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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종소리

고요한 종소리

장정옥 (지은이)
  |  
성바오로출판사
2016-05-02
  |  
13,8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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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종소리

책 정보

· 제목 : 고요한 종소리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가톨릭 > 가톨릭 문학
· ISBN : 9788980158775
· 쪽수 : 416쪽

책 소개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를 역사적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다. 이야기의 중심은 황사영이 '백서'를 쓰게 된 배경과 그의 아들 경한, 그리고 정하상의 이야기가 담담히 '여수리'의 시선으로 펼쳐진다.

목차

외로운 난새

달빛을 밟고 온 사람
백서 일기 1
이십 년을 걸어온 만남
백서 일기 2
성 밖의 안개
백서 일기 3
거꾸로 비친 하늘
백서 일기 4
석양의 누 200
백서 일기 5
홀로 우는 북소리
백서 일기 6
누란의 왕녀는 모래 속에 잠들고
백서 일기 7
물을 찾아다니는 장미
백서 일기 8
구름이 끌고 온 천둥소리
백서 일기 9

작가의 말

저자소개

장정옥 (지은이)    정보 더보기
단편 「해무」 (1997)가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문학 수업이 시작되었다. 첫 장편 『스무 살의 축제』 (2008)가 제40회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서 당선되었고, 장편 『비단길』 (2014)이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되었다. 장편 『고요한 종소리』 (2016)가 12시간의 긴 오디오북으로 출시되었고, 장편 『나비와 불꽃놀이』(2018)가 있다. 첫 소설집 『숨은 눈』(2020)으로 김만중문학상을 받았으며, 두 번째 소설집 『봄의 신부』(2020)가 있다. 내 영혼의 책을 담은 산문집으로 『유월의 어느 시간들』 (2020)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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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폭풍에 쓸려 가듯이 그들이 모두 떠난 후 여수리는 천민의 아들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호사를 누렸던 아름다운 기억을 떠올리며 얼마나 먼 길을 걸었는지 모른다. 여수리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길을 걸어 본 바로는 길 끝에 또 길이 있었고, 산이든 들이든 어느 곳 하나 길이 없는 곳이 없었다. 어느 길로 다니든지 길은 말없이 길손을 받아 주었고, 그가 지나가고 나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초연한 모습으로 놓여 있었다. 그 많은 길 중에 어느 길은 다녀도 되고 어느 길은 다니지 말라고 막아 둔다면 길이 막혀 버린 곳은 폐허가 되거나 사람이 살 수 없는 섬이 되고 말 것이다.

사람의 몸을 자라게 하는 건 밥과 잠이지만 영혼을 자라게 하는 것은 용기와 관심이었다. 여수리가 경한을 만나자마자 그의 보호자가 되어 주기로 한 것은 그때껏 자신이 받은 충분한 자양분을 나누어 주기 위해서였다.

“들판의 풀씨를 생각해 보게. 풀이 뽑아 버린다고 없어지는 것인가? 한 번 생겨 버린 풀은 아무리 열심히 뽑아내도 또 싹이 올라오거든. 신유년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었으니 두 번 다시 천주학을 하는 사람이 없어야 하지 않겠나. 그런데도 감옥에서 굶어 죽은 동정 부부가 생기지 않았는가. 어디 그들뿐이겠나?”

낙타초에 아침 햇살이 비쳐 푸르고 싱싱해 보였다. 수분이 마르며 줄기가 온통 날카로운 가시로 변하는 낙타초. 그 가시 끝엔 신경을 마비시키는 물질이 들어 있어서인지 낙타는 가시투성이의 낙타초 때문에 입안이 온통 상처투성이가 되는데도 그냥 풀을 뜯어먹었다. 물 한 방울 얻을 수 없는 순간에 낙타는 낙타초를 먹으며 피를 흘리고, 제 피로 입을 축이며 갈증을 식힌다던가. 낙타에게도 갈증은 괴로운 것이었다.

하상은 여수리가 고통을 수레처럼 끌고 다니는 사람 같다는 말을 꿀꺽 삼켰다. 하상이 자기만의 십자가를 지고 해골 언덕을 오르듯이 여수리 역시 태연한 척 아닌 척하면서도 자기만의 십자가를 무겁게 지고 간다는 사실을 굳이 말로 표현할 필요가 없었다. 여수리는 그들 부자와의 만남이 참으로 기묘한 인연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그대들이 우리를 이겼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될 것이오. 백서가 살아 있는 한 나는 불멸의 혼인 듯 살아 있을 것이고, 그대들의 죄악 또한 영원할 것이오. 나라를 먼저 생각지 않은 나를 사악하다고 욕을 해도 좋고, 내게 돌을 던져도 좋소. 나는 다만 한 포기의 풀이나 다름없는 인생인지라 나라보다 민초들을 먼저 챙겼고 그 사람들의 입이 되어 주었을 따름이오. 풀이 바람에 눕는다고 죽은 것이 아니란 걸 명심해야 할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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