계되는 사회적 분야나 활동: 가을엔 여러 가지 문화 행사가 많다.
3. 어떤 분야에 전체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적인 흐름이나 일반적인 경향: 인쇄 문화, 언어문화…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문화’라는 한국어 어휘는 이와 같이 특정 사회의 구성원이 공유하는 사고방식, 행동방식, 관습, 규칙 등을 일컫거나(예, 한국의 문화, 현대문화 등), 특정한 분야에서 나타나는 일정한 경향이나 흐름을 가리키거나(예, 언어문화, 인터넷문화, 음주문화, 공연문화 등), 발달된 지식과 행동양식을 나타내기도 하고(예, 문화민족, 문화인, 문화시민 등), 음악, 미술, 공연 등 예술 활동을 지시하는(예, 문화 살롱, 문화계 인사, 문화행사, 문화생활 등) 협의의 단어로 특화되어 이해되기도 한다.
한편, 러시아어에서 문화를 의미하는 культура라는 단어는 다음과 같은 사전상(БТС)의 정의를 특징으로 한다.

1. Совокупность достижений человеческого общества в производственной, общественной и духовной жизни(산업, 사회, 정신적인 삶에서 인간이 이루어놓은 것의 총체): ex) Духовная культура(정신문화), история культуры(문화사)
2. Общность археологических памятников определённой эпохи в развитии первобытного общества(원시 사회 발전의 특정 시기의 고고학적 기념비들의 총체): ex) Культура древнего Эгипта(고대이집트 문화 / 문명)
3. Сфера человеческой деятельности, связанная с областью искусства, просветительской деятельностью и т.п. (예술분야, 계몽 활동과 관련된 인간 활동 영역): ex) Дом культуры(문화의 집), Дворец культуры(문화 궁전)
4. Высокий уровень развития какой-л. сферы человеческой деятельности или условий его жизни(인간의 활동 영역이나 생활 조건의 높은 발전 정도): ex) Культура быта(생활 문화), Культура труда(노동 문화), культура речи(언어문화)
5. Просвещённость, образованность, начитанность(교양): ex) Повышать свою культуру(자신의 교양을 높이다)
6. Разведение, выращивание какого-л. растения; культивирование(식물의 재배): ex) Культура риса(쌀의 재배)
7. Виды, разновидности разводимых, культивируемых растений(재배되는 식물의 유형): ex) Зерновые культуры(곡식류)
8. Микроорганизмы, выращенные в лабораторных условиях в какой-л. питательной среде(실험실에서 배양된 미생물): ex) культура холерного вибриона(콜레라균)

러시아어 культура의 사전적 기술을 이에 상응하는 한국어 ‘문화’의 의미와 비교해 보면, 러시아어 культура의 의미 목록에는 한국어 ‘문화’에 없는 식물 및 미생물이나 그것의 재배의 의미가 추가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많은 인도유럽어가 공유하는, культура의 어원과 관련되어 있다.
러시아어에 культура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로 알려져 있다. 이 단어는 프랑스어 culture 또는 독일어 Kultur가 변형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하게 어떤 언어를 통해 러시아어로 들어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이것이 어떤 경로를 통해 러시아어에 유입되었던 간에, 프랑스어 culture, 독일어 Kultur, 러시아어 культура 모두 그 근원을 추적해보면 공통적으로 인도유럽어 어간에 뿌리를 두고 있다.
러시아어 культура는 상응하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단어들과 마찬가지로, ‘밭을 갈다, 경작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라틴어 동사 col?, colere에서 파생되었다. 이것이 공통슬라브어에서 어근 *k?el3(돌다, 돌아가다)로 변형되어, 러시아어에서는 культура뿐 아니라, колонна(기둥), колесо(바퀴), коляска(마차, 유모차), около(근처) 등의 어휘로 발전되었다(Улуханов 1996:4-5).
통시적 측면에서 보았을 때, культура는 유사한 형태의 어간을 가진 다른 러시아어 단어들과도 밀접한 의미적 연관을 맺고 있다. 우선 культура와 культ의 형태적 연관성에서 그 의미 파생 관계를 추론해볼 수 있다. 즉 культура라는 개념은 “경작” → “땅을 돌보는 일” → “돌보는 일 전반” → “숭배 자체” → “신에 대한 숭배”와 같은 의미 변화 과정을 거쳐 культ라는 새로운 단어로 탄생되었을 것이다. 한편 현대어에서는 культура와 의미적으로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колония(식민지), клоун(광대)도 культура에서부터 의미 파생 과정을 거쳤다고 추정할 수 있는데, колония는 “경작” → “경작된 땅” → “식민지, 이민자 거주 지역”의 의미사슬에 의해서 파생되고, клоун은 колония에서 시작하여, “경작된 땅” → “시골에 사는 사람” → “시골사람” → “웃기는 사람” → “광대”로 의미변이를 거쳤을 것으로 추정된다(Улуханов 1996:3-5).
이와 같이 러시아어 культура는 언뜻 문화와 관계없는 듯 보이는 단어들과도 어원적 연관성을 갖는다. 이는 어원적으로 ‘경작’과 연관을 맺고 있는 러시아어 культура가 통시적으로 ‘경작’의 의소와 관련된 여러 단어와 의미적 파생관계에 놓이게 되었는데, 파생을 여러 단계 거치면서 의미가 많이 변형되어, 공시적으로 보았을 때는 서로서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쉽게 연상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어 ‘문화’의 내적 형식(внутренняя форма / inner form)을 엿볼 수 있는 한자어 文化는 글을 의미하는 文과 변화를 의미하는 化로 이루어져 있다. 한자어의 의미구조만으로 보았을 때 ‘문화’는 글이 없는 상태에서 글이 있는 상태로의 전환을 가리킨다. 앞에서 살펴본 ‘문화’의 한국어 사전 정의에, 러시아어 사전에는 없는 “권력이나 형벌보다는 문덕으로 백성을 가르쳐 인도하는 일”, “학문을 통하여 사람들의 인지가 깨어 밝게 되는 것”과 같은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것도 한국어 단어 ‘문화’의 내적 형식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어 ‘문화’에 포함된 “발전적 변화”의 의미는 러시아어 куль-тура의 어원에서도 드러난다. 러시아어를 비롯한 인도유럽어에서 문화를 지시하는 단어의 어원에서도 원시 수렵과 채집으로부터 농경으로의 전환, 즉 경제활동의 발전적 변화 의미가 전제되어 있다. 보다 발전된 형태의 안정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해진 시점에서 인간은 본격적으로 문화의 기틀을 다질 수 있었을 것이며, 이러한 추론에 따르면 문화를 지시하는 인도유럽어가 경작의 의미에서 파생된 것도 논리적인 근거를 갖게 된다. 이에 따라 러시아어 культура의 어원 또한 한국어 ‘문화’와 마찬가지로 전환된 새로운 패러다임을 지시함을 유추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문화’와 культура에는 기록 이전 선사시대에서 기록 이후 역사시대로, 수렵적 노마드에서 농경적 정착인으로, 방임적 자연에서 조작적 인공으로의 전환의 개념, 즉 발전되고, 고양되고, 가공되고, 정제된 상태로의 전환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한국어에서건 러시아어에서건 문화는 태초부터 존재하였던 인류 보편의 자연적 산물이 아니라,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발전되고 계승된 특수한 인공적 유산이다. 따라서 모든 인류가 문화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전 인류가 공통의 문화를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인 인간이 속해 있는 크고 작은 집단 각각이 자기만의 독특하고 차별화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에 문화에 대한 연구는 그것을 보유한 개별적인 집단에 대한 연구이며, 그 개별적 집단 안의 개별적 인간에 대한 연구임과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그러한 개별성이 축적되어 드러나는 보편화되고 일반화된 인간 자체에 대한 연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인문학에서 문화 연구가 각광을 받는 것도 바로 이렇게 문화에 대한 연구가 결국 인간에 대한 연구이기 때문일 것이다.

1.2. 문화언어학
인문학의 한 영역인 언어학 분야에서도 문화는 중요한 개념이며, 언어학에서 문화는 무엇보다도 언어와의 상관관계 속에서 이해된다. 이때 언어는 문화에 포함되어 그것의 일부를 구성하는 것으로 간주되기도 하고, 문화와 구별되는 독립적인 개념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우선 언어가 문화 내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여질 때 “언어는 문화와 분리된 동떨어진 개체가 아니라 특정 시간과 장소에 거주하는 특정인들의 문화의 중요한 일부이다(Sapir 1949 / 1985:432).” 인간의 언어 자체가 문화를 구성하는 중요한 개념이며, 문화를 전달하고, 수용하고, 발전시키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기 때문에, 광의의 문화에서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다른 한편으로 언어는 문화 외적인 개념으로 문화와 밀접한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 언어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물리적 개체, 그것들이 모여 형성하는 사회구조, 그리고 더 나아가 그 사회구조 속에서 형성된 독특한 가치체계인 문화를 반영한다. 즉 언어는 그 언어 사용자의 문화를 드러내고, 다른 한편으로 그러한 문화가 특정 언어의 어휘와 문법체계를 형성해내며, 언어와 문화는 긴밀한 상호작용을 한다.
언어학에서 문화에 대한 관심의 시작은 언어학이 본격적인 학문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세기 독일의 훔볼트(Wilhelm von Humboldt: 1762-1835)와 헤르더(Johann Herder: 1744-1803)가 언어와 문화의 상관관계에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언어학자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훔볼트는 언어학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혁신적인 관점으로 언어를 바라보며 새로운 언어학적 문제의식을 제공했으며, 최근 각광받고 있는 문화언어학 혹은 언어문화학은 훔볼트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훔볼트가 활동하던 시기, 이제 막 태동하기 시작한 언어학이 가장 관심을 기울인 분야는 여러 상이한 언어 간의 어휘, 음성, 문법적 유사성이었다. 이 시기에는 동일한 대상을 지시하는 여러 인도유럽어 단어의 음성적, 형태적 유사성을 비교 분석하고, 그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아보는 비교역사언어학이 매우 번성하였다. 하지만 훔볼트는 이렇게 구체화된 개별적인 단어의 의미와 형태에 주의를 기울이던 관행에서 벗어나 추상적 대상인 언어 자체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시도하였다.
그는 언어를 에르곤과 에네르게이아로 나누었는데, 에르곤(ergon)은 언어활동의 결과로서의 언어, 의사소통 수단으로서의 언어 즉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상으로서의 언어를 지시하고, 에네르게이아(energeia)는 활동으로서의 언어, 또는 사상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계속 반복되는 정신의 활동, 즉 추상적 행위로서의 언어를 지시한다. 따라서 훔볼트는 언어 자체뿐 아니라 특정한 언어를 만들어내는 인간의 정신세계나 세계관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여러 인도유럽어에서 관찰되는 비교언어학적 차이를 단지 표면적인 차이를 보여주는 객관적인 데이터로만 삼지 않고, 그것이 각각의 언어 사용자들의 가치관 및 사고방식과 어떻게 연관을 맺고 있는지 밝히려 했다.
훔볼트는 언어와 문화가 밀접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고 보았는데 그는 서로 다른 민족들은 서로 다르게 사고하기 때문에 서로 다르게 말하고, 그들의 언어가 그들 주변의 세계를 표현하는 다른 방식을 제시하기 때문에 서로 다르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19세기는 서구에서 민족주의와 이를 기반으로 한 제국주의가 만개하던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훔볼트의 주장은 민족 각각의 독자성과 변별성, 차별성을 강조하던 당시의 시대사조와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언어와 문화, 혹은 언어와 언중의 사고방식의 상관관계에 대한 관심은 20세기 미국의 언어학자 에드워드 사피어(Edward Sapir: 1884-1939)와 벤자민 워프(Benjamin Lee Whorf: 1897-1941)의 연구에서도 발견된다. 훔볼트의 이론이 철학적인 성찰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 사피어와 워프의 이론은 구체적인 언어 자료들에 근거한 경험적 연구에서 시작된다. 사피어와 워프는 인류학적인 분석을 위해 당시 사라져가던 아메리칸 원주민의 언어를 수집하고 연구하던 중, 그들의 언어가 영어를 비롯한 서구의 언어와 매우 다른 체계를 지니고 있음을 발견한다. 이러한 발견을 통해 어휘와 문법체계 내의 언어 요소는 화자의 이해에 영향을 미치고, 그들의 태도와 행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들의 이론은 흔히 사피어-워프 가설(Гипотеза Сепира-Уорфа / Sapir-Whorf Hypothesis), 언어결정론(лигвистический дитерминизм / linguistic determinism) 혹은 언어상대주의(Гипотеза лингвистической относительности / The theory of linguistic relativism)라는 명칭으로 알려져 있다.4 사피어와 워프는 단순히 언어와 문화가 서로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 언어가 공유할 수 있는 보편성을 거부하고, 개별 언어와 문화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강력하게 주장하며, 특정 그룹의 문화적 특수성이 무엇보다도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개별성에서 근거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이들의 주장은 다음 사피어의 글에서도 드러난다.

인간은 객관적인 세계에서만 사는 것도,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사회적 활동세계에만 사는 것도 아니며, 그 사회의 표현수단이 된 특정 언어에 많이 좌우된다. 본질적으로 언어사용 없이 실제에 적응할 수 있다거나, 언어가 의사소통이나 자기성찰과 관련된 특수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일시적인 수단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일종의 환상이다. 사실 ‘진짜 세상’이란 것은 상당 부분 그 집단의 언어 습관 위에 무의식적으로 자리 잡는다. 어떤 두 언어도 동일한 사회 현실을 반영할 수 있을 정도로 유사하지는 않다. [‥?] 우리 사회의 언어 습관이 그러한 해석의 선택을 결정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렇게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이다(Sapir 1949 / 1985:162).

에스키모인의 언어에는 눈에 관한 어휘가, 사막 지역에서는 낙타에 관한 어휘가, 한국어에서는 친족과 관련된 어휘가 발달된 것은 이러한 특정 개념이 중시되는 사회적, 지형적, 문화적 특징이 언어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사피어가 문화에 따른 언어 차이 중에서 주로 어휘적 차이에 주목했다면, 그의 제자인 워프는 문법적인 차이로까지 그 관찰 영역을 넓혀갔다. 워프에 의하면 아메리칸 원주민의 언어인 호피(Hopi)어의 문법범주는 영어의 그것과 동일하지 않다. 예를 들어 시제 개념이 없는 호피어에서 “그는 뛰었다”와 “그는 뛰고 있다”가 동일한 형태 wari로 표현된다. 한편 영어에



각주)-----------------
출처: 인터넷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출처: 네이트, 네이버, 다음 인터넷 국어사전 공통
어원에서 *표시는 현존하는 형태들을 바탕으로 역추적하여 만들어낸 재구적 형태(reconstructed forms)를 지시한다.
사피어-워프 가설 혹은 언어상대주의에 대해서는 김동섭(2003); Claire Kramsch(2001); Nancy Bonvilain(2002) 등 참고.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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