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박사 남궁준 이야기

와! 여우다
장기 만들다 다친 손가락
개헤엄의 명수
헌책방에서 만난 거미
숯검정 얼굴로 만난 백갑용 선생
깜깜한 동굴 속으로
화석 곤충, 갈르와벌레
동굴에서 죽을 뻔한 이야기
거미가 무섭다고?
내가 가르친 아이들
삼신할미가 점지한 운명
마침표만 한 깨알거미, 새 잡는 타란튤라
고집, 고집 똥고집
산더미처럼 쌓인 숙제 속으로

그런데 이듬해가 되자, 교장 선생님이 날더러 또 출품을 하라고 그러는 거야. 허허허, 과학 전람회 단골 선생이 된 것 같더구나.
'그래, 이왕 참가할 바에야 남이 안 한 걸 해 봐야겠다.'
나는 틈을 내어 서울로 올라와서 청계천에 다닥다닥 늘어선 헌책방을 이 잡듯이 뒤지고 다녔지. 작은 책 한 권이 눈에 확 띄더구나. 곤충에 관한 책이었는데, 거미 얘기가 나왔더라고. 우리나라에는 거미를 연구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말이야. 그때 번개처럼 내 머리를 스치는 것이 있었어.

- 본문 pp.64~65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