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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80405862
· 쪽수 : 140쪽
책 소개
목차
1. 심판이 필요해 10
2. 왜 그랬냐 하면 44
3. 야단법석 난리가 났네 70
4. 동글이는 꼴등이야 23
5. 강력한 우승 후보 57
6. 휴대 전화가 필요해 82
7. 할머니의 방해 93
8. 유찬이의 선택 111
9. 누가 이긴 걸까 124
리뷰
책속에서
“엄마, 핸드폰이 없어!”
엄마가 다시 부엌으로 나서며 소리를 질렀다. 엄마의 잠옷 끄트머리에 길쭉이가 매달려 브이(V) 자를 그렸다.
“네 것도 없어?”
할머니가 눈을 세모나게 떴다.
“뭐야, 엄마 것도 없어?”
엄마는 얼굴을 아예 일그러뜨렸다. 할머니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가 바쁘게 큰방으로 들어갔다.
“여보, 당신 핸드폰 어디 있어?”
“몰라. 안 보여. 당신이 갖고 간 거 아니야?”
아빠가 목소리에 끙 힘을 주며 대답했다.
“내가 당신 핸드폰을 왜 갖고 가?”
“어, 그럼 어디로 갔지?”
볼일을 보느라 아빠는 대꾸도 제대로 못 했다. 홀쭉이는 큰방 화장실 문고리에 붙어 방실방실 웃었다.
“유찬이 요 녀석이 장난치는 것 아니야?”
엄마가 퉁탕거리며 유찬이 방으로 들어갔다. 조막이는 잽싸게 유찬이의 가방 손잡이로 몸을 날렸다.
“정유찬, 어른들 핸드폰 네가 갖고 갔어?”
엄마가 뾰족한 바늘처럼 날카롭게 물었다. 유찬이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엄마를 올려다보았다.
“무슨 말이야?”
조막이는 얼른 입을 가렸다. 혹시라도 웃음이 터질까 걱정스러웠다. 물론 조막이 웃음소리를 유찬이 가족이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조막이는 조심을 했다.
“핸드폰이 없어졌단 말이야.”
엄마가 어린아이처럼 칭얼댔다. 유찬이는 얼굴을 찡그리며 침대 아래쪽으로 몸을 숙였다. 그러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
“어, 내 것도 없는데?”
“진짜?”
엄마가 몸을 납작 엎드려 침대 아래를 훑어보았다. 그러고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털썩 바닥에 주저앉았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유찬이 가족은 휴대 전화가 모두 사라졌다는 사실을 확실히 깨달았다.
“오늘 중요한 회의가 있는데…….”
- 3. 야단법석 난리가 났네 중에서
“이제 나는 왕따를 당할 거예요.”
한동안 가만히 앉아 있던 유찬이가 선언하듯 말했다. 엄마랑 아빠가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놀란 듯 눈이 뎅그렜다.
“그게 무슨 소리야?”
엄마 목소리가 덜덜 떨렸다.
“요새 애들은 다 핸드폰 가지고 논다고요. 전달 사항도 ‘단체수다방’에서 얘기하고, 학원 숙제도 다 핸드폰 문자 메시지로 오는데, 나는 핸드폰이 없잖아요.”
유찬이는 여전히 부루퉁한 목소리였다.
“그것 봐. 조금 더 기다려 보자니까…….”
무안한 듯 아빠는 새 휴대 전화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엄마는 서늘한 낯빛으로 유찬이를 보았다.
“애들끼리 모이면 핸드폰 게임도 많이 하는데, 나는 핸드폰이 없으니까 이제 그것도 못 할 거고요. 엄마한테 갑자기 연락할 일이 생겨도 나는 할 수가 없어요.”
유찬이는 손가락을 꼽아 가며 조목조목 이유를 붙였다.
“그럼 임대폰 신청해 줄까? 네 것 찾기 전까지 쓸 수 있게 말이야.”
아빠가 제안했다. 네쌍둥이는 유찬이에게 눈을 돌렸다.
“싫어요!”
유찬이는 단박에 거절했다.
- 6. 휴대 전화가 필요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