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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중국의 천인관계론

고대 중국의 천인관계론

조원일 (지은이)
  |  
전남대학교출판부
2020-02-20
  |  
29,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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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중국의 천인관계론

책 정보

· 제목 : 고대 중국의 천인관계론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인문계열 > 철학
· ISBN : 9788968496974
· 쪽수 : 460쪽

책 소개

고대 중국의 천인관계사상에 대하여 춘추전국시기부터 명나라시기에 이르기까지 유가와 도가, 묵가 등의 사상가들의 천인관계론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분석 정리한 책이다.

목차

제1장 ??시경??과 ??상서??의 천인관계론 / 27
제2장 ??춘추좌전??과 ??국어??의 천인관계론 / 49
제3장 공자의 천인관계론 / 67
제4장 맹자의 천인관계론 / 88
제5장 순자의 천인관계론 / 109
제6장 묵자의 천인관계론 / 134
제7장 장자의 천인관계론 / 156
제8장 육가의 천인관계론 / 180
제9장 동중서의 천인관계론 / 206
제10장 ??회남자??의 천인관계론 / 226
제11장 환담의 천인관계론 / 246
제12장 왕충의 천인관계론 / 267
제13장 왕부의 천인관계론 / 289
제14장 중장통의 천인관계론 / 310
제15장 한창려의 천인관계론 / 331
제16장 유하동의 천인관계론 / 348
제17장 장횡거의 천인관계론 / 366
제18장 정명도의 천인관계론 / 388
제19장 육상산의 천인관계론 / 407
제20장 라근계의 천인관계론 / 428
참고문헌 / 449
찾아보기 / 454

저자소개

조원일 (지은이)    정보 더보기
대전에서 출생하고 성장기의 대부분을 그곳에서 보냈다. 대학 졸업 후에는 臺灣으로 유학을 떠나 中國文化大學 대학원 철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그 뒤에 다시 중국으로 유학을 가서 北京大學 대학원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8년 동안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하여 남서울대학교 중국학과를 거쳐 현재 전남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전남대학교 이순신해양문화연구소장을 겸직하고 있다. 지난 2012년도와 2014년도에 전남대학교 교육우수교수에 두 차례에 걸쳐 선정 되었다. 2016년에는 제20회 용봉학술상을 수상 했다. 2021년에는 우수 연구성과를 인정을 받아 대한민국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대외적으로는 한국중국문화학회 회장, 중국 浙江大學 한국연구소 객원연구원, 寧夏大學 학술고문을 겸직하고 있으며, 해군사관학교 충무공연구회 자문위원 역시 겸직하고 있다. 2017년 한국연구재단 인문도시지원사업에 선정되어 다양한 인문학강좌, 인문학포럼을 개최하는 등 지역사회의 인문학 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동안 집필한 저서로는 『東吳哲學』, 『哲學․宗敎與人文』(中國出版), 『半生緣』(영화로 배우는 중국어), 『동아시아의 유학사상』, 『선진유가의 사상』, 『맹자의 철학사상』, 『공자의 철학사상』, 『순자의 철학사상』, 『맹자와 도덕의 이상』, 『西漢의 유학사상』, 『고대 중국의 정치사상』, 『고대 중국의 천인관계론』 등이 있으며, 외국에 발표한 논문으로는 「孟子仁政思想的詮釋」 등을 포함하여 다수가 있으며 국내에 발표한 논문에는 「순자 정치사상의 현대적 의미에 관한 연구」 등을 포함하여 다수가 있다. 고대 중국의 철학사상과 중국의 전통신화 분야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으며 또한 고대 중국의 역사와 인문지리 및 전통문화와 동남아시아 화교문화에 대해서도 흥미를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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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제1장 『시경』과 『상서』의 천인관계론

1. 시작하는 말
중국철학에서의 인간 문제에 대한 중시 특히 인성 및 인성에 관련된 문제의 처리에 관한 부분은 중국철학이 서양철학과 확연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철학과 서양철학을 발전사적인 측면에서 조명해보면, 중국철학과 서양철학 모두 우주론 혹은 자연철학에 대한 연구를 시초로 탐구의 영역을 사상의 주체인 인간에게까지 확대 발전 해왔음을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자연과 우주에 대한 탐구를 통하여 점진적으로 사고의 대상을 객관적인 실재에서 인간 자신의 존재에로 옮겨갔던 것이다. 즉 인간 자신을 사고의 대상으로 만들어 인간의 본질에 대하여 반성적인 인식을 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자신을 사고의 대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곧 인간이 자아와 객관적인 실재세계 속에서 다른 존재자의 실체를 의식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자신의 존재를 사고의 대상으로 삼음과 동시에 자연계 혹은 객관적인 실재세계 모두를 사고의 배경으로 설정한 것이다.
중국철학의 인간에 대한 사고는 객관적인 실재세계의 탐구를 통하여 자신의 존재와 다른 사물의 차이를 반성적으로 인식한데 그 특징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들은 인간이 자연계에서 우월적인 위치에 있음을 부정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중국철학에서는 인간이 자연계에서 우월적인 위치에 있음을 인정했지만 인간의 본질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중국철학에서는 실천이성을 중시한 반면 이론의 사변성에 대해서는 중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 존재를 추상화시키지 않은데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현실생활과 괴리된 인간존재에 대해서는 사고를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철학의 인간존재에 대한 이해는 모두 실천이성을 출발점으로 삼으며 도덕가치의 함의를 담고 있는 것이다.
선진시대는 수많은 학파들이 왕성하게 활동했던 시기로 각 학파는 저마다의 고유한 학설을 체계적으로 정립하여 그 이론들을 설파했었다. 이들 학파들의 다양한 학설들 가운데 공통의 관심사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인간의 문제에 대한 탐구였다. 즉 모든 학설은 인간의 본질과 존재 및 가치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문제들과 관련되어 있었던 것이다. 특히 인간과 자연의 상호관계 즉 천인관계天人關係에 대한 문제는 학파를 초월하여 모두의 관심사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천인관계의 문제는 다만 이론 탐구의 영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닌, 인간에 대한 궁극적인 관심을 기초로 해서 하늘과 인간의 조화를 도모하여 인간 생명의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며, 천도天道의 인도人道에 대한 반응을 통하여 인간세계의 혼란을 해결하고자 한 실천의 문제였던 것이다.
이상과 같은 고대 중국의 천인관계의 문제에 대하여 본문에서는 『시경』과 『상서』를 중심으로 선진유학 초기의 인간존재와 하늘의 관계 문제에 대한 분석을 상ㆍ주 초기의 종교적 관념 및 천天 개념과 천인관계의 변화와 발전을 중심으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해보도록 하겠다.

2. 상ㆍ주 초기 종교적 관념
고대로부터 인간생명의 기원은 줄곧 종교적 관심의 주요한 과제였다고 할 수 있으며, 심지어는 이러한 문제가 종교형성의 기본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도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원시시대의 인간들은 자연계에서 발생하는 여러 종류의 불가사의한 현상들에 직면하였을 때 자기존재의 유한성과 우연성을 자각하게 되어 인간과 자연계 사이에 모종의 상호연결 관계가 필연적으로 존재한다고 믿었다. 또한 이러한 관계에 대하여 자기 자신의 존재론적 중요성을 자각하게 된다. 그리고 자연계의 다양한 현상들을 지고 무상한 하늘의 의지가 표현된 것으로 해석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하늘에 대한 경외와 숭배의 관념이 발생하게 되며, 한 걸음 더나가 하늘이 모든 인간사를 주관하는 최고의 주재자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러 결국은 인간의 생명은 하늘에서 온 것이며 인간은 하늘이 낳은 존재라는 관념이 형성된 것이다. ‘천인관계’에 대한 문제의 탐색에 있어서 하늘은 이처럼 원시종교 탄생의 근원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시경』과 『상서』에 나타나 있는 ‘천인관계’에 대한 논의에 앞서 상ㆍ주시기의 종교신앙 및 천 개념의 출현에 대한 논의부터 진행해보도록 하겠다.
은상殷商시대의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연신과 조상신 그리고 제 혹은 상제라고 하는 세 종류의 신神을 섬겼다고 한다. 자연신에 대한 신앙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각종의 자연적인 현상에 대한 숭배로 기상현상과 대지와 산 강물 등을 포함한다. 「은허복사殷墟卜辭」의 자료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이러한 신앙은 자연적인 현상에서 나타나는 불가사의한 역량에 대한 경외 이외에도 당시의 농경생활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기상현상은 항상 인간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자연적인 조건이며, 대지와 산, 강물 및 그 속에서 살고 있는 동식물들은 인간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물질적 대상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들이 이러한 자연적인 조건과 자연에서 생산해내는 물질에 대한 의존관계를 형성하고 있을 때 일정한 정도에 있어서는 그것들에게 신성을 부여하고 또한 숭배의 대상으로 삼았을 것이다.
상나라 시기 사람들의 조상신 혹은 씨족신에 대한 숭배는 본질적으로는 귀신을 섬기는 신앙을 형성시킨다. 상나라 시기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조상이 죽은 뒤에도 그 혼령은 육체와 함께 소멸되지 않는다고 하는 사실을 믿었기 때문에 그러한 조상의 혼령은 생전에 가졌던 권력과 감각적 욕망을 영위할 수 있었으며 육체가 죽은 뒤에 모종의 신비한 능력을 얻었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들은 이러한 죽은 조상의 혼령들은 신비한 능력으로 후대의 자손들에게 축복과 재앙을 내려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조상의 혼령들이 씨족신으로 숭배를 받았던 것은 아니고, 생전에 권력과 위엄을 갖추고 있었거나 씨족에 대하여 공헌한바가 있었던 자들만이 비로소 씨족신으로 추앙되어 숭배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성왕이 제사에 대하여 그 법을 제정하여, 그 법이 백성에게 시행되면 곧 그것에 따라 제사를 지냈다. 죽도록 부지런하게 일한 자는 제사지내고, 국가의 안정을 위해 힘쓴 자는 제사지내고, 큰 재난을 막아낼 수 있었던 자는 제사지내고, 큰 환난을 막아낼 수 있었던 자도 여기에 제사지낸다.

이러한 관념은 상나라 시기 사람들의 현실정치에 대한 관념을 반영하고 있음과 동시에 현실정치의 필요에 기인한 것임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원시시대의 정치형태를 신권정치로 파악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정치형태 속에서는 권력의 원천과 합법성은 모두 종교 위에 건립된다.

하나라의 군주가 죄가 있는데 나는 상제가 두려워서 감히 그것을 바로잡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옛날 하나라를 다스리던 첫 군주는 덕에 힘쓰셔서 하늘의 재앙이 없었으며, 산과 내의 귀신들도 모두 편안했으며, 새와 짐승과 물고기와 자라들에 이르기까지도 모두 마음 편했습니다. 그의 자손에 이르러 이를 따르지 않으니, 하늘은 재앙을 내리심에 천명을 받은 우리의 손을 빌리셨으니 명조鳴條에서부터 공격하도록 만들어 주었고, 우리는 박에서부터 시작하였던 것입니다.

하나라 시기에 형성된 통일 된 국가로서의 정치형태는 상나라 시기까지 이어져 상당히 견고한 성격을 띤다. 상나라가 혁명을 통하여 하나라를 무너뜨린 후에 상나라 사람들은 정치적으로 통치의 합법성 및 정당성의 확보와 씨족 내부의 단결을 위하여 씨족신을 숭배함과 더불어 씨족신의 의지로써 그들의 통치 권력을 더욱 굳건히 하는 한편 씨족간의 혈연관계를 강조했다.
죽은 조상의 혼령에 대한 숭배에서 나타나 있는 상나라 시기 사람들의 종교관 속에서 씨족신은 여러 신들 가운데 하나의 신에 불과한 것으로 최고의 위치에 있는 신이 아니었다. 그러나 후대에 일부의 씨족신이 점차 변화하여 일반적인 조상의 혼령을 초월하는 최고의 신으로 자리 잡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상제上帝 혹은 간단하게 제帝라고 불리어지는 최고의 신인 것이다. 다시 말자하면, 상나라 사람들의 씨족신과 상제는 서로 다른 지위와 신격을 가지고 있었는데, 씨족신의 위에 상제가 위치했던 것이다. 「은허복사」에 기록되어 있는 문자를 통해서 보면 이와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모두가 제에게 복종하지 않는데, 아래에서 태을이 제에게 복종하는구나.”
“태갑이 제에게 복종하지 않는구나, 태갑이 제에게 복종했다.”

상나라 시기의 사람들은 씨족신들 사이에는 혈연관계가 있다고 하는 사실을 믿었으며,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하여 씨족신과 상제가 서로 연결 되어있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그들은 씨족신이 상나라 사람들과 상제 사이에 소통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해주는 중개자 역할을 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또한 부패영傅佩榮같은 경우 “재위 중에 있는 상나라의 왕은 선왕이 신령한 세계의 통치자라고 믿었다. 선왕의 혼령은 높은 하늘 위에 거주하며 상제의 좌우에 있으면서 아래 세상에 있는 자손들의 권력을 보우 해준다. 그러므로 자손들은 자연히 선왕의 혼령에게 필요한 일체의 것들을 기구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은상殷商시기와 관련이 있는 문헌전적들의 기록을 살펴보면 은나라 사람들은 상제에 대하여 어떠한 형태의 제사나 기도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비록 상제가 인간사를 주재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존재이기는 했지만 상나라 사람들은 상제와의 중개자로서의 씨족신에게 상제의 축도를 빌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씨족신을 통한 대리 숭배는 상나라 사람들의 주요한 종교의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사람들의 이러한 신령에 대한 숭배는 귀신관념과 혈연관념 위에 건립된 것이 아니고, 신의 권능을 맹신하는 것 위에 건립된 것이다. 그러므로 일부 학자들은 상나라 사람들의 최고신은 아직은 인격신으로서의 위치에 서지 못하고 자연계를 주재하는 주재자로서의 지위만 있을 뿐으로 조상숭배의 확대발전을 통한 최고신이 비로소 전화되어 인격신이 된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하늘이 종교적인 숭배의 대상이 된 것의 기원은 학자들마다 의견이 분분하다고 할 수 있는데, 어떤 학자들은 주나라 사람들의 씨족신이 변화하여 생긴 것이라고 주장하고, 또 어떤 학자들은 천개념은 주나라 이전에 이미 존재했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전자는 은상시기의 기록들 속에서 천신天神이라고 하는 관념이 출현하지 않는다고 하는 이유와 주나라 시기의 전적들 속에서 예를 들면 금문金文이나 『시경』과 『상서』등에서 천의 지위를 제의 지위와 비교했을 때 이미 제를 초월하고 있다는 이유 그리고 주나라 사람들은 상나라를 멸망시킨 후에 천개념과 제개념을 비교하여 두 개념을 대표하는 것은 동일한 신임을 발견했다는 이유에서 그러한 주장을 한다. 또한 후자의 경우는 전자의 주장에 전혀 동의를 할 수 없다고 하는 견해를 밝히는데, 그들은 단지 갑골문 속에서 천이 상제가 된다고 하는 기록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이유 때문에 상나라 사람들에게 이러한 관념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며, 정치적인 이유를 근거로 상나라 사람들이 이미 천을 상제의 관념으로 여기고 있었다는 것을 역설한다.
물론 천이 종교적인 숭배의 대상으로서의 신이 되는 것의 기원에 관하여 주나라 시기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는 주장과 주나라 이전의 상나라 시기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는 주장들에 관해서는 현재까지 드러난 유물과 문헌자료의 부족으로 인해서 정론을 내리기가 어렵다고 말할 수 있다. 곽말약郭末若과 같은 경우에는 은허복사殷墟卜辭를 근거로 천이라고 하는 글자가 은상시기 말에 출현했다고 하면서도 이러한 천에는 어떠한 신성神性적인 의미도 없었다고 했다. 그 이유로는 복사卜辭 속에는 최고신을 제나 상제라고 칭하고 있으나, 천을 최고신으로는 칭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천이 최고신으로서의 모습은 주나라시기에 이르러 형성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문제는 상나라 사람들의 제 관념이 어떠한 변화과정을 거쳐서 주나라 사람들의 최고신으로서의 천 관념이 되었는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후대에 이러한 두 관념이 결합하여 독특한 천제天帝관념을 형성시킨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주나라 시기와 관련이 있는 문헌자료의 기록에 의하면 천은 확실히 주나라 사람들이 숭배했던 주요한 신이었으며,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최고신이었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에 있어서는 주나라 사람들의 천과 상나라 사람들의 제는 개념의 호환으로도 볼 수 있으며 서로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위대한 상제께서는 백성들에게 충심을 내리셨다.
상제의 보호는 끊임없이 계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선한 일을 하면 그에게 온갖 축복을 내려주시고, 선하지 않은 일을 하면 그에게 온갖 재앙을 내려주십니다.
하늘이 상나라 왕실을 돌보시고 도와주셔서 왕위를 계승시키고 그 덕을 다할 수 있게 하셨으니, 실제로 만세에 걸친 무한한 축복입니다.
저와 같은 소인은 감히 상제의 명령을 버리지 못하겠습니다. 하늘이 문왕에게 축복을 내려주셔서, 우리의 작은 주나라를 일으키셨습니다. 문왕께서는 오직 점괘를 따랐기 때문에 나라의 운명을 편안하게 받았습니다. 지금 하늘은 백성을 돕고 있습니다. 어떻든지 점괘를 따라서 일을 시작해야겠습니다.
하늘이 아래의 백성을 돌보셔서 그들의 군주를 만드시고 그들의 스승을 만들었다. 그들도 서로가 상제를 도와 사방을 총애하여 편안하게 한다.

이상과 같은 상나라의 제와 주나라의 천 관념의 비교를 통하여 두 관념의 공통적인 측면을 관찰해보았는데, 이러한 관찰을 통하여 주나라 사람들이 숭배한 천과 상나라 사람들이 숭배했던 제는 본질적으로 그렇게는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기본적으로 상ㆍ주 왕조의 성립 후에 종교적으로 원래 존재하던 여러 신들보다 더욱 강력한 힘을 가진 최고신이 필요했으며 그러한 최고신의 권위로써 새로운 통치 권력의 정당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바꿔 말하면, 현실 속에서 건립된 극단적인 권위주의 정치체제가 종교에 반영된 것 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정치체제에 상응하는 무한한 권위를 가진 신적 존재에 의해서 통치자의 정치권력의 유지 및 보호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일부학자들은 천과 제가 혼용되어 있다는 사실은 정치적 고려에 기초를 둔 것이라고 판단하기도 한다. 부패영傅佩榮은 주나라 초기의 천과 제의 공통적인 의미에 대하여 논의할 때 천과 제는 모두 같은 최고의 주재자를 대표하며 주나라 왕조의 건국을 이러한 통치자가 인정해줌으로써 상 왕조의 유민들을 복종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상ㆍ주나라 시기의 제와 천에 대한 숭배의 발전은 점진적으로 천명天命관념을 형성해나갔다. 상나라 사람들의 제에 대한 신앙과 천명관념의 형성은 초기의 천명관념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데, 즉 상나라 사람들의 제는 주나라 사람들의 천과 서로 비교했을 때 기본적으로는 소극적이거나 피동적인 기도의 대상이었다. 또한 상나라 사람들은 제가 주동적으로 인간세상의 운명을 지배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그저 씨족신으로서 세상 사람들의 요구를 만족시켜주는 신적 존재였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초기의 천명관념에 속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의 신성과 인간세계의 도덕 그리고 정치제도의 결합은 심각한 형태로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은상殷商시기의 제의 의지표현 혹은 천명은 돌출 되지 않았었고 천명관념의 맹아기 단계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천명관념은 천제天帝의 의지로써 인간세계의 활동을 규범 지우는 것이며, 인간의 행위와 결과가 천제의 의지의 표현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천제의 의지는 인간 행위의 선악을 판단하는 근거가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사회의 형태가 점차 복잡하고 다양해지면서 인간의 행위와 사회적 현상에 따른 도덕기준이 생겨나고, 이러한 도덕규범의 변화는 또한 천명관天命觀을 반영하는데, 이로부터 천명관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하게 된다.
주나라 시기에는 천과 제가 결합하여 천이 권위와 신성에 있어서 상당한 발전을 이룩하게 된다. 이러한 천명관의 발전에 대한 주요한 사례는 다음과 같이 두 가지 측면으로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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