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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어린이를 위한 고전
· ISBN : 9788984016941
· 쪽수 : 248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고요하고 쓸쓸한 들에 혼자 나타난 아이
2.옥처럼 곱고 맑은 아이 오늘이가 되다
3.흰 모래밭 마을 글 읽는 도령
4.연화 못에 핀 탐스런 연꽃 한 송이
5.청수 바닷가 큰뱀
6.날마다 글 읽는 낭자
7.흐느껴 울며 물 긷는 선녀들
8.만리장성에 둘러싸인 커다란 궁 원청강
9.이야기 방 - 살림꾼 허웅 아기
10.서천 꽃밭 꽃 감관 한락궁이
11.다시 길 떠나는 오늘이
12.오늘이가 보고 들은 그 후 이야기
- 세민 황제가 만난 장상과 매일이
저자소개
책속에서
1. 고요하고 쓸쓸한 들에 혼자 나타난 아이
아득하게 먼 옛날, 온갖 풀들과 나무, 온갖 짐승과 물고기들까지도 말을 주고받던 시절이었다. 하늘과 땅은 완전히 나눠지지 않은 것처럼 가까이 있었다. 하늘의 일이 빤히 보일 것처럼 가까웠고 땅의 일이 하늘에서도 다 내려다보일 정도였다. 멀리 바라보면 하늘과 땅이 붙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저 멀리 가면 하늘과 땅이 붙어 있는 곳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고요하고 쓸쓸한 강림들에 한 아이가 나타났다. 옥처럼 곱고 맑은 아이였다.
“어? 사람의 아이야. 어디서 솟아났지?”
땅으로 기어가던 한삼덩굴(환삼덩굴. 뽕나뭇과의 한해살이 덩굴풀.)이 먼저 말했다.
“계집아이야.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네. 저 저 봐. 금세 넘어졌다 일어났는데 또 넘어졌어.”
다른 풀이 말했다. 아이가 두 손을 하늘로 허우적거리며 울음을 터트렸다.
“저것 봐. 아기가 우니까 큰새가 날아왔어.”
“학이야.”
학은 마치 빛으로 빚은 것처럼 온몸이 반짝거렸다. 눈이 부셔서 쳐다보지 못할 정도였다.
학은 우는 아이 머리 위를 맴돌듯이 천천히 돌았다. 아이가 연방 손을 들어 올리며 울었다. 마치 어머니를 찾은 아이가 칭얼대듯, 어리광부리듯 울어댔다.
“아가, 울지 마.”
학은 끼르륵거리며 아이를 달래면서 날개를 천천히 움직였다. 날개를 천천히 움직일 때마다 빛 가루가 쏟아지듯 눈이 부셨다.
마침내 학은 날개를 접으며 아이 곁에 사뿐히 내려섰다.
“아가 이리 온.”
학이 한 쪽 날개를 땅에 펴자 아이가 뒤뚱뒤뚱 그 날개에 들어가 누웠다. 아이가 학 날개에 누었을 때 긴 학 입이 아이 입술을 열고 여의주(如意珠: 용의 턱 아래에 있는 영묘한 구슬. 이것을 얻으면 무엇이든 뜻하는 대로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를 물려 주었다. 순간 아이는 울음을 뚝 그쳤다. 학은 다른 한 쪽 날개로 이불을 덮듯 아이 몸을 덮었다.
자랑자랑 웡이 자랑
우리 아기 잘도 잔다.
학이 가만히 자장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어디서 날아왔는지 많은 새들이 조용히 날아와 아이 근처를 뱅 둘러앉았다.
자랑자랑 웡이 자랑
우리 애기(아기) 잘도 잔다.
새들도 조용한 소리로 자장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자랑자랑 웡이 자랑
우리 애기(아기) 잘도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