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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서양철학 일반
· ISBN : 9788976824035
· 쪽수 : 304쪽
책 소개
목차
『모리스 블랑쇼 선집』을 간행하며
1장 문학 그리고 죽음에의 권리
2장 카프카의 독서
3장 카프카와 문학
4장 카프카와 작품의 요구
5장 만족스런 죽음
6장 카프카와 브로트
7장 밀레나의 실패
8장 서술의 목소리: ‘그’, 중성적인 것
9장 나무 다리: 반복, 중성적인 것
10장 마지막 말
11장 진정 마지막 말
옮긴이 후기
모리스 블랑쇼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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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작가는 누구보다 먼저 자신에게 속는 자이다. 그는 다른 사람들을 속이는 순간마저 스스로 속는다. 계속해서 들어 보자. 그는 이제 자신의 역할이란 타인을 위해 글을 쓰는 것이며, 글을 쓰면서 독자의 관심만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단언한다. 그는 독자의 관심을 인정하고, 또 믿고 있다. 하지만 거기서 그는 아무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먼저 자신이 만드는 것에 대해 주의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고유한 활동으로서의 문학에 관심이 없다면, 그는 글을 쓸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언어가 그 자체로 도달하려고 겨냥하였던 침묵 대신에 끝없는 말들의 되풀이가 되고 말았다고 언어를 비난할 수 있다. 그리고 또한 실존에 전념하려고 했던 언어가 문학의 관습에 빠지고 말았다고 언어를 책망할 수 있다. 그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내용 없는 단어들의 끝없는 되풀이, 단어들의 엄청난 훼손을 통한 말의 지속 그것은 바로 말 없음 가운데 말을 하는 침묵이고, 언제나 침묵 가운데 말하는 메아리처럼 말이 비워진 말인 침묵이며, 바로 그러한 침묵의 근원적 본질이다.
그래서 카프카를 읽는 자는 어쩔 수 없이 거짓말쟁이가 된다. 하지만 완전히 거짓말쟁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그의 예술에 고유한 불안이고, 그가 종종 주제로 삼는 우리의 운명에 관한 고뇌보다 분명 한층 더 깊은 불안이다. 우리는 우리가 피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위선을 직접 경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