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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어린이를 위한 고전
· ISBN : 9788984017153
· 쪽수 : 208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 장화, 홍련 태어나다
2. 계모 허씨가 몰고 온 먹구름
3. 허씨의 무서운 흉계/ 4. 장화, 연못에 빠져 죽다
5. 홀로 남은 홍련, 언니의 죽음을 알다
6. 용궁에서 장씨를 만난 장화/ 7. 언니를 따라 연못에 빠진 홍련
8. 장화, 홍련 원귀가 되어 철산 부사를 찾아오다
9. 허씨는 벌을 받고 배 좌수는 용서받다
10. 장화, 홍련 다시 돌아오다/ 11. 장화, 홍련 혼인하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조선의 정종 대왕[定宗大王(1357~1419). 태조의 둘째 아들로 집현전을 설치했고, 의학서인 《향약제생집성방(鄕藥濟生集成方)》을 편찬했으며, 노비변정도감을 설치해서 노비 변정을 시행했다. 왕위에서 물러난 뒤에는 상왕으로 인덕궁에 머무르면서 격구·사냥·온천·연희 등 여유로운 생활을 하다 천명을 다했다.]이 임금에 오른 지 5년째 되던 해였다. 전쟁도 없고 해마다 풍년이 드니 백성들이 두루두루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이때 평안도 바닷가 철산(鐵山: 황해도를 거쳐 북쪽으로 올라가면 평안도 땅이 나오는데 철산군에 있는 면을 말한다.)에 배무룡이라는 양반이 살고 있었다. 배무룡은 훌륭한 가문 출신에다 이 고을의 좌수[座首: 조선 시대 지방의 자치 기구인 향청(鄕廳)의 우두머리. 수령권을 견제하는 기능을 담당했다가 향임(鄕任) 인사권과 행정 실무의 일부를 맡아보았다.]를 맡고 있었다. 그래서 고을 사람들이 모두 그를 배 좌수라고 불렀다. 배 좌수의 자랑거리라면 부인 장씨였다. 아름다운 얼굴만큼이나 마음씨도 고와 하인들이 항시 우러러볼 정도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배 좌수의 집과 재산 대부분은 장씨가 시집올 때 마련하고 가져온 것이어서 집안 살림 또한 넉넉해 고을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이런 배 좌수에게 큰 근심거리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슬하에 자식이 없다는 것이다. 혼인한 지 여러 해가 지나도록 아이가 생기지 않는 것이다. 장씨는 불안한 마음에 밥을 먹어도 체하기 일쑤요, 낮에도 하릴없이 앉아 있는가 하면 밤에도 여러 번 잠에서 깨기 일쑤였다.
배 좌수와 장씨는 목욕재계(沐浴齋戒: 부정을 타지 않도록 깨끗이 목욕하고 몸가짐을 가다듬는 일.)하고 유명한 절을 찾아다니며 아이를 갖게 해 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 부처님의 온화한 미소를 보고 있으면 꼭 소원을 들어줄 것만 같아서 마음이 평안해졌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부처님께 비나이다. 불쌍한 중생, 자식이 없어 시름에 겨워하니 더도 덜도 말고 아이 하나만 점지(점지: 신령과 부처가 사람에게 자식을 갖게 해 줌.)해 주시옵소서.”
손발이 닳도록 땅바닥에 엎드려 기도해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백방(百方: 여러 가지 방법. 또는 온갖 수단과 방도.)으로 수소문(搜所聞: 세상에 떠도는 소문을 두루 찾아 살핌.)해 좋다는 약을 구해 먹었지만 효험이 없었다.
“내 덕이 부족해 아이가 생기지 않나 보오. 양자를 들이는 게 어떻겠소?”
배 좌수가 어렵게 말을 꺼냈다. 그러자 장씨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불효 중에 가장 큰 불효가 자식을 낳지 못하는 일이라 하온데, 저 때문에 당신마저 불효를 짓게 하는군요. 그러지 말고 소실(小室: 첩, 정식 아내 외에 데리고 사는 여자.)을 들여서 대를 잇는 게 어떠하십니까?”
“무슨 소리요? 당신 말고 딴 여자를 두라니 나를 어찌 보고 그런 말을 하는 거요? 다시는 그런 소리 입 밖에도 내지 마시오!”
배 좌수는 펄쩍 뛰었다. 금실[금실: 금슬(琴瑟). 부부간의 사랑.] 좋기로 유명한 부부였던 만큼 다른 여자를 데려온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 말이 조금도 사리에 맞지 아니함.)이었다. 그러나 장씨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면 자식을 보지 않겠단 말씀입니까? 나중에 조상님들을 어떻게 뵈려 하십니까. 양자를 들인다 한들 핏줄이 섞이지 않았으니 소용이 없지 않습니까.”
“방법이 없질 않소. 내 형제들한테 양자를 구해 보리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