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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84017832
· 쪽수 : 80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괜히 이사 왔나?
신기한 안경
하얀 조랑말이 나타나다
현준이는 멋지다!
할머니는 마귀할멈이 절대 아니다
환상의 짝꿍
책속에서
괜히 이사 왔나?
다온이네는 청룡산이 있는 조용한 동네로 이사를 왔어요. 다온이는 아파트 창문으로 보이는 청룡산이 마음에 들었지요.
“엄마, 저 산은 내가 꼭대기까지 금방 올라갈 수 있겠어요. 귀엽게 생긴 아기 산이야!”
“우리 공주님, 아기 산이라고 만만하게 보면 안 돼. 산 둘레가 꽤 넓어서 길을 잃어버릴 수가 있대. 그러니까 혼자 막 돌아다니면 안 돼!”
엄마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어요.
“에이, 내가 꼬마인가 뭐. 벌써 이 학년이라고요!”
다온이는 신이 났어요. 마루랑, 부엌이랑 폴짝폴짝 뛰어다녔지요.
바로 그때였어요. 초인종이 요란하게 울렸어요.
“누구세요?”
“경비실입니다.”
다온이가 달려가 문을 열었어요. 문 앞에는 경비원 아저씨랑 처음 보는 할머니가 서 있었어요.
“경비실로 연락이 왔어요. 아래층에서 너무 시끄럽다고 하셔서요.”
경비원 아저씨가 옆에 있는 할머니를 가리켰어요.
“위에서 쿵쿵 뛰는 소리에 내가 깜짝 놀랐다니까. 무슨 난리가 난 줄 알았우.”
할머니는 화가 엄청 난 표정이었어요.
“방금 이사를 와서요. 정말 죄송합니다!”
“어르신, 앞으로 조심할게요.”
아빠랑 엄마는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했어요.
“흐음, 남자애는 없구먼!”
할머니는 집 안을 한 바퀴 훑어보더니 뚱한 표정으로 내려갔지요. 할머니가 내려가는 모습을 살피던 경비원 아저씨가 속삭이듯 말했어요.
“혼자 사시는데 워낙 예민한 분이에요. 앞으로 층간 소음이 나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쓰셔야 될 거예요.”
경비원 아저씨가 돌아갔어요.
순식간에 다온이네 집은 썰렁해졌어요.
“아파트 층간 소음이 심각하다더니! 우리 집도 앞으로 조심해야겠어.”
“층간 소음을 막는 슬리퍼가 있대요. 내일 당장 사 와야겠어요. 다온아, 앞으로 집에서 절대 뛰면 안 돼!”
아빠와 엄마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목소리까지 작아졌어요. 다온이는 고양이처럼 발소리를 죽이고 살금살금 걸었어요.
그다음 날, 엄마가 ‘층간 소음 방지 슬리퍼’라고 밑창이 두툼한 실내화를 사 왔어요. 다온이네 식구는 낮에도 실내화를 신고 다녔어요. 하지만 아래층 할머니는 수시로 집에 찾아왔어요.
“아니, 대체 누가 이렇게 시끄럽게 하는 거요? 천장이 쿵쿵 울려서 살 수가 없네!”