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 말 좀 들어봐!

엄마는 잠시 내 침대 모서리에 걸터 앉아서 무슨 얘기를 해준다든지 '톰 소여의 모험'이나 '개구쟁이 이야기' 또는 '포이어창 엔 보울' 같은 동화책들을 읽어 주었다. 긴혹 내가 엄마를 재워 주기도 했다. 이렇게 서로 잠들도록 도와주는 건 우리에게 꽤 중요한 일이었다.
그런데 요즈음 엄마는 달라졌다. 밤이 돼도 놀랄 만큼 쌩쌩해서 피곤한 구석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엄마는 밤늦도록 잠자리에 들지 않았다.
물론 그 징그러운 개구리 주둥이와 전화하느라.
나는 밤마다 엄마가 개구리 주둥이와 전화하면서 웃어대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간혹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때가 있었는데, 이건 더욱 싫었다.
엄마가 그, 그 개구리 주둥이랑 입맞춤하는 게 상상되었기 때문이다.
그 개구리 주둥이랑.
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윽!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